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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독약부터 단두대까지! 8년째 눈물바다…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김소현

[人더컬처] 목걸이 사건, 바렌 도주 사건, 단두대 처형 등 드라마틱한 마리 앙투아네트의 삶을 바탕으로 혁명가 마그리드 아르노, 연인 악셀 폰 페르젠 백작 등의 이야기 버무린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레베카’ ‘엘리자벳’ ‘모차르트!’ 등의 미하엘 쿤체 작·작사가와 실베스터 르베이 작곡가의 의기투합작

입력 2019-09-17 07:00   수정 2019-09-17 08:46
신문게재 2019-09-17 15면

김소현 배우 라운드 인터뷰 사진_제공_쇼온컴퍼니 (1)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의 김소현(사진제공=쇼온컴퍼니)

 

“같은 여자로서 그리고 엄마로서, 인간으로서 그렇게 불행한 삶을 살았다는 게 너무 마음이 아파요. 같은 대사를 하고 자연스럽게 연기하지만 매번 다른 감정으로 안타깝고 그렇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마리 앙투아네트’(11월 17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 이전에는 유부녀였지만 사랑에 용감했던 ‘안나 카레니나’였고 또 그 전에는 관습의 굴레에서 벗어나고자 애썼던 ‘엘리자벳’이었다. 화려하고 풍요롭지만 관습과 금기에 얽힌 시대를 살아가는 여자들로 무대에 올랐던 김소현은 “드라마틱한 인물들을 계속 연기하다 보니 제 인생이 평범하다는 사실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고 심경을 밝혔다.




◇여자로, 엄마로, 인간으로 “8년째 죽고 있어요”
 

김소현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공연 중 김소현(사진제공=EMK뮤지컬)

“역사적 평가와 연기적 해석을 떠나 너무 비극적인 인물들이에요. ‘로미오 앤 줄리엣’에서 독약을 마시는 것부터 시작해 단검에도 찔리고 장검에도 찔리고 기차에 뛰어들고 단두대에 서고…8년째 죽고 있어요. 매번 죽음을 맞이하는 게 너무 힘들어요.”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는 목걸이 사건, 바렌 도주 사건, 단두대 처형 등 드라마틱한 마리 앙투아네트의 삶을 바탕으로 불평등하고 부조리한 세상에 대한 분노를 투영하며 혁명을 이끄는 가상의 인물 마그리드 아르노, 사랑하는 악셀 폰 페르젠 백작 등의 이야기가 버무려 진다.



“혁명을 이야기하고 파란만장 그녀의 마지막 몇 년을 그리는 작품이다 보니 마리 앙투아네트는 극 내내 외로워요. 유독 단독 신도 많아서 많은 역할들 사이에서 표현하는 게 외롭고 힘들죠. 혁명군들이 외치는 ‘더는 참지 않아’ 바로 뒤에 제(마리 앙투아네트) 단독 신이 있어요. 시작부터 죽을 때까지도 외롭죠. 페르젠 가사 중에 ‘가장 화려하고 높은 데서 형장의 이슬이 된 사람’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딱 그래요. 짐짝처럼 수레에 실려 나갈 때는 정말…진심을 다해 피를 토하면서 하고 있으니 관객분들이 많이 안아주시면 좋겠어요.”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는 2014년 ‘레베카’ ‘엘리자벳’ ‘모차르트!’ 등의 미하엘 쿤체(Michael Kunze) 작·작사가와 실베스터 르베이(Sylvester Levey) 작곡가의 의기투합으로 초연된 이래 5년만에 돌아왔다. 초연부터 함께 했던 김소현을 비롯해 김소향이 마리 앙투아네트로, ‘엑스칼리버’ ‘광화문연가’ 등의 장은아와 씨야 출신의 가수 김연지가 마그리드로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마리 앙투아네트의 연인 악셀 페르젠 백작에는 ‘엘리자벳’ ‘명성황후’ ‘팬텀’ 등의 손준호, ‘웃는 남자’ ‘엑스칼리버’ ‘킹키부츠’ 등의 박강현, ‘더 라스트 키스’ ‘마타하리’ ‘몬테크리스토’ 등의 빅스 정택운 그리고 워너원 출신의 황민현이 캐스팅됐다.


◇파란만장한 삶의 반복, 그럼에도 “봉수아”를 외치기 위해!
 

김소현 배우 라운드 인터뷰 사진_제공_쇼온컴퍼니 (1)
마리 앙투아네트 김소현(사진제공=쇼온컴퍼니)

 

“8년을 죽었는데도 ‘마리 앙투아네트’의 단두대는 진짜 무서워요. 초연 당시 저랑 옥주현씨가 단두대에 목을 넣는 장면을 처음 해보는 날, 목이 썰리는 효과음과 무지막지한 소리에 섬칫 했어요. 매번 죽음을, 죽음으로 가는 과정을 표현한다는 게 너무 어렵고 힘들어요. 공연이 끝나고 운전하며 집으로 가는 동안에는 ‘나는 뭔가’ 싶고…그 파란만장한 삶을 거의 매일 반복해서 살아야 하니 ‘빠져나오라’고 주문을 걸어주지 않으면 우울증에 걸릴 지경이죠.”

그리곤 “너무 빠져 있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다음날이면 또 다시 마리 앙투아네트에 빠져 들어 ‘봉수아’를 외쳐야 하기 때문”이라며 “누구보다 쾌활하게 행동한다”는 김소현은 같은 이유로 예능 프로그램과 유튜브 마니아가 되기도 했다.  

 

김소현 배우 라운드 인터뷰 사진_제공_쇼온컴퍼니 (1)
마리 앙투아네트 김소현(사진제공=쇼온컴퍼니)

“죽기 전 마지막 몇 년 동안의 이야기라 우리가 아는 티 없이 맑고 순수하고 밝은 마리 앙투아네트의 모습을 초반 짧은 장면에서 많이 보여줘야 해요. 공연 전에도, 연습 때도, 지금도 항상 책을 읽고 다큐멘터리를 보고 그래요.”


그리곤 “짧은 장면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밖에 없다 보니 실존인물을 연기할 때는 더 조심스럽고 그 내면을 더 잘 표현하고 싶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제가 좋아하는 ‘사람은 불행을 겪기 전에는 자신의 자아를 찾지 못한다’는 문구가 마리 앙투아네트를 닮은 것 같아요. 지금으로 말하자면 초특급 다이아몬드 수저를 물고 태어나 어려움을 전혀 모르다가 하루만에 머리가 하얗게 샐 정도로 온갖 불행들을 단기간에 겪었죠. 실제로 그 과정을 거쳐 마지막 재판을 치르고 단두대에 섰을 때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됐다고 하더라고요. 불행을 딛고 다른 사람이 되는 과정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김소현은 “너무 많은 수정 과정이 있었고 공연 며칠 전에 솔로곡이 바뀌기도 했다. 뮤지컬을 몇십년 동안 하시던 분들도 ‘마리 앙투아네트’ 초연이 제일 힘들었다고 할 정도로 고생하면서 올린 작품”이라면서도 “5년만에 다시 돌아온다는 말씀을 듣고 너무 설레고 좋았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마리와 100% 일치하는 재판신 그리고 눈물 바다 ‘연대’
 

마리 앙투아네트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공연 중 김소현(사진제공=EMK뮤지컬)

 

“재연에서는 배우들과 호흡에 더 신경쓰고 부족한 장면은 다시 수정하고 대사와 가사를 다듬고 노래를 좀 바꾸면서 깊이감이 많이 생겼어요.”

그리곤 페르젠과 오랜만에 만나는 장면 그리고 패션쇼를 좋아하는 장면을 예로 들었다. “패션쇼를 얼마나 좋아하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에 ‘숨막히는 관습과 틀 안에서 전통에 따라 살고 싶지 않다’는 가사가 추가됐다”고 부연했다. 

 

“오스트리아 여제의 딸로 (14세의 어린나이에) 프랑스에 제물처럼 바쳐지면서 모두에게 미움의 대상이지만 아름다움에는 칭송의 박수를 받았어요. 어린 마리 생각에 아름답게 꾸미면 열렬하게 박수를 받을 수 있다고 믿었을 거예요. 그렇게 패션에 관심을 가지게 됐음을 표현하고 싶었어요.페르젠은 어려서 만난, 온전히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죠. 루이 16세는 7년 동안 잠자리를 못할 만큼 성숙하지도, 의무를 다 하지도 못했거든요. 나중에는 남매처럼 누구보다 친하게 잘 지냈다고는 하지만 여자로서는 수치였을 거예요. 많지 않은 장면마다 그런 것들을 담아 표현하고 쌓아야 (단두대까지 가는) 2막에서 관객들과 같이 울 수 있죠.” 

 

김소현 배우 라운드 인터뷰 사진_제공_쇼온컴퍼니 (1)
마리 앙투아네트 김소현(사진제공=쇼온컴퍼니)

그리곤 “초연 때는 다가오지 않던 대사들, 장면들이 뜨겁게 다가오기도 한다”고 털어놓은 김소현은 그 예로 페르젠과의 마지막 이별신을 꼽았다.


“새로 추가되고 많은 수정을 거친 장면이에요. 초연에서는 끝맺음을 더 안타깝게 표현하지 못했었는데 보충이 됐어요. 로버트 요한슨(Robert Johanson) 연출님이 진짜 연습을 많이 시키셨고 본인(요한슨 연출)이 많이 울기도 한 장면이죠. (정)택운씨랑 처음 장면 연습을 하면서 엄청 울었어요. 같은 작품에 다시 캐스팅된 것만으로도 좋은데 그 인물과 감정에 더 깊이 들어갈 수 있다는 건 너무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죠.”

김소현은 “연기지만 제 자신과 마리가 만나지는, 100% 일치되는 부분이 재판신”이라며 “아들을 빼앗기고 딸을 붙잡고 울면서 ‘엄마가 미안하다’고 할 때는 공연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을 정도”라고 털어놓았다.

“가장 강렬한 장면은 마그리드가 마리를 사람과 사람으로 만나 일으켜 줄 때예요. 가장 화려하고 높은 여자 마리와 최하층에서 치열하게 혁명을 외치는 여자, 결국 똑같은 인간이잖아요. 마그리드조차도 ‘내가 무엇을 위해 그랬나’라는 생각을 한 것 같아요. 말로는 표현하지 않아도 마그리드가 진심을 다해 마리를 일으켜주고 마리가 ‘고맙다’ 말하는 장면은 마음과 마음이 만나 강렬함을 만들어내요. 수많은 대사와 고음이 없이도 강렬한 장면이죠.”

그리곤 “여자들의 연대, 남자들의 연대라고 따질 수 없는 장면”이라며 “그 화려한 무도회 장면을 연습하다가 갑자기 불려가 (장)은아랑 그 장면을 처음으로 연습했다”며 연습실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둘 다 미친 듯이 울었어요. 연습 초반이었고 전혀 준비 되지 않았는데도 그날 제일 많이 울었어요. 공연을 하고 있는 지금도 막이 내려온 줄도 모르고 다들 울고 있죠. 이 작품에서 가장 소중한 장면 같아요. 그래서 더 살아 있어야 하고 꾸밈이 없어야 하죠. 말도, 화려한 장치도 필요없는,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 그 장면이 관객과의 만남으로도 이어지길 바라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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