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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간 굶다가 빵 훔친 '장발장' 청년에 구원 손길 내민 포스코

입력 2019-11-01 14:11

장발장 포스코
열흘간 굶어 배고픔에 빵을 훔친 청년에 취업 기회를 준 포스코 기업. 사진=포스코, 연합




배고픔을 참지 못해 빵을 훔친 ‘장발장’ 청년에게 포스코가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1일 포스코의 자회사인 포스코휴먼스는 취업 면접을 본 마트 절도 범인 A(35)씨에게 최종 합격 통보를 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18일 오전 2시 20분쯤 광주 북구 용봉동 한 마트에 침입해 빵 등 5만5000원 상당의 식품을 훔쳤다가 붙잡혔다.

지체 장애 6급인 그는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생활고에 시달리며, 열흘 동안 굶다가 배고픔을 참지 못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을 접한 포스코휴먼스 측은 A씨에게 사회활동의 기회를 주고자 채용 면접을 보기로 결정, A씨를 돕고 있던 광주 북부경찰서에 이를 제안했다.

소식을 들은 북부경찰서 형사과와 A씨는 이력서와 자기소개를 작성해 포스코휴먼스 측에 제출했다.

면접 당일 1시간이 넘는 거리와 차비도 없는 A씨에게 북부경찰서 형사들은 포항까지 동행했다.

업무 능력을 물어보는 면접에서 ‘할 수 있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한 A씨는 최종합격 됐고, 오는 4일부터 포스코 제철공장 등에서 세탁물을 수거하는 업무를 맡게 된다.

채용 조건은 3개월 수습 후 만 60세 정년이 보장되는 정직원 채용이며, 회사 측은 연봉 이외에도 주거비용 300만원을 지원한다.

또 이주 비용이나 임시 거주처를 마련하기 어려운 A씨의 사정을 고려해 임금을 선지급하거나, 주거 안정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포스코휴먼스 이상근 경영지원그룹장은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 시민’이라는 포스코 경영이념을 어떻게 실현할지 고민하던 중 A씨의 사연을 접해 취업 기회를 제공하게 됐다”며 “회사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은 A씨는 “범죄를 저지른 저를 여러분들이 이렇게까지 도와줘 고마움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다시 기회가 생겼으니 실망하게 하지 않도록 몸 관리 등 잘해서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종윤 기자 yagubat@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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