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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EU-日 EPA 발효…"韓 영향 제한적이지만 장기전 대비해야"

입력 2019-01-31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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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1일부터 유럽연합(EU)과 일본 간 경제동반자협정(EPA)이 발효될 예정이지만 우리나라의 대(對)EU 수출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코트라(KOTRA)가 31일 발간한 ‘EU-일본 EPA 발효에 따른 유럽내 한·일 수출 경쟁여건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두 나라의 EPA 협정 체결이 유럽 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우리 기업들의 수출에 단기적으로 주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친환경, 디지털화 등 EU의 신산업 수요에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PA는 기존 자유무역협정(FTA)에 협력, 비즈니스 환경 정비, 국가 간 협력 확대, 중소기업 육성 등 협력적 측면을 강조한 형태를 띠고 있다. 일본은 오랜 경기침체 이후 장기적 경제발전 전략의 일환으로 EPA를 새로운 대외정책으로 추진 중이다.

EU-일본 EPA는 2013년 4월 협상 개시 후 4년만에 비준까지 완료해, 최근 EU가 체결한 FTA 중 진행속도가 가장 빠른 사례로 꼽힌다. 양측 모두 올해 3월로 예정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전 발효를 원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U와 일본은 이 협정으로 각각 96%, 86%의 즉시 관세 철폐 및 15년 내 99%, 97% 철폐를 약속했다. 높은 수준의 서비스 시장 개방과 정부조달은 물론 지속가능개발, 노동권 보호 등 새로운 통상 이슈도 포괄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EU로 향하는 수출품목이 유사한 경쟁국이다. 양국 모두 총 수출의 50% 이상이 중간재, 15% 가량이 자동차로 이와 관련된 품목들은 EU시장 내에서 경합 품목으로 꼽힌다. 이들 품목을 중심으로 한·일 양국의 대유럽 수출규모는 2017년 기준 약 1337억 달러 수준이다. 향후 자동차 및 부품, 기계 등은 일본이 특혜관세를 적용받아 EU시장에 들어오게 되면서 관세철폐 기간이 끝나는 5~7년 후에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무관세를 적용받게 된다.

다만 양국 모두 유럽 현지 생산 비중이 증가하고 있어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자동차는 일본산의 관세 인하(7년간 10% 관세 철폐)로 일부 영향은 있겠지만, 이미 일본의 EU 역내 생산(151만대)이 수출(64만6000대)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일본의 자동차부품도 현지조달 비중이 높으며, 기계부문 역시 기존 공급선을 바꾸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 관세 인하로 인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우리 기업이 장기적으로 EU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새로운 협력 전략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다. EU가 추진 중인 친환경, 디지털화에 발맞춰 △R&D(연구·개발) 기술협력 △혁신 △기술 표준화 등 분야에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김상묵 코트라 경제통상협력본부장은 “EU-일본 EPA가 우리 수출에 단기적 영향은 크지 않더라도 장기적 관점에서는 EU시장 내 수출 경쟁력 제고를 준비해야 한다”며 “해당 협정이 우리 수출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기존의 한-EU FTA에 따른 선점효과를 잃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길준 기자 alf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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