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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내 가수' 일상·공연 한눈에… 애타는 팬덤 8조시장 잡아라

[즐거운 금요일] IT 빅3, 팬플랫폼 경쟁 본격화

입력 2020-12-10 19:00
신문게재 2020-12-11 14면

 

(사진출처=게티이미지)

 

“은채야, 일어날 시간이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거주하는 중학생 형은채(14)양은 매일 아침 유니버스에서 흘러나오는 아이즈원 권은비의 모닝콜로 아침을 맞는다. 눈을 뜨자마자 FNS(Fan Network Service)에 접속해 올라온 글들을 확인한다. 오후에는 아이즈원이 참여한 예능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FNS에 소감을 남긴다. 

 

2021년 케이팝을 좋아하는 어느 여중생 팬의 하루를 가상으로 구성했다. 실제로 공룡 IT기업들은 약 7조 9000억원에 달하는 팬덤시장(박용희 IBK 투자증권 연구원)을 잡기 위한 경쟁이 한창이다. 

 

 

지난 10월 위버스가 중계한 방탄소년단‘BTS MAP OF THE SOUL ON_E’ 콘서트의 한장면 (사진제공=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선두주자인 네이버의 ‘브이라이브 팬십’을 필두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의 ‘위버스’, NC소프트의 자회사 클랩이 운영하는 ‘유니버스’까지 ‘팬덤플랫폼 3파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플랫폼의 핵심은 팬들의 커뮤니티 기능이다. 플랫폼을 통해 스타와 팬들이 소통하며 소속감, 동질감을 높인다. 운영진은 스타의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콘서트를 중계하며 팬데믹으로 인한 비대면 시대에 걸맞는 볼거리를 끊임없이 제공한다. 

 

스타의 목소리(AI 보이스)를 활용한 첨단 기능, 아바타 서비스까지 놀거리도 풍부하다. 여기에 커머스 시장을 도입한 굿즈 판매로 수익성을 높인다. 케이팝 아이돌 업계가 아이들 코 묻은 돈으로 운영되는 시장이 아니라 규모의 산업으로 확대됐다는 의미기도 하다. 

 

 

◇‘팬십’·‘비욘드 라이브’·‘제페토’ 엔터 업계 관심

 

네이버 ‘팬십’에 합류한 아티스트들 (화면캡처)

 

2015년 출범한 네이버 브이라이브는 ‘팬플랫폼’의 원조다. 스타들의 채널을 마련해 스타와 팬이 영상과 실시간 채팅을 통해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선보였다. 브이라이브 이전에는 포털사이트에 개설된 ‘카페’를 통해 텍스트로만 소통했던 팬들은 스타의 얼굴을 직접 보는 단독방송에서 ‘먹방’이나 ‘눕방’ 같은 소소한 일상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만족을 드러냈다. 

 

네이버는 여기서 더 나아가 ‘팬십’ 기능을 강화했다. ‘팬십’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스타가 팬을 위한 멤버십 프로그램을 설계·구축하는 구독 콘텐츠다. 팬들은 ‘팬십’을 통해 콘서트 티켓 선예매, 스페셜 라이브 영상, 오프라인 이벤트 초대, 디지털 상품과 굿즈 구매 등을 할 수 있다.

 

 

슈퍼엠의 언택트 콘서트 ‘비욘드 라이브’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네이버는 지난 8월 국내 최대 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에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며 공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그동안 자체 팬클럽 플랫폼 ‘리슨’을 운영해오던 SM은 팬클럽 서비스를 네이버의 팬십으로 일원화했다. 엑소 팬클럽 ‘엑소엘’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팬십을 통해야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네이버가 지난 4월 SM과 업무협약을 맺고 선보인 세계 최초 온라인 전용 콘서트 ‘비욘드 라이브’의 규모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SM은 JYP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이 콘서트를 운영하는 기획사 ‘비욘드 라이브 코퍼레이션’을 설립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가 운영하는 증강현실(AR) 기반 가상 아바타 플랫폼 ‘제페토’ 역시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위버스’, BTS 넘어 해외스타 유치 

 

 

지난 10월 위버스가 중계한 방탄소년단‘BTS MAP OF THE SOUL ON_E’ 콘서트의 한장면 (사진제공=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의 팬플랫폼 ‘위버스’의 등장은 네이버가 독주하던 플랫폼 시장 경쟁에 불을 지폈다. 지난 6월 출범한 위버스는 방탄소년단을 필두로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세븐틴, 뉴이스트, 여자친구 등 빅히트 산하 레이블 가수 외 씨엘, 선미, 헨리, 드림캐쳐 등 여타 소속사 가수들까지 둥지를 틀었다. 위버스 앱은 지난 7월 말 1000만 다운로드를 넘겼다. 월간 이용자 수는 지난 8월 기준 470만명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위버스의 핵심은 방탄소년단의 팬클럽 아미를 필두로 한 ‘패밀리십’이다. 실제로 지난 6월  위버스가  독점 중계한 방탄소년단의 비대면 콘서트 ‘방방콘 더 라이브’는  전 세계 107개국 75만명이 관람하며 2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방탄소년단의 스타디움 투어 다큐멘터리 ‘브레이크 더 사일런스: 더 무비 코멘터리 패키지’, 31일 열리는 ‘2021 뉴 이어스 이브 라이브’ 공연 역시 위버스를 통해서만 볼 수 있다. 

 

위버스 이용자들은 온라인으로 운영되는 ‘위버스숍’을 통해 한정 굿즈를 구매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빅히트가 두 플랫폼을 통해 거둔 매출은 1127억원이다. 이는 빅히트 전체 매출의 38.3%를 차지한다. 빅히트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그레이스 에이브럼스, 알렉산더23, 영국 팝가수 영블러드 등의 위버스 합류를 유치한다. 주식시장에서는 “빅히트 상장의 핵심은 위버스”라며 “해외 유명 팝스타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흘러나오는 이유다. 

 

 

◇전 세계 K팝 팬들의 놀이터 ‘유니버스’

 

NC소프트가 선보이는 K팝 플랫폼 ‘유니버스’ (사진제공=클랩)

 

NC다이노스로 야구계에 한 획을 그은 ‘택진이 형’ 김택진 대표가 이끄는 NC 소프트도 케이팝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내년 초 선보일 ‘유니버스’는 다양한 콘텐츠 제공이 핵심이다. 

 

스타의 목소리를 활용한 AI보이스, 스타가 직접 모션캡처 및 보디스캔에 참여해 꾸민 캐릭터로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는 스튜디오 등  NC소프트의 기술력을 활용하고 유니버스가 자체 제작하는 음원 및 예능 프로그램 등으로 팬들의 놀이터를 한국어, 영어, 일본어 등 3개 언어로 제공한다.

 

 

NC소프트가 선보이는 K팝 플랫폼 ‘유니버스’ (사진제공=클랩)

 

이미 아이즈원·몬스타엑스·강다니엘·에이티즈·(여자)아이들·우주소녀·더보이즈·박지훈·CIX 등 쟁쟁한 케이팝 스타 11팀이 합류를 발표했고 지난 달 12일부터 진행 중인 사전 예약은 7일 기준 100만 건을 돌파했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대만,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전세계 186개 케이팝 팬들이 참여했다. NC 소프트 측은 “‘유니버스’ 내에서만 제공되는 다양한 콘텐츠로 이용자들의 만족도를 높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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