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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의 신’ UFC 맥그리거, ‘돈의 길’을 걷다

입력 2017-07-22 12:22

MAYWEATHER MCGREGOR <YONHAP NO-2404> (UPI)
맥그리거는 ‘최고의 파이터’는 아닐지라도 ‘최고의 장사의 신’임은 분명해 보인다. 메이웨더가 압승을 자신하며 도발하는 동안 맥그리거가 곁에서 지켜보는 모습. 연합뉴스.

전 UFC 페더급·현 UFC 라이트급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29,아일랜드)는 MMA 역사의 한 획을 그을만한 선수다. 이를 입증하듯 UFC 전 체급 통틀어 가장 핫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그가 가는 곳에는 ‘관심’이 모인다.



물론 맥그리거는 조금 다른 형태로 자신의 커리어를 만들어냈다. 주짓수의 시대를 알린 호이스 그레이시, ‘10년 왕국’의 황제 에밀리아넨코 표도르, 헤비급 킥커의 새로운 장을 연 미르코 크로캅, 전천후 흑인타격가의 전설 앤더슨 실바 등 실력으로 한 시대를 주름잡았던 인물은 아니다.

맥그리거는 강하기는 하지만 아직 페더급·라이트급에서 그를 인정하지 않는 경쟁자들이 많다. 팬들 역시 그러한 부분에서 안티가 들끓고 있다.

조제 알도를 꺾고 챔피언에 오른 직후 이벤트 매치업에 집중하다 곧바로 라이트급 타이틀전을 치렀다. 그 과정에서 페더급 최고의 난적으로 꼽히던 프랭크 에드가는 물론 한창 기세가 맥스 할로웨이와도 붙지 않았다. 할로웨이는 과거 한차례 이긴 적이 있지만 당시와 지금의 할로웨이는 많이 다르다.

라이트급에서도 비교적 약체 챔피언으로 불리던 에디 알바레즈를 사이즈의 우세를 앞세워 무너뜨린 후 강력한 도전자 세력을 외면한 채 잠정 휴식 후 빅 이벤트 매치업에 들어갔다.

맥그리거가 챔피언에 올랐던 당시 라이트급은 토니 퍼거슨과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라는 막강한 도전자 후보가 둘이나 있었다. 최근 WSOF 챔피언 출신 저스틴 게이치가 복병으로 등장했다. 만약 다른 챔피언들처럼 맥그리거가 라이트급에 집중했다면 재미있는 구도가 만들어졌을 것이 분명하다.

맥그리거는 매우 영리하다. 어떤 것이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지를 너무 잘 알고 있고 그러한 방향을 잘 잡고 나간다.

어차피 현재 자신의 흥행 파워가 놀라운 상태에서 커리어를 최대한 오래가져 가는 것이 좋은 것은 분명하다. 페더급 방어전도 가지지 않고 라이트급 타이틀전을, 자신의 뜻대로 네이트 디아즈와 2번의 이벤트 경기를 벌일 수 있었던 것은 챔피언벨트를 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맥그리거는 현재 사상 최대의 대결을 앞두고 있다. 복싱계 레전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0,미국)의 복싱매치다. 경기가 성사된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상황이지만 맥그리거는 만들어냈다.

여기에도 UFC 챔피언벨트가 큰 영향을 끼쳤다. 한 번도 방어전을 가지지 않았으나 벨트를 가지고 자신이 필요한 곳에서 잘 활용하고 있다. 그나마 UFC 챔피언이라는 자격이 있기에 메이웨더와의 경기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 체급 랭커들 사이에서 불만이 쏟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부상이라도 있다면 모르겠지만 몸이 멀쩡한 상태에서 다른 경기를 자꾸 치른다는 것 자체가 해당 체급을 농락하는 행위다.

더욱이 방어전 외의 경기를 만들어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챔피언 신분을 활용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자기 자신 만을 알고 본인의 이익만을 우선시하겠다는 이기적인 행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UFC 측에서는 맥그리거에 협조할 수밖에 없다. 맥그리거의 경기는 다른 시합과는 비교가 안될 만큼 엄청난 돈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맥그리거는 ‘장사의 신’이다. 명분은 떨어지지만 UFC 측과 상대 선수에게 실익을 가져다준다. 메이웨더 역시 은퇴한 상태에서 복귀전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맥그리거와의 경기는 압도적으로 득이 많다고 판단했기에 적극적으로 이에 응했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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