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이슈메이커] 코너에 몰린 김동연…소득주도성장 휘청이자 되레 유탄

입력 2018-05-31 14:54
신문게재 2018-06-01 2면

국가재정전략회의, 문 대통령과 김동연 부총리<YONHAP NO-2873>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1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 옆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연합)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코너에 몰렸다. ‘문재인 표’ 소득주도성장의 키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경제민주화 이슈의 키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에게 빼앗겨 ‘경제 컨트롤타워’의 위상을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다. 이른바 ‘김동연 패싱’이다. 6.13 지방선거 직후 부문 개각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애꿎게 그의 거취에도 비상한 관심이 모아진다.



발단은 문재인 대통령에서 시작됐다. 지난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가계소득동향 점검회의에서 “앞으로 장하성 실장이 주도해서 관련 부처 장관들과 함께 경제 전반에 대해 회의를 계속 개최해 달라”고 주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터다. 장관급이 부총리를 제치고 경제 정책을 관장하라는 시그널로 읽혀 한 때 긴장감이 감돌았다. 논란이 일자 청와대가 급히 ‘장 실장과 관련 부처 장관들이 함께’로 정정했지만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문 대통령은 또 최근 국무회의에서 공정위 내에 ‘경제민주화 TF’를 설치할 갓을 주문했다. 막중한 경제관련 대형 이슈들을 정통관리인 경제부총리를 배제하고 시민단체 출신의 측근들에게 맡긴 것이다. 여기에 30일에는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의 이목희 부위원장까지 “김 부총리의 최저임금 속도조절론은 적절치 않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 부위원장은 특히 일자리정책에 관한 한 자신이 경제정책의 컨트롤타워인 경제부총리 대신해 전권을 행사할 것임을 시사했다. 부처간 정책혼선을 방지한다는 이유로, 정책 엇박자가 날 경우 장하성 실장과 협의하겠다고 말해 ‘김동연 패싱’이 더욱 공고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김동연 부총리는 현 정부 내에서 ‘정책 입안·집행자이자 건설적 비판자’의 스탠스를 유지해 왔다. 할 말은 하고 정책적 이견은 조율하면서, 자칫 기울어질 수 있는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균형을 맞추려 노력해 왔다. 최저임금 문제의 현실적 해법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눈밖에 나기 시작하면서 최근 들어 부쩍 견제세력에 시달리면서도 관료들을 다독이고 정치인들을 설득하며 ‘균형점’을 찾아 노력해 왔다. 하지만 현 정부가 ‘보루’처럼 여겼던 소득주도성장이 흔들리면서, 역설적이게도 그 대안을 찾아 노력해 온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유탄을 맞는 모양새다.

한장희 기자 mr.han777@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