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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별 기자의 K엔터+] 일반인 예능 전철 고스란히 밟은 ‘프리지아’ 논란…제작진·넷플릭스 책임은?

입력 2022-01-23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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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솔로지옥’에 출연한 송지아씨 (사진제공=넷플릭스)

 

‘조은별 기자의 K엔터+’는 시시콜콜한 연예계 현상부터 K팝, K드라마, K예능 등 다양한 ‘K 콘텐츠’를 엔터테인먼트 전문 기자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알기 쉽게 설명하는 코너입니다.



터질 것이 터졌습니다. 넷플릭스 ‘솔로지옥’ 이야기입니다. 한국 예능 프로그램 최초로 글로벌 10위 안에 들어가며 K드라마에 이어 K예능의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렸던 것도 잠시, 출연진의 가품 착용 논란으로 글로벌 망신을 톡톡히 당했습니다.

논란의 주인공인 송지아 씨는 팔로워 100만 명을 자랑하는 뷰티 크리에이터입니다. ‘솔로지옥’에 출연하기 전부터 자신의 유튜브와 SNS계정을 통해 호화로운 생활을 보여주곤 했습니다.

그는 ‘솔로지옥’의 인기에 힘입어 국내외에서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솔로지옥’ 출연 전 47만 명이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330만 명을 넘겼고 58만명에 달했던 유튜브 채널 역시 184만 명으로 증가했습니다.

이런 송씨를 잡기 위해 브랜드들이 발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송씨가 SNS개인 계정이나 유튜브를 통해 브랜드 제품을 소개할 경우 약 3000만원 (SNS)에서 8000만원(유튜브 브랜디드 광고 제작)의 비용을 받게 됩니다. 연예인 못지 않은 높은 비용에도 그를 잡기 위해 각 브랜드들이 줄을 서면서 올해 5월까지는 스케줄이 꽉 차 있다는 전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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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솔로지옥’에 출연한 송지아 씨 (사진제공=넷플릭스)

 

하지만 가품착용 논란으로 SNS광고 퀸 역시 무산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그가 ‘솔로지옥’에서 착용한 명품 목걸이나 명품 의류 등이 모두 가품이라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설상가상 유튜브 채널에서 명품 향수를 홍보할 때 착용한 해당 브랜드 가방 역시 가품이라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결국 논란이 커지자 송씨는“지적해 주신 가품 논란은 일부 사실”이라며 “디자이너의 창작물 침해 및 저작권에 대한 무지로 인해 발생한 모든 사건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문을 게재했습니다.

송씨의 사과에도 논란은 쉬이 잠들 기색이 보이지 않습니다. ‘솔로지옥’이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으면서 송씨 사태 역시 외신이 보도하는 듯 국제적 망신을 톡톡히 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한국의 넷플릭스 스타 송지아가 ‘짝퉁 샤넬’ 스캔들에 대해 사과했다”며 “이번 일로 대중들은 송지아가 명성을 얻기 위해 ‘페르소나’를 꾸민 것이 아닌가 의문을 갖게 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질랜드의 뉴질랜드 헤럴드와 싱가포르의 스트레이츠타임스 등도 관련 논란을 소개했습니다.
 


◇피할 수 없는 일반인 논란? 무책임한 제작진·강 건너 불구경 넷플릭스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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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아 씨의 가품 논란을 제기한 유튜브 채널 (유튜브 화면캡처)

일반인이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의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불특정다수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오디션이나 일반인의 사연을 토대로 방송하는 프로그램의 경우 적지 않은 잡음이 일곤 했습니다.


과거 ‘솔로지옥’과 비슷한 콘셉트의 연예 예능 프로그램인 ‘하트시그널’의 경우 시즌3 출연자의 과거 학교폭력 의혹이 제기돼 대중의 거센 질타를 받았습니다. 최근에는 SBS플러스 ‘나는 솔로’ 출연자 영철의 무례한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예능 프로그램 제작진들은 논란이 일 때마다 억울함을 호소합니다.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도 리스크를 사전에 방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수많은 일반인들의 잘잘못을 사전에 검증하는 것은 사찰에 가깝다는 주장입니다. 이 또한 일리 있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솔로지옥’은 여타 일반인 프로그램과 사뭇 궤를 달리 합니다. 이 프로그램의 출연자들은 일반인과 연예인 사이를 오가는 이른바 ‘연반인’들입니다. 일례로 또 다른 출연자인 강소연 씨의 경우 과거 아이돌 그룹으로 활동했고 스포츠 채널에서 리포터로도 얼굴을 알렸습니다. 즉 평범한 일반인들보다 비교적 미디어의 속성을 잘 아는 이들로 출연진이 구성됐다는 의미입니다.

사전에 충분한 시간을 거쳐 프로그램을 촬영하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대중의 호불호, 혹은 리스크를 방지하기 수월한 편입니다. 논란이 된 가품 의상 착용의 경우 촬영 전 제작진이 사전에 확인했어야 할 문제입니다. ‘연반인’인 송씨를 섭외할 때 유튜브와 소셜미디어가 큰 역할을 한 만큼 더욱 면밀하게 살펴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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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아씨가 지난해 9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디올 향수 홍보 영상. 송지아 인스타그램 캡처)

 

그럼에도 불구하고 ‘솔로지옥’ 제작진, 그리고 방송을 내보낸 넷플릭스는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전지적 참견시점’ 등 송지아 씨를 섭외한 여타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들이 기존 녹화분을 불방하기로 결정하는 것과 달리 JTBC ‘아는 형님’ 출연을 강행하는 등 홍보에 열을 올렸습니다. ‘솔로지옥’은 JTBC 예능PD들이 제작한 프로그램입니다.

넷플릭스의 한국 콘텐츠 총괄 강동한 부사장(VP)은 지난 19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국내 취재진과 간담회에서 넷플릭스의 2022년 청사진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망사용료 등 논란이 첨예한 문제에 대해서는 자신이 관여하는 분야가 아니라며 원론적인 입장만 고수했습니다.

‘솔로지옥’ 논란은 아예 언급조차 없었습니다. 과연 넷플릭스는 ‘솔로지옥’ 논란에서 아무런 책임이 없는 걸까요. “한국과 궁합이 잘 맞는다”며 글로벌OTT 대전에서 자신감을 피력했지만 한국인이 바라는 책임감있는 미디어의 모습을 찾기는 힘들었습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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