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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점수 높아서 억울해"…인터넷은행, 고신용자 대출중단 역차별 논란

입력 2021-11-08 14:23
신문게재 2021-11-0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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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연합뉴스)

 

직장인 최가영(30)씨는 취업과 동시에 신용점수 관리에 나섰다. 전세대출을 받을 시 마이너스 통장을 통해 잔금을 융통할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학자금 대출과 신용카드 대금을 연체 없이 상환하자 최 씨의 KCB(한국 신용평가 사무국)기준 신용점수는 700점대에서 900점대로 올랐다. 하지만 일부 은행이 고신용자 대출을 취급하지 않는다는 소식에 최 씨는 월세 계약 연장을 검토하며 허탈해 하고 있다. 최 씨는 “신용점수만 높을 뿐이지 전세대출금을 모으기에 연봉이 턱없이 모자라다”고 토로했다.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이 중·저신용자를 위한 대출 혜택은 확대하고 있는 반면 고신용자의 대출은 제한하자 역차별 논란이 일고있다. 소득과 신용점수는 항상 일치하지 않는 만큼 연 소득이 적은 고신용자의 경우 자금 융통 창구가 막힐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6일부터 연말까지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마이너스 통장 신규 개설과 증액을 제한하기로 했다. KCB 기준 신용점수 820점을 초과하면 고신용자로 분류된다. 해당 점수 이하에 해당하는 고객은 제한 없이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 역시 지난달 8일부터 연말까지 고신용자 대상 신규 대출과 마이너스 통장 발급을 중단한 상태다.

반면 인터넷은행들은 중·저신용 대출 상품은 기존대로 유지하는 한편 이자 환급 혜택까지 제공하며 고객 확보에 열중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 9월부터 신용점수 820점 이하의 중·저신용 고객에게 총 두 달치 이자를 지원해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6월 시작한 중·저신용자 첫 달 이자 혜택을 연말까지 연장했다.

인터넷은행들이 이같은 행보에 나선 이유는 올해 말까지 할당된 중금리 대출 비중 목표치를 달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에 고신용자 대출 비중을 줄이고 중신용자 대상 혜택을 늘리는 ‘포용적 금융’을 주문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최근 가계부채 규제 기조의 영향도 있고 중·저신용자가 대출 여력이 부족한 부분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역차별 논란이다. 금융당국이 고신용자를 고소득자의 의미로 통용하면서 신용점수는 높지만 연 소득은 높지 않은 고객들의 대출 기회가 적어지는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KCB 관계자는 “평가기관에서는 소득 정보만으로 신용을 평가하지 않는다”며 “외상거래 기록이 좋으면 연소득이 낮은 고객이라도 신용점수가 높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뱅크 한 관계자는 이같은 논란과 관련해 “대부분의 고소득자는 신용점수가 높은 경향이 있다고 본다”면서도 “소득이 적은 고신용자들이 불만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은 이해한다”고 밝혔다. 이어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내년의 시장 상황에 따라 지금의 조치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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