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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매수 나선 개미, 신용융자 10조 돌파…“괜찮을까?”

입력 2020-02-02 09:13
신문게재 2020-02-0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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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하 신종 코로나)이 확산되면서 코스피가 2120선까지 붕괴됐으나, 개인투자자들의 ‘빚 투자’ 금액은 계속 오르고 있다. 현재의 증시 폭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한 개인이 빚을 내서라도 주식을 순매수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경우 증권사들이 증시가 지금보다 더 크게 하락해 투자자들의 상환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할 경우 주식을 강제 처분하는 ‘반대매매’를 할 수 있어 문제다.

2일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서비스에 따르면 지난달 30일까지 집계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합산 신용융자잔고는 전날보다 144억(0.14%) 증가한 10조1070억원이다. 신용융자잔고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9조2072억원에 그쳤으나, 올해 코스피가 반등 추세에 나서면서 꾸준히 증가해왔다.

신용융자잔고는 주가 상승을 예상한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사에 주식을 빌려 투자한 금액이다. 통상 증시가 오를 때 신용융자잔고도 함께 오르지만, 최근 코스피가 신종 코로나의 확산으로 23일부터 6.54% 하락해 2100선을 위협하는 상황에서도 개인투자자들의 빚은 늘고만 있다.

일자별로는 코스피가 신종 코로나의 영향으로 1% 가까이 하락했던 지난달 23일 신용융자잔고는 양 시장 합산 491억원 늘었다. 이후 3% 폭락했던 28일에는 202억원 늘었고, 0.39%의 강보합세를 보였던 29일에는 무려 729억원이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개인투자자들의 거래 비중이 높은 코스닥시장의 신용융자잔고가 더 빠르게 늘지만, 최근 이례적으로 유가증권시장의 신용융자잔고 증가세가 더 뚜렷한 모습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0일까지 집계된 시장별 신용융자잔고는 유가증권시장이 4조4917억원, 코스닥시장이 5조6153억원이다. 유가증권시장은 전날보다 381억원 증가한 반면, 코스닥시장은 238억원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 확산 이후 신용융자잔고가 가장 크게 늘었던 29일에도 유가증권시장의 신용융자잔고(391억원)가 코스닥시장(338억원)보다 더 많이 늘었다.

이는 개인투자자들이 최근의 증시 하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23일부터 31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금액은 삼성전자로, 총 1조481억원어치를 쓸어담았다. 삼성전자 다음으로는 SK하이닉스(1740억원), 삼성전자 우선주(1298억원), 호텔신라(914억원), POSCO(506억원), 롯데케미칼(467억원), S-Oil(401억원), 신세계(397억원), SK이노베이션(394억원), LG전자(385억원), LG생활건강(372억원) 순이다.

문제는 질병에 대한 공포심리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개인투자자들이 빚 투자를 청산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증권사들이 빌린 주식을 강제 처분하는 ‘반대매매’를 할 수 있다. 하나금융투자 김용구 연구원은 “당초 신종 코로나는 국지적 전염병 단계로 제한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현재는 판데믹(Pandemic·전염병의 전 세계 확산)에 견줄 수준까지 증폭됐다”고 우려했다.

김 연구원은 “지난 2003년 사스 창궐 당시를 웃도는 신종 코로나의 확산 속도와 범위, 중국 대명절인 춘절(春節) 관련 인구 대이동으로 인한 공포감이 맞물리면서 투자자들의 매도 공세가 더욱 커지고 있다”며 “다음주 투자자들의 이목 역시 신종 코로나 관련 뉴스 변화에 집중될 것으로 보이며, 코스피는 2100포인트에서 하방지지를 시험하는 전개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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