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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이종근 육그램 대표 "축산업 변화시킬 수 있는 기업 되고 싶어"

[스타트업] B2B·B2C 사업영역 늘려가는 축산유통 스타트업 '육그램'

입력 2019-08-07 07:00   수정 2019-08-06 15:07
신문게재 2019-08-07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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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그램 미트샘플러. (사진제공=육그램)

 

개인을 위한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1인 가구의 급증 등 현대인의 생활이 점차 소형화되면서 소비 트렌드 역시 개인화되고 있다. 전통적인 1차 산업으로 취급되던 축산업에서도 이와 같은 개인화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

지난 2017년 12월 사업을 시작한 축산 유통 스타트업 ‘육그램’은 이와 같은 현대인의 소비 트렌드를 직격으로 겨냥한 업체다. 이미 업력을 쌓아온 선발주자들이 앞서 달리고 있는 시장에 후발주자로 들어서며 육그램은 보다 개인적인 영역으로 사업을 구체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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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근 육그램 대표. (사진제공=육그램)

육그램의 창업자인 이종근 대표의 프로필은 화려하다. 카이스트 경영과학과에서 석사를 취득했으며, 지상파 보도국에서 취재PD와 한국미래연구원 리서처를 거쳤다. 재학 시절 이미 교내 창업아이디어에서 수상하는 등 육그램 전에도 다양한 영역에서의 창업 경험도 있는 이 대표는 육그램의 창업 이유에 대한 질문에 ‘고기를 좋아해서’라는 짧고 굵은 대답을 내놨다.


“당시에 잠시 일을 멈추고 쉬는 타이밍이었는데,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즐겁게 할 수 있는 아이템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지인들과 만나서 고기를 구워먹다가 아이템을 찾았습니다.”



1%의 고기를 추구한다는 의미로 고기 한 근의 1%(6g)에서 사명을 따온 육그램은 그날 도축한 고기를 당일 저녁에 받을 수 있는 배송 서비스 ‘미트퀵’으로 이름을 알렸다. 기존 서비스들이 대부분 익일 배송에 머무른 것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간 것이다. 당일 배송 서비스로 육그램은 업계 최초로 육회 배송이 가능해졌다. 특히 육그램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서비스는 부위별 극소량의 고기를 맛볼 수 있는 ‘미트샘플러’와 기존 오프라인 정육점보다 최대 40% 이상 저렴한 가격에 정육을 직접구매(직구)할 수 있는 ‘마장동 소도둑단’이다.



“‘훔친 고기 싸게 팜’이라는 감각적인 키워드로 특별한 음식에 관심이 많은 20~30대를 겨냥했습니다. 특히 여성보단 남성들의 반응이 정말 좋은 편입니다. 이커머스 시장 대부분이 여성 소비층 위주로 이뤄져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차별성을 갖고 있습니다.”

육그램이 보다 빠른 배송이 가능한 것은 센디·바로고 등 물류회사와의 긴밀한 협업 덕분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기존 미트퀵 서비스를 일반 소비자에 이어 스몰레스토랑 등 B2B의 영역으로 확장시켰다. 퀵서비스를 기반으로 서울 도심 내 주요 거점 기반 내 업체들은 주문 당일, 그 외 업체들은 익일 배송이 가능하다. 주요 타겟층이 스몰레스토랑인 만큼 최소 주문 단위를 5㎏으로 낮춰 부담을 줄였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현재까지 15여개가 육류 브랜드와 레스토랑 고객사들이 각각 미트퀵 서비스에 참여하고 있다.



“스몰레스토랑의 장점은 기존 프랜차이즈나 대형 업장에서는 도전하기 힘들었던 새롭고 다양한 메뉴들을 선보일 수 있다는 점인데, 업장의 규모 상 보관 때문에 다양한 식재료를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육그램의 미트퀵은 레스토랑에게 재고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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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장동 소도둑단. (사진제공=육그램)

 

최근 육그램은 F&B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전통주 전문 외식기업 ‘월향’과 함께 ‘육월’이라는 이름의 푸드테크 스타트업을 설립하고 강남 한복판에 1000여평 규모의 푸드코트 형식의 레스토랑 ‘레귤러식스’를 개점했다. 월향을 비롯해 ‘산방돼지’, ‘조선횟집’ 등 최근 입소문을 타고 있는 서울 맛집들이 입점했다. 로봇 바리스타가 직접 핸드드립 커피를 내려주는 카페 ‘라운지엑스’도 관심을 받고 있다. 모든 입점 매장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 가상화폐를 이용해 결제가 가능하다.

특히 이곳에는 육그램만의 특허 기술이 들어간 세계 최초 ‘인공지능 에이징룸’을 위한 공간도 있다. 전국 각지의 육고기 숙성 장인들의 노하우를 인공지능으로 학습해 고기를 숙성하고, 소비자들은 이 고기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 초기 자본은 올해 초 IT기업들로부터 받은 30억원 규모의 시드투자에서 가져왔다.

육그램의 기본 출발점이자 궁극적 목표는 ‘누구나 맛있는 고기를 합리적인 가격에 먹는 것’이다. 더 좋은 고기를 더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기 위한 노력에서 출발한 육그램의 최근 목표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IT기술을 적용해 소규모 축산업자 및 육류 소비자들의 국경을 뛰어넘는 거래선을 만드는 것이다. 원하는 만큼의 수요를 모아 블록체인을 통해 관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싸고 질 좋은 해외의 고기를 들여오고 또 맛과 질이 우수한 우리 한우를 해외에 수출하는 방안을 끊임없이 모색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시중은행 및 국책은행 등 금융권으로부터 미트론과 같은 여신 지원에 대한 논의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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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장동 소도둑단. (사진제공=육그램)

“국내에도 고기로 유명하다고 하는 지역들이 많은데, 사실 찾아가보면 아직까지 상황이 매우 열악합니다. 처음 사업을 구체화하면서도 그런 부분들에서 애를 많이 먹었고, 또 지금은 오히려 그래서 더 힘을 받고 있죠. 축산업에 대한 고정적 인식을 바꾸고 사업 고도화를 이끌어내는 점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듯 합니다.”

실제로 육그램은 지난해 국회, 충남도청 등과 함께 축산유통과 관련된 블록체인 컨소시엄을 구축한 바 있다. ‘간단하고 즐거운 사업을 시도하고 싶어서 고기 아이템을 선택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복잡해졌다’고 농담을 건네면서도 이 대표의 표정은 내내 밝았다.

“어디로 튈 지 모른다는 게 스타트업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무엇보다 불안한 것이 창업이지만, 시작한다는 것만으로도 얻을 수 있는 것이 정말 많은 경험입니다. 더 많은 분들이 스타트업에 도전해서, 함께 자극받고 성장해 나가는 업계를 만들어 나갔으면 합니다.”

전혜인 기자 hy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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