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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더컬처] ‘임파서블 이즈 파서블’ 에릭 요한슨 “수백개의 레이어에 숨겨둔 의미들, 찾아보세요!”

에랙 요한슨 첫 내한전시’Impossible is Possible', 사바도르 달리, MC 에셔, 르네 마그리트 등에서 영감받은 작품들
'Leap of Faith' 'Full Moon Service' 등 대표작부터 신작 별 따는 여자 'Stellantis', 'The Library' 'Give Me Time' 등 총망라

입력 2019-06-08 22:00   수정 2019-06-08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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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요한슨ⓒJulian Erksmeyer(사진제공=씨씨오씨)

 

“그 수백개의 레이어들에 소소한 제 이야기를 심어놓긴 해요. 하지만 그건 제 이야기죠. 전시를 보러 오시는 분들이 제 이야기보다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아가셨으면 좋겠어요.”

깨져 조각난 바다, 환경에 대해 경고하는 물고기들(이상 Impact), 풍선을 들고 새로운 세계에 발을 내딛는 남자(Leap of Faith), 특수 제작된 거대한 족집게로 별을 따는 혹은 붙이는 여자(Stellantis), 집의 안 혹은 밖(The Architect, Under the Corner 외 다수) 등 보기에 따라 전혀 다른 에릭 요한슨(Eric Johansson)의 사진예술이 한국 관람객을 만난다.

한국-스웨덴 수교 60주년을 맞아 기획된 그의 첫 내한 특별전이자 아시아 최초 전시의 제목은 ‘임파서블 이즈 파서블’(Impossible is Possible, 9월 15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이는 불가능한 것이 가능할 수도, 가능하다고 믿었지만 불가능하기도 한 혹은 보기에 따라 전혀 다른 형상을 띠는 세계를 수백개의 레이어에 촘촘하게 숨겨둔 그와의 숨바꼭질과도 같다.




에릭 요한슨
에릭 요한슨ⓒJulian Erksmeyer(사진제공=씨씨오씨)

◇수백개의 레이어로 표현되는 사진예술

 

“최대한 모든 요소를 직접 촬영하려고 노력해요. ‘리프 오브 페이스’(Leap of Faith)를 예로 들면 풍선 따로, 남자가 선 모습 따로, 아일랜드 호숫가 구조물, 노르웨이의 구름 낀 날 등을 촬영해 합성했어요.”

‘리프 오브 페이스’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 에릭 요한슨은 “디지털 형식으로 사진 조각을 결합해서 사용한다. 배경을 만들어 덧입히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하늘을 고치고 싶다면 하늘 층으로 돌아가 수정하는 결과물 통제 방식이죠. 이야기에 따라 달라지지만 레이어 수의 평균은 100~200개 정도예요. 300개 이상의 층위가 들어간 무거운 작품도 있어요.”

최소 100개 이상의 레이어로 구성된 에릭 요한슨의 작품은 그의 표현처럼 ‘사진’이라기보다 ‘사진예술’이다. 그는 “전시장의 ‘비하인드 더 신’(Behind The Scenes)을 보면 어떤 식으로 만들어졌는지, 얼마나 많은 레이어들을 활용했는지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 작품에 대한 흔한 오해가 모든 것을 포토샵으로만 만들었다는 거예요. 포토샵을 일부일 뿐 많은 생각과 계획이 중요하죠. ‘비하인 더 신’은 과정의 공유 뿐 아니라 설명을 곁들여 작품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보여주죠.”

매해 6~8점의 작품을 동시에 진행한다는 에릭 요한슨은 “어떤 작품은 스케칭 중이고 또 다른 작품은 사진 촬영을 하고 또 어떤 작품은 결합단계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에릭 요한슨
자신의 작품 ‘Impact’에 대해 설명 중인 에릭 요한슨(사진제공=씨씨오씨)

 

이어 “스케치를 했지만 영감이 안떠오를 때는 몇 년 간 묵혔다가 다시 꺼내 작업을 하기도 한다.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답답한 과정이지만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최선의 방식을 찾아야만 한다”고 덧붙인 에릭 요한슨의 작품에는 스토리텔링을 바탕으로 층위마다 숨겨진 사연, 의미 등이 존재한다.

“제 작품들은 모두 각각 메시지를 담고 있어요. 제가 뉴스나 일생생활에서 접하고 경험한 세계, 현상, 바람 등을 담고 있죠. 억지로 구현한 게 아니라 개인적인 감정, 의견 혹은 시간의 흐름, 향수, 그리움 등을 자연스레 녹여내려 노력해요.” 

 

에릭 요한슨
에릭 요한슨ⓒJulian Erksmeyer(사진제공=씨씨오씨)
그의 생각, 가치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상상력의 발현 등 작품 자체가 에릭 요한슨의 응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버스를 타 바라본 차창 등 작품에 대한 영감은 모든 것에서 와요. 지루함을 느끼고 생각이 흐르게 하는 과정이 중요하죠. 영감의 원천은 예기치 못했거나 기대하지 않았던 연결고리 찾기예요. 인간은 특별한 창의성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생각하거든요. 아이들을 보면 알 수 있죠. 내면의 그 아이다움을 유지한다면 끊임없이 창의적 영감을 얻을 수 있어요.”


◇달리, 마그리트, 에셔로부터 영감받다

“제 작품은 어떤 그림이나 일러스트레이션 없이 모든 요소가 직접 촬영한 사진으로 구성돼 있어요. 새로운 방식의 사진, 보다 정확하게는 사진예술이죠.”

이어 자신의 작품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 에릭 요한슨은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고 열다섯살 무렵에 디지털카메라를 처음 접했다”고 덧붙였다.

“디지털카메라로 사진만 찍는 게 이상했어요. 사진을 기반으로 새로운 상상력을 더해 이미지를 채워넣고 싶었죠. 페인팅과 사진의 접목이 자연스럽게 다가왔어요. 그렇게 현실적이지만 동시에 불가능하고 초현실적인 에너지를 부여하려고 노력 중이죠.”

현실적인 동시에 초현실적인 에너지를 담은 그의 작품은 스페인의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 네덜란드의 M.C. 에셔(M.C. Escher), 벨기에 르네 마그리트(Rene Maritte) 등 초현실주의 화가, 그래픽 아티스트 등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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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요한슨의 대표작 ‘Full Moon Service’(사진제공=씨씨오씨)

 

“화가들의 특정 작품보다는 그들의 아이디어 구현방식, 스타일, 색채, 빛의 살림 등에서 영감을 받아요. 달리의 시간의 흐름에 대한 표현들, 에셔의 착시를 부르는 원근법, 마그리트의 그림이 보여주는 부조리한 세상 등이요. 대낮에 밤하늘을 그리는 방식이 그 예죠.”

그리곤 “특히 마그리트는 수학자로서 과학적 문제해결방식을 작업방식에 잘 녹여낸 화가”라며 “과학과 예술의 융합이 흥미롭다”고 덧붙였다.

“저 역시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어요.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문제 해결 방식을 도입히려고 노력 중이죠. ”


◇처음으로 선보이는 신작들 그리고 차기작 


에릭 요한슨
한국 및 아시아 첫 전시 ‘Impossible is Possible’을 맞아 내한한 에릭 요한슨(사진제공=씨씨오씨)

 

“제 작품은 판타지적 세상의 구현만이 아니에요. 실제 삶과 닿아 있는, 하지만 반전을 담은 새로운 세상 만들려 노력 중이죠.”

이같은 그의 작품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상력’이다. 이에 대해 그는 “우릴 구속하는 건 상상력 뿐”이라고 강조하곤 한다.

“현재 우리가 가진 상상력을 어떻게 구현하는지가 중요해요. 포토샵, 사진, 글쓰기, 문학 등 모두에게 상상력의 도구가 주어진 시대예요. 인터넷이 예술세계를 민주화했다고 생각해요. 제 작품 역시 인터넷을 매개고 알려지고 사랑받았죠. 이런 시대에서는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상상력 그리고 그 결과물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이번 전시회에서 에릭 요한슨은 ‘스텔란티스’(Stellantis), ‘올 어보브’(All Above), ‘더 라이브러리’(The Library), ‘기브 미 타임’(Give Me Time), ‘위 소우’(We Saw) 등 5점의 신작을 처음 선보였다. 

 

에릭 요한슨
에릭 요한슨ⓒJulian Erksmeyer(사진제공=씨씨오씨)
“이번에 최초로 공개되는 ‘스텔란티스’는 거대한 집게로 하늘의 별을 따는 혹은 붙이는 체험을 실제로 할 수 있는 작품이에요. 어려서부터 별을 다고 싶었어요. 많은 사람들에게 별을 따 주고 싶었죠. 어떤 아이디어는 꼬리에 꼬리를 물기도 하는데 별을 따는 ‘스텔란티스’와 달을 하늘에 올리는 ‘풀 문 서비스’(Full Moon Service, 2017)는 짝꿍인 작품들이죠.”

이는 선악을 모두 지닌 인간의 양면성과도 맥을 같이 한다. 에릭 요한슨은 “별을 따는 건지 붙이는 건지, 달을 올려두는 건지 내리는 건지 알 수 없다”며 “(같은 맥락으로) 태양이 동 트기 전에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이미지화할 생각을 하고 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또 다른 신작 ‘더 라이브러리’는 원근법, 시각적 착시현상 등을 활용했어요. 책장의 책들을 새로운 세계로 통하는 통로로 이미지화했죠. 관심, 호기심 등을 자극하는 특별함을 부여하고 싶었죠.”

최근 그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간의 흐름, 향수, 그리움 등은 ‘기브 미 타임’에 스며들었다. 여러 개의 회중시계 줄에 묶인 채 앞으로 내달리는 남자로 표현한 ‘기브 미 타임’은 시간의 흐름과 시간에 끌려가는 삶에 대한 관심을 이미지화한 작품이다.

“시간의 흐름, 시간에 끌려가는 삶에 대해 관심이 많아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서 있기만 한다면 뒤처지는 게 아닐까 싶거든요.”

이어 “작업이 어디서 비롯되고 어느 방향으로 흐르는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서 돌아보게 된다”며 “향수는 현재 프라하에 거주하면서 모국 스웨덴을 그리워하는 것과 연관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사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자 사랑하는 작품은 차기작이에요. 도전, 앞으로 나아가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죠. 현재 다음 작품을 구상하면서 ‘불’을 많이 생각 중이에요. 한국에 대해서도 생각 중이에요. 새로운 곳에 가면 머물면서 자연스레 영감이 흘러나오도록 내버려두곤 해요. 서울 뿐 아니라 곧 제주도를 방문할 생각입니다. 사진을 찍고 늘 가지고 다니는 스케치북으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거예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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