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종합] 삼성바이오로직스 '최후의 날'…증선위 결정과 이후 파장

입력 2018-11-14 14:59

2018111401010008748_p1
삼성바이오로직스 재감리 안건 상정 등을 논의하기 위해 31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증선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김용범 위원장(금융위 부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년 가까이 이어져온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 논란이 오늘 끝난다. 감리의 최대 쟁점인 회계처리 변경 ‘고의성’ 인정 여부에 모든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14일 오전 9시부터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장 주재로 정례회의를 열고 금융감독원이 제출한 삼성바이오 재감리에 따른 제재 조치안을 심의하고 있다 이날 증선위는 사안이 엄중한 만큼 회의 시간을 당초보다 4~5시간 앞당겨 시작했다.

증선위는 관료인 김용범 증선위원장·김학수 증선위 상임위원과 민간위원인 조성욱 서울대 경영대 교수·박재환 중앙대 경영대 교수·이상복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5명으로 구성됐다.

회의의 최대 쟁점은 ‘고의적 분식회계’ 인정 여부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2011년부터 적자에 허덕이던 삼성바이오가 상장 직전인 2015년 자회사 회계처리 기준 변경으로 갑자기 1조9000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과정에 고의적인 분식회계가 있었다고 판단해 중징계를 요구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2년 미국 바이오젠과 합작해 설립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전환하면서 이 회사의 지분가치를 장부가액(2900억원)에서 시장가액(4조8000억원)으로 근거 없이 바꿨다는 것이다.

그러나 삼성바이오는 회계법인의 조언을 듣고 정당하게 회계처리를 했다며 무혐의를 주장하고 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 사장은 이날 증선위에 출석하기 전 취재진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회계처리의 적법성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2018111401010008749_p1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 재감리 안건 논의를 위한 증선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청사로 들어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증선위 심의에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재경팀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내부문건이 공개돼 주목받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지난 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5년 바이오젠 콜옵션 평가이슈 대응 관련 회사 내부문건’이라는 제목이 붙은 문건을 공개했다.

해당 문건의 주요 골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체평가액은 3조원인데도 회계법인들은 8조원의 시장가치를 매겼으며 삼성은 이것이 ‘뻥튀기’라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그대로 국민연금에 보고했다는 것이다. 증선위는 금감원의 재감리 결과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및 외부감사인들의 해명, 증거물로 제출된 내부문건 등을 종합 검토해 최종 결정을 내린다.

증선위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손을 들어줄 경우 거래가 곧바로 재개되겠지만, ‘봐주기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아울러 분식회계 입장을 강경하게 유지해온 금융감독원에 대한 비판과 함께 소송전이 벌어질 수 있다. 또 심의 대상 결정 시한을 1차례 연장할 수도 있는데, 연장 시 심사대상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거래 정지가 지속돼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기업심사위원회의 상장폐지 심의 대상으로 결정될 경우, 기심위는 영업일 기준 15일 이내에 상장폐지 여부를 결론내야 한다. 기심위는 심의 대상 기업의 영업 지속성, 재무 건전성, 기업지배구조 및 내부통제제도의 중대한 훼손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폐 여부를 결정한다.

증권가는 과거 사례를 살펴볼 때, 대부분 재무적 안정성에 초점을 맞춰 상폐나 개선기간 부여 여부를 판단했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거래가 재개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개선기간을 부여하기로 하면 1년의 시간이 주어진 뒤 다시 상장적격성 심사에 들어간다. 다만 이 과정에서 거래정지가 1년까지 길어질 수 있다는 점 역시 투자자들에게 부담요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게 ‘최악’인 상장폐지가 결정될 경우, 사건은 소송대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소액주주는 8만명에 달하며, 이들은 5조원 규모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들도 13일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식을 9.09%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상장폐지가 결정될 경우 정부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법인 등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아울러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0위 안에 드는 ‘우량주’인 만큼 주식시장에 끼칠 파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는 “국내 증시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하고, 동종 업종인 제약·바이오 산업에 미칠 파장도 클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은혜·이정윤 기자 chesed71@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