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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AR부터 AI까지… 4차산업기술이 더해진 미래 건축의 모습은?

미래기술로 업무 혁신 이끄는 건축업계

입력 2018-11-28 07:00
신문게재 2018-11-2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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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야에서 산업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각 기술들이 연결되면서 기존에 보지 못한 형식들이 창출되고 있다. 건축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타산업 대비 속도는 느리지만 증강현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을 접목해 또 다른 기회를 만들어가고 있는 사례들이 생겨나고 있다. 


3D 공간데이터 플랫폼 스타트업 어반베이스 하진우 대표는 “건축이 ‘예술’이라는 영역에서 벗어나 다양한 기술과 결합해야, 건축가들은 반복적이고 기계적으로 진행되는 기존 작업이 아닌 좀 더 창의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고, 사람들은 건축을 좀 더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건축+증강현실_ 활용 이미지
건축+증강현실_ 활용 이미지

◇건축+디지털 패브리케이션, 비정형 건축설계 방식을 혁신하다



2009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가 공식 개관한 이래, 사선이 들어가거나 곡면이 포함된 비정형 건축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미 시공 회사에서 많은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는 사각형 형태의 정형 건축물과 달리 비정형 건축물은 첨단 기술에 근거한 정확한 수치와 공법을 요구하기 때문에, 기존 재래식의 현장 시공법으로는 다양한 형상과 곡면을 정밀하게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

건축업계는 이러한 한계를 자동차, 선박, 항공 등 비정형 곡면 디자인의 발전이 활발한 산업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디지털 패브리케이션(fabrication)’ 과정을 도입해 해결하고 있다. 디지털을 이용해 제품을 제작하는 기술을 총칭하는 ‘디지털 패브리케이션’은 비정형 건축물의 설계와 시공 시, 수치와 형상 제어를 통해 초기 과정부터 지속적으로 형상 관리와 다양한 구현 방법을 구축하도록 하고 있다.

포스코 솔라파인
포스코가 서울시 마포구 서울에너지드림센터 ‘태양의 놀이터’ 잔디마당에 각종 4차 산업기술을 적용해 세운 ‘솔라파인(Solar Pine)’. 솔라파인은 ‘디지털 패브리케이션’을 활용해 솔방울 모양의 비정형 디자인에, 마포구의 대기질 데이터와 연동해 미세먼지 농도에 따라 색상이 변하는 경관조명 기능 외에도, 모바일 기기 충전, 동절기 온열 벤치, 공공 와이파이, 블루투스 스피커 기능을 제공한다. (사진제공=포스코)

◇건축+인공지능, 토지의 가치평가 방식을 혁신하다

국가는 정책과 법을 통해 개별 토지의 가능성을 통제한다. 하나의 토지는 20여개가 넘는 법에 의해 영향을 받는데, 이에 따라 개발가능한 건축물의 유형과 용적률, 법정 주차대수 등 다양한 건축 형태가 제한된다. 이러한 요소들을 사람이 모두 고려해 반영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기 마련이다. 또한 건축법이 변경될 때마다 토지의 미래가치도 바뀌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토지 가치평가 정보는 소수의 개발업자들이 독점하기 때문에 개발업자들은 법이 바뀌거나 시장 상황이 변동될 때 가장 유리한 곳을 선점한다.

인공지능은 데이터에 기반해 개발에 적합한 토지 탐색 및 정체성 평가, 조건에 맞는 건축 기획설계를 자동적으로 수행하기 때문에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개별 토지의 사업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러한 정보는 누구나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투명하게 공유됨으로써 기존의 정보 비대칭성을 해결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평면도 증강현실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으로 평면도를 찍으면 평면도를 3D로 보여주는 증강현실 프로그램(사진제공=Lucid)


◇건축+증강현실, 건축가들의 프레젠테이션 방식을 혁신하다

건축가들은 오랜 세월동안 자신의 설계안을 제3자에게 보여주기 위해 짧게는 몇 주에서 길게는 몇 달씩 밤을 새워 모형을 제작해왔다. 그러나 한번 사용한 모형은 버려지기 일쑤기 때문에 투입되는 시간 대비 매우 비효율적인 관행으로 지적돼 왔다. 실제로 400여명의 건축관련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어반베이스의 자체 설문조사에 따르면, 관련자들은 ‘3D 모델 대상 실제 모형 제작’을 가장 힘든 업무 중 하나로 꼽았다. 그 이유로 해당 작업이 어려울뿐더러 시간이 지나치게 오래 걸린다고 답했다.

증강현실은 실제 모형 없이도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디바이스만으로 3D 작업물을 제3자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돕는다. 건축가들은 모형 제작 없이 3D 모델링만 하면 되기 때문에 총 작업 소요 시간을 줄일 수 있고,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는 공간의 제약 없이 자신이 의뢰한 건축물을 살펴볼 수 있기 때문에 작업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보다 정확한 피드백을 줄 수 있다. 정확한 피드백은 건축가와 클라이언트 간의 미스 커뮤니케이션을 줄이고 궁극적으로 더 나은 결과물을 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채훈식 기자 ch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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