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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밀리언셀러는 페미니즘을 타고 세계로…‘82년생 김지영’ 100만부 돌파

[트렌드 Talk] 조남주 작가 ‘82년생 김지영’ 100만부 돌파, 어느 날 갑자기 친정엄마, 언니 등에 빙의하는 주인공 통해 이 시대 여성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중첩
차별, 성희롱, 혐오, 독박육아, 몰카, 안전이별, 미투 등 사회문제 불거질 때마다 관심, 서지현 검사, 레드벨벳 아이린, 영화화 주인공 정유미 등 논란 휘말려

입력 2018-11-30 07:00
신문게재 2018-11-3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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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이 누적판매부수 100만부를 돌파했다. 2016년 10월 출간돼 2년 1개월만이다. 기술발전, 매체 및 판로 변화, 판매량 급 감소, 대형 유통사 및 서점의 부도 등으로 침체일로인 출판시장의 낭보가 아닐 수 없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흔한 성씨인 ‘김’, 1982년생 여자이름 중 가장 많은 ‘지영’을 주인공 이름으로 설정하고 엄마로, 아내로, ‘경단녀’(경력 단절 여자)로, 며느리이자 딸로 살아가면서 겪는 이 시대 여자들의 어려움을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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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친정엄마, 언니 등에 빙의하는 자신을 발견하며 이 시대 여성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중첩해 구성했다. 이야기의 개연성을 촘촘하게 구성하거나 현란한 문체, 대단한 문학성 보다는 마치 자신의 일상처럼 적어 내려간 에세이에 가깝다. 


판매부수 중 남녀비율은 76.15%(2030대 56.32%), 23.85%으로 여성이 월등히 많다. 도서관 정보나루·전국도서관 대출 통계에서도 최근 3개월 간 20~50대 여성 독자들의 대출 목록 1위가 ‘82년생 김지영’으로 집계됐다. 눈에 띈는 연령대는 30~40대 남성 독자들로 상위권에 ‘82년생 김지영’이 이름을 올렸다.


‘82년생 김지영’의 밀리언셀러 등극에는 ‘페미니즘’이 큰 몫을 했다. 강남역에서 이유도 없이 무참히 난도 당한 23세 여성 살해사건, 그 살해범의 조현병 핑계 등으로 여혐(여성혐오), 남혐(남성혐오)으로 극렬하게 대립했던 2016년 10월에 출간된 ‘82년생 김지영’은 여자로 이 사회를 살아가면서 차별과 성희롱, 혐오, 독박육아, 몰래카메라, 안전이별 등에 노출됐던 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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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사진제공=민음사)

민음사에 따르면 故노회찬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선물한  2017년 5월, 올초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미투(#Me Too, 나도 고발한다)의 시금석이 된 서지현 검사가 언급하면서 판매부수가 급증했다. 

 

여성들의 경력단절, 독박육아, 위계에 의한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 직장 내 몰래카메라, 안전이별 등 사회적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82년생 김지영’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극렬한 페미니즘이 남혐, 여혐으로 변질되면서 이 책을 읽었다는 레드벨벳의 아이린, 영화화의 주인공으로 낙점된 정유미 등이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작가가 실제로 겪은 일이라기보다 간접경험, 통계 등을 이야기에 맞게 인용하고 스토리텔링하면서 편향성과 작품성, 고증 등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고 여혐·남혐의 심화, 정보의 오류 등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82년생 김지영’은 이 사회 어디선가, 누군가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상임은 분명하다. 

대한민국 뿐 아니라 전세계 출판시장에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5월 대만 수출에 이어 12월 초 출간을 앞두고 있는 일본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16개국에 수출됐다. 영국은 사이먼 앤드 슈스터, 프랑스 로베르 라퐁의 임프린트 닐, 이탈리아는 움베르토 에코·파울로 코엘료 전속편집자 리자베스 스가르비 등과 판권계약을 마쳤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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