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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출산장려금…‘먹튀 출산’ 등 부작용도↑

입력 2018-01-14 16:59
신문게재 2018-01-15 2면

출산장려금
지방자치단체의 파격적인 출산장려금 증액으로 출산율이 늘고 있지만, 정책실효성과 더불어 ‘먹튀 출산’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출산율 감소로 지방자치단체마다 출산장려금 증액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정책실효성과 함께 ‘먹튀 출산’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인구 5만명을 유지해온 충북 영동군의 지난해 출생아 수는 288명으로 전년 230명보다 58명 늘어났다. 영동군은 작년부터 첫째 350만원, 둘째 380만원, 셋째 510만원, 넷째 이상 760만원의 출산장려금을 주고 있다. 특히 첫째와 둘째 장려금은 충북에서 가장 많다.

전국 최고액 출산장려금을 내건 곳은 전남 완도다. 이곳은 셋째 1300만원, 넷째 1500만원, 다섯째 2000만원, 여섯째 2100만원, 일곱째 2200만원을 준다.

충남 청양군도 다섯째 아이가 태어나면 2000만원을 준다.

이 밖에 경기 여주시, 전북 남원시, 경남 창녕군 등도 셋째부터 1000만원을 내걸었고, 경기 시흥시와 충북 괴산군 등은 넷째부터 1000만원을 준다.

그러나 신생아 증가를 무턱대고 반길 일만은 아니다. 지난해 영동군에서 아이를 낳은 산모 중 93명(37%)은 주민등록을 옮긴 지 1년도 안 된 신규 전입자다. 출산장려금을 받기 위해 위장 전입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작년 전남도의회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5년 동안 전남지역 22개 시·군에서 출산장려금을 받고 떠난 ‘먹튀 출산자’는 1584명, 이 기간 전남지역 시·군이 지급한 출산장려금은 737억1950만원에 달한다.

조사를 맡은 우승희 전남도의원은 “금품 지원 등 인센티브에 의존하는 인구 대책의 한계가 드러난 것”이라며 “출산지원뿐만 아니라 육아, 교육 등 성장 과정에 따른 전반에 대한 지원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구증가 효과에 비해 재정 부담이 커지면서 출산장려금 지원을 중단하는 지자체도 생기고 있다. 강원 속초시는 2006년부터 둘째 120만원, 셋째 이상 360만원씩 주던 장려금을 지난 2015년 없앴다. 기대만큼 출산율이 오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이 지역 출생아는 2010년 694명에서 2017년 385명으로 크게 줄었다.

전북 진안군의 경우 2016년 첫째·둘째 출산장려금을 120만원에서 360만원으로, 셋째 이상은 45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인상했지만, 2015년 196명이던 이 지역 출생아는 2017년 147명으로 급감했다. 2015년부터 출산장려금 최고액을 2000만원으로 올린 청양군 역시 2015년 170명이던 출생아가 2017년 121명으로 줄었다.

강진 기자 jin90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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