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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누군가는 소를 키워야 한다

입력 2020-04-20 14:30
신문게재 2020-04-2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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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길청 글로벌 애널리스트/미래경영평론가
4·15 총선거의 결과는 파격적인 새로운 대한민국의 진로를 암시하고 있다. 때마침 온 지구에 거세게 불어 닥친 코로나바이러스의 파괴적인 공습으로 모든 지구가 거의 동작을 멈춘 상태에서 대한민국의 총선거는 마치 국가비상사태처럼 치러졌다.



저마다 국가의 장래에 대한 오랜 신념과 성찰의 결과로 나온 선거결과이겠지만, 코로나사태로 너나 할 것 없이 생명과 생존의 위협을 절감하며 들어간 기표소에서의 이번 결정은 우리 정치사에 엄청난 변혁을 가져올 새 이정표를 만들어 놓았다. 그 힘은 여당에 대한 전통적인 정서적·이념적 지지자에 현실적 민생유권자들이 합쳐진 결과로 보인다.

오히려 승리를 거둔 여당 사람들에게서 무섭고 두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번의 선거결과는 다수의 국민들이 앞으로 필요한 국가의 책무와 역할을 다시 그려서 정치인들에게 내보인 셈이다. 그러니까 많은 국민들이 자신의 미래의 생명과 생존과 삶을 국가에게 의탁하는 대중적 결정을 내린 셈이다. 이는 민생유권자 층이 많은 수도권의 큰 지지도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앞으로 여유가 좀 있는 곳의 곳간 문을 열어서라도 나라 돈을 어려운 국민들에게 나누어주고, 없어진 일자리도 이참에 살리고, 그런 가운데 나라살림도 온전하게 돌리고, 국민들의 건강과 안녕도 잘 지켜달라는 다양한 생각들을 담아서 주로 사회적 정치인 역할을 자임해온 지금의 여당 정치인들에게 짐을 지운 것으로 보인다.

두 달 남짓 경험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생경한 원격생활이 국민 각자에게 적지 않은 두려움과 황망함을 안겨주고 있는 가운데, 웬만한 사람이면 갑자기 수입이 줄거나 끊기고, 일상생활이 어려운 실정을 경험하고 보니 국가의 존재가 다시금 국민들의 가슴을 부지불식간에 파고 든 것이다. 이후의 닥칠 또 다른 사회적 보건위생과 개인 건강의 염려도 국가가 아니면 도무지 대처가 안 될 것이란 점도 이번에 모두 절감했다.

지금 많은 국민들은 장차 개인들의 삶의 안정과 사회 안전과 국가안위를 국가에서 챙기고 관리하라는 마음들을 모아 표심으로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가가 유권자들의 이같은 바램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재화가 필요하다. 그러니 이후에 궁금한 것은 앞으로 “나라의 소를 누가 키우느냐”는 문제이다.

미국은 중국에 있는 미국의 생산공장을 전부 다 가져올 것이란 엄포를 계속 날리고 있다. 프랑스 대통령은 국민들이 늘 필요한 생필품을 해외에서 만드는 일은 미친 짓이라고 일갈을 했다. 결국 이제 세계 생산주의는 이렇게 막을 내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럴 경우 수출이 생명인 우리나라의 생산입지는 더 좁아질 것이 분명하다. 여당은 이제 기업가정신과 상인정신으로 세계시장을 개척하고 한국의 브랜드를 높이 세우고 있는 한국의 기업인과 비즈니스맨들의 역할과 기여도를 다시금 기억하고 재평가하여 그 가치를 존중하고 성원해 주는 일이 꼭 필요하다고 본다. 자칫 여기서 정치이념적인 승리에 도취되어 또 예의 특정한 정치이슈를 바로 들고 나오면 이번에 따라간 많은 민생적 지지자들은 대거 실망할 것이다.

  

엄길청 글로벌 애널리스트/미래경영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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