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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전기차 미래를 바꿀 타이밍

입력 2018-08-15 16:18
신문게재 2018-08-16 19면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 겸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 겸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올해 국내에 보급되는 전기차는 최대 2만8000대 정도다. 이는 현재까지의 누적 대수보다 큰 물량이고, 내년도 물량까지 제대로 보급된다면 늦어도 내후년 초에는 누적 대수 10만대를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전기차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물론 중고 전기차 가격에 대한 불안감과 배터리 내구성에 대한 의구심 등 개선해야 할 점이 많이 남아있다. 그 중에서도 한국형 선진 모델 정립이 고민이다. 아파트와 같은 집단 거주지의 공용 주차장에서의 충전 방법과 충전 인프라에 대한 관리도 정리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민간 비즈니스 모델이 극히 부족하다는 것이다. 전기차 산업은 주로 보조금 등 각종 인센티브 정책에 의존하는 인큐베이터 모델이어서 내연기관차와 같이 높은 가성비 차량에 견줄 만한 요소가 매우 적다. 그래서 아직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를 대체하기보다 청정영역 등 다양한 틈새를 보완하는 세컨드 카로서의 입지가 크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판매된 약 9500만대의 차량 중 전기차는 110만대 수준이다. 그러나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전기차가 현실적으로 유일하고 완전한 무공해 자동차라는 것이고, 완성도가 높아지면서 판매량이 최근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는 것이다. 모든 글로벌 메이커가 하나에서 두 종 이상의 전기차를 생산·판매 중이고, 기술적 완성도도 높아지고 있다.

더욱 강조할 수 있는 부분은 경소형에 머물러 있던 전기차의 크기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곧 1t 전기트럭과 건설기계용 전기차 양산모델 등이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대중교통으로 이용될 전기버스는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다. 최근 출시되는 승용 전기차 중에는 주행거리가 400㎞를 넘는 차량이 본격 등장하고 있다. 전기차에 있어 가장 에너지 소모가 큰 겨울철 히터를 최대 가동해도 300㎞ 정도는 무리 없이 운행할 수 있다. 택시의 경우 주유 없이 하루 종일 운행하는 거리가 약 300㎞ 정도인 것을 생각하면, 일반인들의 입장에서 부담 없이 운행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된 것이다.

물론 전기차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다. 친환경적인 전기에너지 생산 방법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고, 기존 내연기관차의 엔진과 변속기가 사라지는 데에 따른 산업적 변이도 심각하게 다뤄져야 한다. 여기에 세금이나 고용창출 문제, 수송용 에너지 사용문제 등도 당면과제로 떠올랐다.따라서 한 가지 차종에 매달리기보다는 국가별 환경에 맞는 차종 보급과 균형 잡힌 정책 도입이 필요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공급이나 인프라 문제, 사회적 여건 등 다양성을 고려해 내연기관차는 물론 각종 친환경차에 대한 가중치와 균형, 글로벌 시장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아직 전기차는 연구가 필요한 차종이다. 단순 로비에 의한 차종 선택이나 관련 제도 입법 등 숲이나 산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시각으로 접근해선 안된다.

지금이 가장 중요하다. 최근 글로벌 시장은 미국발 보호무역 기조로 혼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각국은 미래 먹거리 산업에 대한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전기차는 그 속의 중요한 변수인 만큼, 더욱 세밀하고 냉철한 판단 아래 지속적인 노력으로 육성해야 할 사업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 겸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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