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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문화유산을 우리가락으로··· 전 세계에 격 높은 대중문화를 선보이죠”

“한국의 보물을 노래한다” ㈜케이앤아츠

입력 2019-11-13 07:00   수정 2019-11-12 14:03
신문게재 2019-11-13 16면

[비단] 문화유산 콘서트 1
퓨전국악밴드 ‘비단’의 공연모습.(사진제공=케이앤아츠)

 

“눈이 부시던 잔잔한 파도 길을 따라서 아래로 가면 빛이 열리고 찬란한 물결 속 보물밭이 보이네 이어도사나 이어도사나 우리 배는 잘도 간다 어서가자 우리네 인생 한 번 살다 가면 그 뿐이니 원망도 다 사랑도 다 부질없어라 이어도사나”(퓨전국악밴드 ‘비단’ 3집 수록 ‘제주 해녀’의 가삿말 중)

푸른 바닷속에서 물질하는 해녀의 모습과 함께 유네스코에 등재된 해녀들의 척박했던 삶의 내레이션으로 이어지고 가야금, 대금, 해금, 모듬북, 꽹과리 등이 어우러진 퓨전국악밴드 ‘비단’의 공연이 시작된다.



㈜케이앤아츠는 ‘한국의 보물을 노래한다’는 슬로건을 가진 사회적기업 스타트업이다. 노래와 함께 문화유산을 소개하고 미니다큐멘터리와 클립영상을 함께 연출해 ‘인문학적인 가치가 담긴 공연콘텐츠’라는 새로운 시도로 2013년 6월에 창업했다. ‘비단’은 이 회사의 대표 퓨전국악밴드다.




◇문화유산 주제로 예술성과 대중성 동시에
 

김기범 프로필 1
김기범 케이앤아츠 대표

“10년 정도 대중가요를 만들다 보니 대중문화 콘텐츠가 점점 자극적인 방향으로 퇴화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유튜브를 중심으로 말초적이고 자극적인 콘텐츠들만 살아남고 있는 거처럼 말이죠. 이왕이면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되는 문화콘텐츠를 만들고 싶었고 고민을 하다 보니 국악이라는 장르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김기범 케이앤아츠 대표는 과거 한류의 첨병이었다. 대학교를 졸업하면서 1997년 SM엔터테인먼트에 입사해 음반기획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A&R(Artist & Repertoire)로 이수만 프로듀서의 음악적 비서 역할을 수행하면서 H.O.T, S.E.S, 신화, 보아 등 K-POP 가수들의 음반과 공연을 만들었다. 그러다가 2004년에 드라마 제작사인 PAN엔터테인먼트로 이직하면서 드라마 OST 제작과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다. 당시 일본을 중심으로 겨울연가와 가을동화 등이 큰 인기를 얻었다.

김 대표가 대중가요에서 국악계로 넘어온 건 2007년이다. 현재 사업내용과 유사한 형태의 퓨전국악 업체에서 약 5년 간 근무한 뒤, 1년 정도의 준비기간을 거쳐 2013년도에 창업을 하게 됐다.



“가장 큰 상업적 시장인 행사공연에서 소비되는 퓨전국악이 전통성을 상실한 채 단순한 눈요기 감으로 전락하는 게 안타까웠어요. ‘가치 있는 콘텐츠를 만들자’는 고민이 점점 더 깊어졌죠.”

고민은 차별화로 승부를 거는 전략으로 이어졌다.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고 춤을 추는 일반적인 여성 퓨전국악 팀과 달리, ‘비단’의 공연은 훈민정음, 한식, 춘향전 등의 문화유산을 주제로 만든 곡과 클립영상은 물론, 국제행사에 참여한 관객의 국적에 맞춰 아홉 가지 언어별로 문화유산 다큐멘터리를 제공하면서 강력한 경쟁력을 키웠다.

덕분에 올해 초에는 청와대 행사(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 독립유공자 후손 초청)까지 초청될 정도로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업계 관계자들로부터는 “고급스런 콘셉트로 예술성과 대중성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소외계층 무대 위로… 사회공헌 가치 실현

 

[비단] 청와대 공연
올초 청와대 초청 공연 모습.(사진제공=케이앤아츠)

 

사회적기업의 역할도 톡톡히 해낸다. ‘청년 국악인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과 ‘소외계층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 제작’을 실천하는 것이다. 그래서 ‘비단’의 단원 5명을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2017년부터 매년 15회 정도 장애인과 다문화를 위한 기능성 공연을 펼치고 있다.

특히 소외계층이 수혜의 대상이 아니라 그들을 직접 공연에 출연시켜, 생산자로서 사회성 발달과 자존감 향상의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소외계층 관객들 또한 자신과 같은 처지의 공연자들로부터 더 큰 감동을 받게 되기 때문에,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시각장애인 세종대왕의 선진 장애인 복지정책을 담은 역사 무용극 ‘세종과 지화, 춤을 추다!’와 선배 결혼 이민자의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하는 다문화 토크콘서트 ‘국악공연으로 배우는 한국살이’ 등으로 받은 사랑을 사회에 돌려주고 있다.

수상경력도 화려하다. 2014년 사회적기업진흥원으로부터 사회적기업육성사업 최우수상을 수상한 이후 매년 2~3개의 수상실적을 자랑한다. 최근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로부터 소외계층 문화순회사업에 선정됐고 올해는 사회적경제 활성화 공로를 인정받아 국무총리 표창의 영예까지 얻었다.

 

[비단] 행사공연 2
퓨전국악밴드 ‘비단’의 공연모습.(사진제공=케이앤아츠)

 

12월에는 ‘비단’ 4집 음반이 출시될 예정이다. 이번에는 도깨비, 경복궁, 황진이 등의 스토리가 담긴다고 한다. 특히 ‘360도 VR 문화유산 다큐멘터리’가 연동된다고. 미래 영상콘텐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규모 있는 투자를 결정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또 새롭게 기획한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기능성 국악공연’이 예정돼 있고 장기적으로는 ‘기업 후원 유치를 통한 안정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것이 목표다. 김기범 대표는 말한다. 당장 눈앞의 이익만을 쫓아 대중문화의 격을 떨어트리는 우를 범하지 않겠노라고 말이다.

“‘퓨전국악’이라는 장르가 대중들에게 아직은 생소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당장 눈앞의 이익만을 쫓아 스스로의 가치를 떨어트려서는 안 되죠. 이런 대중문화 콘텐츠의 실패사례를 거울삼아 저 스스로 더 많은 노력을 경주하고 회사의 가치 있는 시도들이 언젠가는 그 빛을 발휘하게 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시간에도 어려운 환경 속에서 묵묵히 사회공헌의 가치를 실천하고 있는 동료 사회적 기업가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양세훈 기자 twonews@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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