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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부하에게 책임 떠넘기는 리더들

입력 2020-08-06 14:45
신문게재 2020-08-0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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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호 생활경제부 기자

“리더는 책임지는 사람이다.”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한국을 사상 첫 준우승으로 이끈 정정용 감독의 말이다. 정 감독의 이 말을 요즘 다시 곱씹게 된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유관단체인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와 한국여성경제인연합회(여경협)가 몸살을 앓고 있다. 배동욱 소공연 회장이 ‘춤판 워크숍·일감몰아주기’ 논란, 정윤숙 여경협 회장은 ‘폭언·욕설·성희롱’ 논란에 휩싸인 탓이다.

이 과정에서 배 회장과 정 회장의 리더십이 도마에 올랐다. 자신으로부터 촉발된 논란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오히려 직원들에게 책임을 전가했기 때문이다.

배 회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도 지난 6월 강원도 평창에서 2박 3일 워크숍을 기획, 강행했다. 특히 걸그룹까지 동원해 춤판과 술판을 벌여 질타를 받았다. 문제가 되자 배 회장은 외부 접촉을 차단하며 자신에게 날아온 화살을 피했다. 오히려 행사를 담당한 직원들을 꾸짖고 이들을 경질하겠다고 엄포까지 놓았다.

정 회장은 지난해 1월 협회장으로 취임한 후 협회 소속 모 직원에게 욕설을 포함한 폭언을 하고 성희롱까지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 직원은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고 현재 휴직 중이다. 이 같은 논란에 정 회장 역시 오히려 책임을 아랫사람에게 전가했다. 지난 3일 열린 이사회에서 이의준 상근부회장 해임안을 즉석에서 상정해 처리한 것이다. 해임 사유는 ‘회장을 보좌하는 역할이 태만했고 직원과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였다.

리더십 전문가인 존 맥스웰은 21가지 리더의 조건 가운데 한 가지를 책임감으로 꼽았다. 선한 지도자는 자신을 대신할 희생양을 찾지 않는다는 그의 말이 강하게 공감되는 요즘이다.

 

유승호 생활경제부 기자 peter@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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