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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 ‘디테일’ 그리고 신곡 하나 ‘밤이 없었다면’…창작가무극 ‘다윈영의 악의 기원’

고(故)박지리 작가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한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다윈영의 악의 기원'
오경택 연출, 이희준 작가, 박천휘 작곡가, 김길녀 음악감독 그리고 최우혁, 박은석, 최정수, 송문선, 강상준 등 출연
초연의 '사랑해야한다' 자리에 새로 추가된 '밤이 없었다면'

입력 2019-10-16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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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가무극 ‘다윈영의 악의 기원’(사진제공=서울예술단)

 

“한 마디로 요약하면 ‘디테일’입니다.”



1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진행된 창작가무극 ‘다윈영의 악의 기원’(10월 27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프레스콜에서 오경택 연출은 초·재연의 차이점을 “디테일”이라고 꼽았다.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윤동주, 달을 쏘다’ ‘잃어버린 얼굴 1895’ ‘신과함께’ 시리즈, ‘나빌레라’ 등을 선보인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으로 고(故)박지리 작가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한다.

지난해 초연됐던 작품으로 사는 곳에 따라 계급이 나뉘는 가상의 세계, 최상위 계층이 사는 1지구의 명문학교 프라임 스쿨에 재학 중인 열여섯 소년 다윈(최우혁)을 중심으로 부모 세대에서 벌어진 비밀스러운 사건을 풀어가는 미스터리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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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가무극 ‘다윈영의 악의 기원’(사진제공=서울예술단)

 

그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면서 선악, 삶과 죽음, 신과 인간, 죄와 벌 등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과 자유, 성장의 무거운 대가 등을 담아낸다.  

 

 

오경택 연출은 “860쪽 정도 되는 원작소설을 2시간 35분 안에 압축해서 표현하다 보니 대사 하나하나, 가사 하나하나, 음 하나하나, 배우의 표정과 호흡 하나하나 등 모든 것들이 압축돼 표현될 수밖에 없다”며 “초연 때 무대 형상화, 편곡 등의 과정 거쳐서 올렸지만 미처 캐치하지 못한, 사소하지만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찾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작품의 출발이자 완성이 ‘디테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초연의 큰 틀은 유지하지만 새로 추가된 넘버 ‘밤이 없었다면’을 필두로 장면 진행 속도, 밀도를 하나하나 잡아가면서 작품 전반의 완성도 높이려고 노력했습니다.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이라는 어둡고 마니악한 콘텐츠가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야기의 흐름 자체는 기존 대중문화 코드에서 벗어나 있지만 구성요소들은 대중적인 코드를 굉장히 많이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어 “계급 사회로 나뉜 세계와 귀족학교, 추리, 미스터리, 스릴러 등 흥미를 끌 대중적 요소가 강한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러너(최정수)와 리스(박은석), 다윈으로 이어지는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 아버지를 위해 희생하는 아들의 모습 등 우리 보편적 정서와 생각을 자극할 수 있는 요소들을 가지고 있죠.”

새로 추가된 넘버 ‘밤이 없었다면’에 대해 박천휘 작곡가는 “다윈이 각성하는 계기가 되는 곡으로 초연의 ‘사랑해야한다’는 곡을 대신한다”며 “초연 때는 잘쓰고 싶어서 마지막까지 썼는데도 아쉬움이 남았었다”고 전했다. ‘밤이 없었다면’은 진실을 알게 된 다윈이 크리스마스 캐롤에 이어 부르는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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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가무극 ‘다윈영의 악의 기원’(사진제공=서울예술단)

“제가 확신을 갖지 못했던 건 다윈 영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주인공이지만 쉽게 정서적으로 동조할 수 없는 악행을 저지르는 사람이기 때문이었어요. 관객에게 어떻게 비춰질까가 걱정이었죠. 초연에서는 진정한 악을 완성하는 다윈을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웠어요. 노래를 바꾸면서 다윈이 가진 악의 근원으로 향해 가는 듯한 여정들을 표현하고 싶었죠. 곡 하나 차이지만 (재연에서 추가된) 여러 디테일과 더불어 훨씬 더 어두운 곡으로 바뀌었습니다.”

이어 “초연에서는 아버지 사랑해야한다는 감정으로 관객들을 이끌어가는 곡이려면 ‘밤이 없었다면’은 그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할지 관객을 앞서가면서 원작 소설의 맛을 살리는 행동을 만들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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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가무극 ‘다윈영의 악의 기원’(사진제공=서울예술단)

 

“니스 역의 박은석 배우에게 어려운 곡이 많이 갔었는데 이번엔 최우혁 배우에게도 써줬다”는 박천휘 작곡가의 말에 최우혁은 “처음 연습에서 ‘밤이 없었다면’을 들었을 때는 멜로디가 마냥 좋았다. 불안한 마음에 악보 봤는데 선을 자꾸 벗어나고 쉴 데가 없었다”고 말을 보탰다.

“이곡이 재연의 가장 큰 다윈의 고통이겠구나 싶었어요. 음을 낮추거나 다른 방향으로 편곡을 부탁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타협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다윈을 완성시키고 싶어서 시도 때도 없이 불렀죠. 뿌듯하기보다 해냈다는 느낌이었어요. 첫 대본을 받았을 때부터 당연히 잘해야내야겠다는 중압감을 이길 만큼 ‘다윈영의 악의 기원’에 애착이 컸어요. 두려움을 이기게 해준 그리고 제 안의 온전한 책임감을 끌어내준 작품입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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