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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양인모 크로아티아 명예총영사 "無보수 외교 봉사 11년…'공공외교 첨병' 큰 보람"

[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양인모 크로아티아 명예총영사

입력 2018-10-29 07:00
신문게재 2018-10-29 12면

 

양인모 크로아티아 명예총영사   01
양인모 크로아티아 명예총영사(전 삼성엔지니어링 부회장)가 10월 24일 오후 서울 중구 퇴계로의 고려 대연각타워에서 열린 크로아티아대사관 오픈식에서 2007년 명예총영사로 임명된 후 한국과 크로아티아의 교류 확대와 우의 증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방한중인 크로아티아 부총리겸 외교부장관인 마리아 배치노비치 뷰리치(Marija Pejcinovic Buric)로부터 크로아티아 국가 최고 유공훈장인 ‘안테 스트랄체 비치(Order of Ante Stracevic )‘를 전달받고 인터뷰를 하고 있다. (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명예총영사가 해당 국가의 훈장을 받은 경우는 제가 전세계 최초일 겁니다. 그 동안 크로아티아라는 나라를 위해 봉사해 온 보람과 뿌듯함을 느낍니다. ”


양인모(79) 크로아티아 명예총영사는 방한 중인 마리야 페이치노비치 부리치 크로아티아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으로부터 국가 최고 유공훈장인 ‘안테 스트랄체 비치(Order of Ante Stracevic )’를 받은 후 이같이 말했다.



외교가에서는 양 명예총영사가 양국 교류 확대와 우의 증진에 기여한 공로를 크로아티아 정부도 인정한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1966년 삼성그룹 내 중앙일보 공채 3기 기자로 입사해 2004년 삼성엔지니어링 부회장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삼성맨으로 살아온 그가 어떻게 동유럽의 작은 국가인 크로아티아의 명예총영사직을 맡고 훈장까지 받게 되었을까. 이야기는 1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양인모 크로아티아 명예총영사   02
양인모 크로아티아 명예총영사(전 삼성엔지니어링 부회장)가 10월 24일 오후 서울 중구 퇴계로의 고려 대연각타워에서 열린 크로아티아대사관 오픈식에서 2007년 명예총영사로 임명된 후 한국과 크로아티아의 교류 확대와 우의 증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방한중인 크로아티아 부총리겸 외교부장관인 마리아 배치노비치 뷰리치(Marija Pejcinovic Buric)로부터 크로아티아 국가 최고 유공훈장인 ‘안테 스트랄체 비치(Order of Ante Stracevic )‘를 전달받고 있다. (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우연한 기회에 방문한 크로아티아…은퇴 후 다시 인연을 맺다

유럽 동부권에 속한 크로아티아는 면적 5만6594㎢, 인구 416만여명의 작은 나라다. 유고슬라비아 연방공화국이었던 크로아티아는 내전 등을 거쳐 지난 1995년 독립을 선언했다.

양 명예총영사가 크로아티아라는 나라를 처음 접하게 된 계기는 지난 1976년 삼성물산 독일 프랑크푸르트 지사로 발령받으면서다. 사업차 당시 유고슬라비아 연방공화국이었던 현재의 크로아티아 수도 자그레브를 처음 방문했던 당시의 상황을 떠올렸다.

“당시에는 이 곳이 내전지역이었어요. 크로아티아의 현 수도인 자그레브 지역을 사업차 방문한 기억이 있었는데 아드리아 해변을 낀 멋진 풍경에 눈길이 쏠렸던 기억이 나네요. 이후 친했던 종군기자들이 이 지역을 취재한 경험담을 책으로 낸 것도 읽어보면서 이 지역에 대해 조금씩 알게되는 계기가 됐던 것 같아요.”

이후 1978년 한국으로 돌아온 후 크로아티아와 별다른 인연이 없던 그는 해외 여러국가 지사장을 거쳐 삼성엔지니어링 부회장직에 오르게 된다.

그리고 퇴임 후 양 명예총영사는 크로아티아 정부 요청으로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의 뒤를 이어 2007년 명예총영사 자리를 맡게되면서 크로아티아와 본격적인 인연을 맺게된다.

양인모 크로아티아 명예총영사   03
양인모 크로아티아 명예총영사(전 삼성엔지니어링 부회장.오른쪽 2번째))가 10월 24일 오후 서울 중구 퇴계로의 고려 대연각타워에서 열린 크로아티아대사관 오픈식에서 2007년 명예총영사로 임명된 후 한국과 크로아티아의 교류 확대와 우의 증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방한중인 크로아티아 부총리겸 외교부장관인 마리아 배치노비치 뷰리치(Marija Pejcinovic Buric)로부터 크로아티아 국가 최고 유공훈장인 ‘안테 스트랄체 비치(Order of Ante Stracevic )‘를 전달받기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왼쪽부터 쿠센 주한 크로아티아 대사, 마리아 배치노비치 뷰리치 크로아티아 부총리겸 외교부장관,이태호 외교부 2차관 ,양인모 명예총영사. (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돈 한푼 받지 않는 명예직, 보람으로 먹고살죠

그는 서울에서 크로아티아 명예총영사로 활동하며 공석인 주한(駐韓) 크로아티아 대사의 역할을 대신했다. 크로아티아 정부는 그동안 대사관 운영비 문제와 지리적 인접성 등의 이유로 주 일본 크로아티아 대사가 한국 공관장직을 겸임하게 했다. 이 때문에 올해 주한 크로아티아 대사관이 개관하기 직전까지 양 명예총영사는 한국에서 열리는 크로아티아 관련 행사를 모두 주관했다.

생각보다 번거롭고 복잡한 일이 많지만 명예총영사직은 보수가 없는 말 그대로 ‘명예직’이다.

“명예총영사의 경우 대기업 총수 일가가 맡는 경우도 많고 그 자리를 대물림하는 경우도 많아요. 그만큼 명예로운 자리라고 할 수 있죠. 월급은 없지만 크로아티아와 우리나라가 활발히 교류할 수 있도록 가교역할을 하고 경제적, 문화적인 협력을 통해 좋은 결과물이 나오면 그에 대한 보람으로 먹고 사는 자리입니다. 따로 월급은 받지 않지만 활동비 명목으로 소액이 나와 아예 무보수라고 할 수는 없네요.(웃음)”

 

양인모 크로아티아 명예총영사   04
양인모 크로아티아 명예총영사(전 삼성엔지니어링 부회장. 왼쪽 2번째)가 10월 24일 오후 서울 중구 퇴계로의 고려 대연각타워에서 열린 크로아티아대사관 오픈식에서 2007년 명예총영사로 임명된 후 한국과 크로아티아의 교류 확대와 우의 증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방한중인 크로아티아 부총리겸 외교부장관인 마리아 배치노비치 뷰리치(Marija Pejcinovic Buric. 왼쪽)로부터 크로아티아 국가 최고 유공훈장인 ‘안테 스트랄체 비치(Order of Ante Stracevic )‘를 받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그는 명예총영사로 있으면서 크로아티아 인지도가 높아진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실제로 크로아티아가 대중들에게 알려지고 관광하는 이가 많아지자 국내 항공사에서는 인천~크로아티아 자그레브까지 가는 직항 정기 노선을 취항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크로아티아에 방문하는 한국인 관광객의 수가 연간 9000~1만명에 불과했어요. 그런데 요즘은 45만 7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방문하는 친숙한 나라가 됐죠. 방송의 힘도 크지만 크로아티아 내빈이 국내에 방문할 때 마다 방송인터뷰 주선하고 저도 제 나름대로 여러 가지 노력을 많이 했어요. 요즘 많은 사람들이 크로아티아를 친숙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 뿌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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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인모 크로아티아 명예총영사(전 삼성엔지니어링 부회장)가 10월 24일 오후 서울 중구 퇴계로의 고려 대연각타워에서 열린 크로아티아대사관 오픈식에서 2007년 명예총영사로 임명된 후 한국과 크로아티아의 교류 확대와 우의 증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방한중인 크로아티아 부총리겸 외교부장관인 마리아 배치노비치 뷰리치(Marija Pejcinovic Buric)로부터 크로아티아 국가 최고 유공훈장인 ‘안테 스트랄체 비치(Order of Ante Stracevic )‘를 전달받기전 대사관 개관 테이프를 커팅 하고 있다.왼쪽부터 양인모 명예총영사 ,마리아 배치노비치 뷰리치 크로아티아 부총리겸 외교부장관,이태호 외교부 2차관 ,쿠센 주한 크로아티아 대사.(양윤모 기자yym@viva100.com)



◇11년 동안 활동해 온 명예총영사직, 건강이 허락하는 한 지키고 싶어

그는 명예총영사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던 이유로 가족들의 도움이 큰 힘이 됐다고 말한다.

“제가 은퇴하고 쉬어도 전혀 이상할 나이가 아니지만 이렇게 활동할 수 있는 데에는 가족들의 지원도 큰 요소에요. 실제로 딸 아이가 크로아티아에서 온 방문객 의전을 도맡아 주기도 하는 등 실질적인 도움도 많이 받았어요. 가족들이 응원해 주니 더욱 힘이 나죠.”

마지막으로 그가 그동안의 발자취를 담아 자랑스럽게 내민 이력서는 A4용지 두장을 빽빽하게 채우고도 남았고, 활동내용 또한 폭 넓었다. 한국외대 동문회장, 한독 상공회의소 부회장, 평창올림픽 유치위원 등 수십여 가지의 활동을 펼쳐온 그는 80에 가까운 나이에도 쉴틈없이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그는 앞으로 건강이 지키는 한 명예총영사로서 활발히 활동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명예총영사직은 따로 임기가 없어요. 꾸준히 건강을 유지해서 양국을 잇는 명예로운 이 자리에 오래도록 남아있고 싶습니다.”

김동현 기자 gaed@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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