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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뉴 스페이스’ 시대 성큼… 제약·바이오도 우주 시장 ‘눈독’

[스마트라이프] 우주 방사선, 우주 환경이 인체에 가하는 중요 위험인자
엔지켐·보령 등 대기권 밖 ‘인간 건강 상태 변화’ 선도적 대응 나서

입력 2022-04-25 07:15
신문게재 2022-04-2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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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우주’를 놓고 경쟁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를 맞아 우주 방사선 등이 인체에 끼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관련 시장이 달아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주 시장은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20년 후 약 1200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할 정도로 잠재력이 크다.  

‘버진갤럭틱’과 ‘블루오리진’은 지난해 7월 최초의 민간인 준 궤도 우주 여행을 다녀왔으며, 9월에는 ‘스페이스X’가 최초로 민간인 궤도 우주 비행을 실현했다. 특히 스페이스X는 ‘디어 문 프로젝트’를 통해 ‘달 여행 상품’을 판매하고 ‘폴라리스 프로젝트’로 화성 여행 상품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우주 환경이 인체에 가하는 영향 중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는 ‘우주 방사선’이다. 우주에는 주로 양성자로 구성된 1차 우주 방사선이 존재하며, 지구 대기권으로 들어오면서 대부분 사라지는 2차 방사선과 달리 입자가 커 인체에 해롭다.

2019년 국제 우주정거장에서 340일간 체류하고 돌아온 스콧 켈리와 지구에 머물렀던 그의 일란성 쌍둥이의 인체를 비교한 결과, 우주 방사선이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스콧은 면역 체계와 눈 기능이 손상되고 근육량과 골질량이 손실되는 생리학적·생화학적 변화와 비활성화 돼 있던 특정 유전자 활성화, 염색체 구조적 변화 등의 유전학적 변화를 겪었다.

이 연구와 우주 시대 본격 진입을 계기로 우주 의학에 대한 새로운 연구가 이어졌다. 독일 ‘중이온가속기연구소’는 가속기를 활용한 우주 방사선 연구를 진행해 오고 있으며, 러시아는 1990년대 중반부터 우주 방사선 감시 시스템 개발과 선량 및 위험도를 평가를 위한 정량적 측정법을 확립했다. 프랑스 국립보건의료연구소는 우주 활동에서 우주 방사선 노출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일본과 중국이 앞서고 있다. 일본 국립 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는 우주 방사선과 유사한 입자선들을 생성해 △우주 방사선의 생물학적 효과 △방사선 차폐 △우주 방사선 검출 등의 연구를 수행 중이다. 중국 과학원은 인공 우주 방사선을 구현해 인간 섬유아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고, 쑤처우 대학교는 알파선 저선량률 피폭에 의한 암 모델 정립과 세포 수준의 방사선 저항에 대해 연구했다.

국내에서도 한국항공우주의학회와 공군항공우주의료원이 우주 방사선에 의한 인체 영향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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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엔지켐, ‘EC-18’ 개발로 우주 방사선 연구 발판 마련

그렇다보니 우주와는 큰 연관이 없어 보이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도 우주 시장에 속속 관심을 갖는 분위기다.

엔지켐생명과학은 방사선 치료에 기인한 구강점막염 및 급성 방사선증후군 치료제 ‘EC-18’ 개발을 통해 우주 방사선 연구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우주 의학의 체계적 연구개발을 위해 부설 우주방사선의약연구소를 설립했다. 같은 해 4월에는 국내 최초 민간 우주 의학 연구소인 인하대학교 우주항공의학연구소와 우주항공의약품 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해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엔지켐생명과학은 향후 미국 하버드대학교, UC 데이비스, 센트럴 플로리다 대학교 등과 공동연구를 진행해 우주 방사선 예방·치료제를 개발할 예정이다. 2~3년 동안 x(엑스)-선과 γ(감마)-선 피폭으로 인한 조직 손상에 유효한 물질을 발굴하기 위해 ‘장기 온칩 기술(칩에 인간의 미니 장기를 만드는 기술)’을 활용, 비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해당 후보군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렇게 확보한 물질로 우주 환경 모사 조건에서 효능을 검증하고 5~6년 후에는 NASA와의 공동 임상연구를 추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후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 등 글로벌 민간 우주선 기업과 라이선스 협의를 통해 우주 방사선 예방 및 치료제의 제조와 판매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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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보령, 우주에서의 ‘휴먼 헬스케어 솔루션’ 찾는다

전통 제약사인 보령은 우주에서의 휴먼 헬스케어 솔루션을 찾기 위한 ‘제1회 CIS Challenge’를 개최한다.

이 회사는 우주 관광 시대가 열리면서 무중력 공간인 우주에서 인간 활동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대기권 밖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인간 건강 상태 변화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20년부터 CIS(Care In Space) 프로젝트를 준비해 왔다.

이번 CIS 챌린지 프로그램은 이러한 CIS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세계 각국의 우주 분야 헬스케어 스타트업을 비롯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많은 참가자들이 모여 향후 우주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헬스케어 관련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마련됐다.

글로벌 참가자들은 약 3개월 동안 어플리케이션 접수 및 사전 아이디어 검수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며 오는 7월 28일 UCLA 컨퍼런스 홀(Conference Hall)에서 열리는 발표 행사(Pitch Day)에서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이 때 선발된 팀은 12월 생중계되는 데모 데이(Demo Day)를 통해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자신들만의 아이디어와 솔루션을 설명하는 기회를 갖는다.

대회 기간 중에는 ‘미국 항공우주국 인간연구프로그램(NASA HRP-Human Research Program)’과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미국, 이스라엘 등의 우주 관련 기업들과 스탠포드, 하버드, MIT, 조지아텍 등 주요 대학들의 전문가들이 심사위원 및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해 챌린지를 통해 나오는 다양한 아이디어의 검증 및 사업 개발 등에 대한 맞춤형 멘토링을 제공할 계획이다.

임동주 보령 GIC(Global Investment Center) 팀장은 “앞으로 매년 CIS 챌린지를 개최해 우주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헬스케어 관련 이슈들을 주도해 나갈 예정”이라며 “나아가 새로운 투자 기회를 발굴하고 우주 의학 분야에서 꼭 함께 해야하는 글로벌 파트너사로 자리매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상준 기자 ansan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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