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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호흡'의 윤지혜, 배우 인권에 대한 용감한 폭로일까?

'불행 포르노'라는 단어로 촬영 당시의 아마추어리즘 정조준
감독과 제작사의 입장 아직까지 없어

입력 2019-12-16 19:21

영화 호흡
아이를 납치한 과거가 있는 여자와 납치된 그 날 이후 인생이 송두리째 무너져버린 민구가 12년 만에 다시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심리 드라마 영화 ‘호흡’.(사진제공=영화사그램)

배우 윤지혜가 영화 ‘호흡’ 당시 겪은 고통을 호소하면서 배우의 인권에 대해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윤지혜는 지난 14일 자신의 SNS에서 “아직 회복되지 않는 끔찍한 경험들에 대해 더 참을 수 없어 털어놓으려 한다”며 장문의 글을 올렸다. 

 

윤지혜는 “제 연기 인생 중 겪어보지 못한, 겪어서는 안 될 각종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현장이었다”며 마케팅에 사용된 무관한 사진들, 그리고 위험천만을 감수하며 찍었던 당시의 상황들을 세세하게 밝혔다. 

 

그는 “욕심만 많고 능력은 없지만 알량한 자존심만 있는 아마추어와의 작업이, 그것도 이런 캐릭터 연기를 그 속에서 해야 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짓인지, 얼마나 무모한 짓인지, 뼈저리게 느꼈고 마지막 촬영 날엔 어떠한 보람도 추억도 남아있지 않았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이 영화는 불행 포르노 그 자체”라며 “알량한 마케팅에 2차 농락을 당하기 싫다”라고 밝혀 연일 검색어에 오르고 있는 것. 오는 19일 개봉을 앞둔 ‘호흡’은 한국영화아카데미(KAFA)에서 선정된 졸업작품으로 제작비는 7000만원대로 알려져있다.

배우가 “되는 대로 찍어대던 주인 없는 현장이라고 지적한 데에 대해서 영화계 관계자들은 허탈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윤지혜에 따르면 아마추어적인 촬영 방식에 대해 이게 장편 입봉작이네요라고 말하자 연출을 맡은 권만기 감독이 “학생 영화를 누가 입봉으로 보느냐”고 대답했기 때문이다. 

 

이에 얼마전 장편 감독으로 데뷔한 모 감독은 “그 말이 사실이라면 언행이 말 한 여러 영화학도들과 현장의 영화인들이 들인 각고의 노력을 폄하하는 것”이라며 KAFA 작품뿐만 아니라, 여러 대학교 영화학과의 졸업작품들이 수준높은 완성도와 더불어 일부 개봉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20년차 영화 제작자인 B씨 역시 “자조적인 표현이 아닐까싶다. 그 정도 예산이면 꽤 상세한 프리프러덕션 과정이 빈틈없이 진행됐어야 할 규모다. 상업 영화 시장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손, 혹은 투자 배급에 대한 우려의 말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윤지혜는 15일 다시 글을 올려 “(영화에) 참여하신 분들께 다시 한번 죄송하다”며 “제가 벌인 일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데, 후회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배급사 측 관계자는 윤지혜의 이런 폭로에 대해 “글을 쓰신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사실관계를 파악해 곧 공식 입장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호흡’은 아이를 납치한 정주(윤지혜)와 납치된 그 날 이후 인생이 송두리째 무너져버린 민구가 12년 만에 다시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심리 드라마다.영화 ‘호흡’은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뉴커런츠상과 KTH상을 수상하며 단숨에 평단의 주목을 받은 권만기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이다. 윤지혜는 1998년 영화 ‘여고괴담’으로 데뷔,영화 ‘군도’ ‘아수라’ 등을 통해 남다른 연기력을 뽐내왔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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