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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게임체인저 코로나19 백신…금은 못먹어도 금

입력 2020-08-13 15:10
신문게재 2020-08-1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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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5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의 금 정제공장에서 한 작업자가 20kg짜리 금괴를 들고 있다. (AFP=연합)

 

코로나19 백신이 시장의 흐름을 바꿀 게임체인저로 주목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최근 온스당 2천달러를 넘어섰던 안전자산 국제 금값은 실질금리를 반영하는 미 국채 10년물의 상승, 미국의 양호한 경제지표, 최근 시세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그리고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등록을 발표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 등의 영향으로 하락했다.

특히 백신 개발의 성공 가능성과 금값 하락의 연관성이 주목을 받았다. 백신이 현재 시장의 흐름을 바꿀 게임체인저라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금융시장에 최대 변수는 코로나19 팬데믹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미국 등 주요국이 재정 및 통화정책으로 시장에 공급한 막대한 유동성이 있었다. 3월과 4월 사이에 연준이 시장에 공급한 유동성 규모만 2.4조달러로 세계 금융위기 당시 5년동안 공급한 유동성에 맞먹는다. 트럼프 행정부가 쏟아 부은 재정만해도 2.8조달러로 금융위기때 1년동안의 공급액을 넘어선다. 이는 자산의 가격과 펀더멘털의 괴리, 즉 금융과 실물의 괴리를 가져왔다.

그러나 효과적인 백신이 등장한다면 코로나19 확산세는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고, 경제의 펀데멘탈 회복 속도는 가속화된다. 금을 비롯한 안전자산 가격의 조정이 예상되는 지점이다. 백신 개발 성공과 경제 낙관론은 주식시장에 분명한 호재이지만, 미 연방준비제도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유동성 공급 규모를 조정할 것이냐에 따라 추가 자산가격 조정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월 대선을 앞두고 사력을 다해 백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민주당 바이든 캠프 진영을 잡는 회심의 카드로 보기 때문이다. 백신개발과 확보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으며 백신 개발을 앞당기려는 모습이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시장이 코로나19 백신의 조기 등장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11월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렇다면 금 랠리는 이제 막을 내릴 것인가. 월가의 베테랑 금 투자자의 답은 ‘아니오’(no)다. 지난 50년간 금에 투자해온 조지 밀링 스탠리는 비즈니스인사이더에서 “금값에 낙관적인 이유는 주식이 계속 오른다는 것에 회의적이기 때문”이라며, “선진국의 경기회복세가 둔화되고 달러약세가 이어지면 금 수요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사상최고치 기록을 경신해온 금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금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위험회피, 저금리 장기화, 인플레이션 헤지(hedge)를 꼽고 있다. 첫째, 금이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주식과는 역(逆) 상관관계에 있는 안전자산이기 때문이다. 통계적으로 주가가 내릴 때 금값은 오르는 경향이 있다. 주식투자시 주가 하락의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금을 일정 부분 포트폴리오로 가져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둘째,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도 금을 보유해야 하는 이유가 된다. 마지막으로 인플레이션 헤지인데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현금의 가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 당장 인플레이션 급등의 우려를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의 에릭 로젠그렌 총재는 12일 일각에서 적극적인 유동성 투입으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 전망이 나오는 것에 대해 “인플레의 상당한 상승을 걱정하기는 너무 이르다”며 “오히려 아직 2% 물가 목표에 도달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7월 근원 소비자물가(CPI)는 전월대비 0.6% 상승해 약 30년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와 관련, MUFG 유니온뱅크의 크리스 럽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BC에서 “연준은 지난 몇 달간의 하락을 상쇄하는 정도로 여길 것”이라고 평가했다. 금은 단기적 관점 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미래의 인플레이션에 대비하는 투자대상이라는 얘기가 된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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