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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만화웹툰총서’ 대표 기획자 한창완 교수 “한국 웹툰의 미래, IP로 세계제패”

[짧지만 깊은: 단톡심화]

입력 2022-08-05 18:00
신문게재 2022-08-05 11면

한창원 교수
지난 달 출간된 ‘만화웹툰이론총서’(50권)와 ‘만화웹툰작가평론선’(50권)의 대표기획자인 한창완 세종대학교 창의소프트학부 애니메이션텍 교수(사진=본인 제공)

 

“지금까지는 우리끼리만 보는 콘텐츠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던 거죠. 이제 우리 웹툰은 애니메이션, 드라마, 영화, 게임, 뮤지컬 등으로 만들어져 글로벌 OTT를 통해 전세계가 보는 콘텐츠가 됐어요. 작가도, 독자도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세계화를 맞으면서 우리 웹툰은 과도기를 보내고 있죠.”



지난 달 출간된 ‘만화웹툰이론총서’(50권)와 ‘만화웹툰작가평론선’(50권, 이하 만화웹툰총서)의 대표기획자인 한창완 세종대학교 창의소프트학부 애니메이션텍 교수는 우리 웹툰의 현재를 “과도기”라고 표현했다.

사단법인 한국애니메이션학회 기획, 네이버문화재단 후원으로 커뮤니케이션북스에서 출간된 총 100권의 ‘만화웹툰총서’는 한국의 만화웹툰에 대한 현상적 비평과 콘텐츠의 본질, 특성 그리고 한국 근현대 중요 만화가와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하는 인기 웹툰 작가 등을 다룬다.  

 

만화웹툰총서
지난 달 출간된 ‘만화웹툰이론총서’(50권)와 ‘만화웹툰작가평론선’(50권)(사진제공=커뮤니케이션북스)

 

한국 웹툰의 역사, 개념, 기술, 제작, 산업화, 인물, 시장동향, 콘텐츠 개발 방법을 비롯해 그에 깃든 문화, 시대 등까지를 아우르는 총서는 64명의 만화애니메이션과, 국문과, 문예창작과, 문화콘텐츠학과, 미디어학과 등의 교수 및 박사, 영화·문화·문학 평론가 등 64명의 전문가가 꾸려 6년만에 완성했다.

“7000여억원에서 10년 이상 정체기를 겪던 한국만화시장은 2019년 1조를 넘어섰고 코로나19로 인해 1조 5000억원까지 증가했어요. 그 경계에 대한 논란들은 있지만 웹툰 캐릭터 라이선스 로열티나 굿즈 매출까지 포함하면 2조원에 육박할 겁니다. 기존의 만화시장은 책, 구독료가 다 였어요. 하지만 이제는 트랜스 미디어(드라마, 영화, 뮤지컬, 애니메이션 등으로 제작되는) 콘텐츠로 인한 시장이 어마어마해졌죠.”


◇전세계 표준, 아시아 콘텐츠 세계화의 브릿지가 된 한국 웹툰시스템

 

USWEBTOON
북미 'WEBTOON'

 

“웹툰 열풍보다 더 중요한 건 IP 개념이 됐다는 거고 한국 웹툰시스템이 전세계 표준이 되고 있다는 겁니다.”

한 교수는 네이버웹툰이 북미에 론칭한 ‘웹툰’,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합병한 미국 웹툰 플랫폼 ‘타파스 미디어’와 북미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 미디어’가 북미 웹툰플랫폼 1, 2위에 오른 현상에 대해 이렇게 의견을 전했다.

“웹툰 개념이 전무하던 북미의 만화 습관은 마블과 DC코믹스 만화책을 사보는 게 전부였어요. 작가들 역시 마블과 DC코믹스 등 만화 스튜디오에 매절로 넘기곤 했죠. 하지만 한국의 웹툰플랫폼들은 누구나 무료로 웹툰을 볼 수 있어요. 작가들은 만화를 업로드하면 돈을 받을 수 있죠. 게다가 IP도 줘요. 한국의 이 웹툰시스템이 미국 젊은 작가들과 독자들을 놀래켰어요.” 

 

한창완교수 연구실 스냅사진 2022
지난 달 출간된 ‘만화웹툰이론총서’(50권)와 ‘만화웹툰작가평론선’(50권)의 대표기획자인 한창완 세종대학교 창의소프트학부 애니메이션텍 교수(사진=본인 제공)

이어 한 교수는 “그들이 가진 가능성을 한국이 평가하기 시작한 것”이라며 “북미 뿐 아니라 유럽까지 확장돼 한국의 웹툰시스템이 전세계 스탠다드 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이 전세계 웹툰 중심의 생태계를 다시 한번 조율하고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 OTT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지고 있어요. 모든 사람이 모든 OTT에 정액료를 지불하진 않거든요. 보통 한두개 정도 선택하려할 겁니다. 초기시장에서의 선점이 성패를 가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이렇게 글로벌 OTT 시장을 분석한 한 교수는 “HBO, 유니버설, 파라마운트 등이 한국 OTT와 손잡고 한국시장에 진출하려는 움직임도 같은 맥락”이라고 덧붙였다.

“지상파 중심 네트워크에서 IP전쟁으로 전환되면서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 IP를 누가 가지고 있느냐가 핵심 경쟁력이 됐죠. 그 중 웹툰은 빠른 시간 내에 드라마, 영화 등으로의 콘텐츠화가 용이한 편이에요. 캐릭터를 보면 캐스팅이 되고 배경을 보면 헌팅도 되고 이미 핵심 독자들에 의해 완성도 및 대중성도 입증이 됐어요. 일반 시나리오에 비해 투자비는 적고 빠른 제작이 가능하죠. 그렇게 이미 웹툰은 IP 전쟁의 핵심 콘텐츠가 됐습니다.”

 

웹툰의 트랜스 미디어 콘텐츠화 열풍에 대해 이렇게 진단한 한창완 교수는 “한국이 론칭한 북미 웹툰플랫폼의 콘텐츠가 할리우드에 진출한다면 그야 말로 사건”이라며 “더불어 중국 웹툰 시장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중국의 웹툰은 로맨스판타지 한 장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한 장르의 콘텐츠가 3000만개에 이른다”고 전했다.

“한 장르가 3000만개개의 IP를 가지고 있다는 건 상위 100위에만 들어도 엄청 재밌다는 거예요. 그 원천 IP를 활용한 숏폼 콘텐츠들도 틱톡을 비롯한 다양한 플랫폼에서 유통 중이죠. 그들이 한국으로, 아시아로, 전세계로 뻗어나간다고 생각하면 어마어마한 시장이에요. 현재 카카오웹툰과 카카오스토리의 3대 주주가 텐센트입니다. 중국 웹툰이 한국 플랫폼인 픽코마(카카오가 일본에 설립한 자회사로 일본, 프랑스에 론칭한 플랫폼), 라인을 타고 성공해 북미로 가고 있어요. 이미 한국은 세계로 가는 중요한 브릿지이자 플랫폼이 되고 있습니다.”

 

◇IP가 핵심경쟁력인 시대, 그 중심에 선 한국 웹툰


gangPillpage
디즈니플러스가 강풀 유니버스로 완성할 '무빙'

“원맨 원 IP에서 원 컴퍼니 멀티 IP 시대로 확장되고 있어요. 코로나 이전에는 8대2였던 비율이 6대4로 전환됐고 내년이면 5대5까지도 예상합니다. 재밌는 현상은 북미에서 마블·DC코믹스 시스템이 붕괴되고 한국식 웹툰시스템이 확장되고 있는 반면 한국은 원 컴퍼니 멀티 IP인 마블시스템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겁니다.”


그리곤 디즈니플러스가 ‘강풀 유니버스’로 완성한 ‘무빙’을 예로 들었다. 강풀 작가가 13년에 걸쳐 선보인 ‘아파트’ ‘타이밍’ ‘어게인’ ‘조명가게’ ‘무빙’ ‘브릿지’ 그리고 아직 공개되지 않은 ‘히든’까지를 통튼 세계관을 공유하는 이야기로 조인성, 한효주, 류승룡, 차태현, 김성균, 김희원, 박희순, 이정하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다.

한창완 교수
지난 달 출간된 ‘만화웹툰이론총서’(50권)와 ‘만화웹툰작가평론선’(50권)의 대표기획자인 한창완 세종대학교 창의소프트학부 애니메이션텍 교수가 출간기념 세미나에서 사회를 보고 있다(사진제공=커뮤니케이션북스)

“기업이 모든 IP를 확보하고 있어 가능한 프로젝트였어요. 그렇게 한 웹툰 스튜디오가 보유한 50~100개의 IP를 뭉쳐 시너지를 내는 시대까지 진화했습니다. 전세계 IP를 국내 웹툰 IP기업들이 조율하는 시스템으로 가는 길이 얼마 남지 않았죠. 한국 시장이 오래도록 수행해온 테스트베드 역할이 전세계 순위를 결정할 수 있을 만큼 판이 커지고 있어요.”

 

과도기를 지나고 있는 한국 웹툰의 이같은 가능성을 현실로 구현하기 위한 첫 걸음으로 한 교수는 “원천 IP를 비롯한 2, 3차 저작권의 주도권 방어”를 꼽았다. 

 

전세계적으로 흥행했음에도 플랫폼에 모든 수익이 돌아간 넷플릭스의 ‘오징어게임’과 같은 선례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결국 ‘투자’와 ‘힘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게임 리니지의 원천 IP는 신일숙 작가의 순정만화였어요. 하지만 리니지 글로벌 IP의 8, 90%는 엔씨소프트가 가지고 있죠. ‘해리 포터’ 시리즈는 어떤 트랜스 미디어에서도 작가가 힘을 발휘해요. 원작자의 권리가 강해진다는 건 현재 웹툰시장에서 화두로 떠오른 저작권과 분배 문제의 해결책이기도 하죠.”

원천 IP가 핵심경쟁력이 되는 시대에서 창작자의 가치는 상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교수는 “이제 웹툰시장에는 문학, 기획, 영화, 벤처캐피탈 등 거대 양성자본과 고급인력들이 투입되고 있다. 규모는 커지고 있고 리스크는 줄고 있다”며 “창작자에 대한 관심과 매니지먼트 등이 고급화될 것”이라고 의견을 전했다.

“이 같은 변화와 경쟁심화로 창작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안 갈 수도 있다는 건 이 시장이 가진 딜레마예요. 하지만 인기 작가 중심의 시스템과 집단지성을 활용한 그룹 크리에이티브가 공존한다면 매우 이상적으로 콘텐츠가 풍요로워질 겁니다.”


◇우리 웹툰이 풀어야할 숙제들 그리고 구독모델과 평론의 중요성

만화웹툰총서
지난 달 출간된 ‘만화웹툰이론총서’(50권)와 ‘만화웹툰작가평론선’(50권)과 저자들(사진제공=커뮤니케이션북스)

“최근 웹툰플랫폼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구독모델입니다. 웹툰은 충돌과 안정기를 지나 2기를 넘어서고 있어요. 국내외 모두 새로운 표준화시기를 맞고 있죠. 부침을 극복해야 안정적인 독자 확보가 가능해진 상태에서 고민은 구독 모델이에요.”


한 교수는 “웹툰플랫폼의 구독모델과 평론의 중요성” 그리고 “한국 웹툰시스템이 북미와 유럽 등을 비롯한 전세계 스탠다드 폼으로 확장되는 시점에서 풀어야할 숙제들”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드라마, 영화, 음악 등 대부분 콘텐츠들은 월정액 구독모델을 도입하고 있는데 유독 웹툰만 건별 결제시스템을 유지하고 있어요. 자연히 불법복제가 증가하고 있죠. 이에 네이버와 카카오가 어떻게 구독모델 모범을 만들까를 주목해야 합니다. 이런 시점에서 더 중요한 건 수용자가 아니라 공급자, 창작자들입니다. 그들 콘텐츠에 대한 합리적인 정산시스템을 구축하고 설득한다면 월정액 구독제도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이어 “현재 웹툰플랫폼의 큐레이션은 요일별 인기만화 순위가 전부다. 어떤 시점에 어떤 걸 좋아할지 프로그래밍해 노출하는 웹툰 플레이리스트가 전무하다”며 “그에 대한 변화 또한 풀어야할 숙제”라고 부연했다. 더불어 한 교수는 “댓글문화로 구축된 웹툰 평가 시스템의 변화, 작품을 평가하기 위한 기준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라며 평론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언제부턴가 ‘평론가’라는 직업은 그 정체가 모호해졌고 장르 역시 뭉뚱그려졌다. 아주 오래 전 클래식이 대중들에게 사랑받던 시절의 유럽은 평론가들이 목소리를 높이곤 했다. 그 대단했던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도 첫 교향곡 발표 후 쏟아지는 혹평으로 3년여를 우울증과 신경쇠약에 시달리며 두문불출했다. 그리고 그 아픔과 절망에서 벗어나 치유와 회복으로 가는 여정은 그 대단한 ‘피아노협주곡 2번’을 탄생시키는 밑거름이 됐다.

일제강점기를 지나 1970, 80년대 한국 문학의 진화는 문학잡지와 평론이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 영화는 어떤가. ‘키노’ ‘스크린’ 등 영화전문 잡지의 아카데믹하기까지 한 평론의 힘이 지금의 봉준호, 박찬욱, 최동훈, 류승완 등을 만들었다.

“지금의 평론은 그 시절과는 다른 성격을 띠긴 합니다. 비평 보다는 큐레이션 개념이 강하죠. 비오는 한여름밤, 웹툰이 익숙하지 않은 4, 50대, 삼복더위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골라볼 수 있도록 하는 큐레이션이 필요한 때입니다.”


◇가능성이 현실로! “김구 선생님의 문화 강대국으로 가기 위해”

한창완 교수
지난 달 출간된 ‘만화웹툰이론총서’(50권)와 ‘만화웹툰작가평론선’(50권)의 대표기획자인 한창완 세종대학교 창의소프트학부 애니메이션텍 교수(사진=본인 제공)

 

“전세계가 평평해지면서 라이프사이클이 표준화됐어요. 코로나 팬데믹이 발생하면서 모든 콘텐츠를 집에서 보기 시작하던 2020년 후반부터는 ‘한국 것’이라는 개념이 사라져 버렸거든요. 모든 콘텐츠의 경계가 허물어져 버렸죠. 그런 흐름 속에서 K콘텐츠가 각광받으면서 글로벌기업들은 한국을 주목하고 있어요. 한국 사람들이 어떤 콘텐츠를 언제 어떻게 소비하는지, 어떤 굿즈를 구매하는지, 중복구매 및 시청은 얼마나 되는지…이런 상황에서 쇼핑이 도입되는 순간 시장은 폭발할 거예요.”

한 교수는 최근 드라마 제작에 적극적으로 나선 신세계그룹을 예로 들었다. 한 교수는 “콘텐츠와 라이프사이클이 합쳐지는 시대, 브랜드 콘텐츠 쇼핑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며 “지금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면서나 시청 후 좋다고 흥분할 뿐이지만 콘텐츠 속 다양한 아이템들이 스토리텔링에 따라 노출되며 쇼핑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반응에 따라 아마존이 중간 창구에 어떤 것을 얼마나 유통할지를 결정하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한국은 영화, 만화, 드라마 등을 전공하는 젊은이들이 유난히 많은 나라예요. 이야기를 만들어낼 능력이 탁월한 DNA를 가진 그들이 뿜어내는 가능성이 어마어마하죠. ‘만화웹툰총서’가 그들의 길잡이 역할을 하길 바랍니다.”

한창원 교수는 더불어 “전세계가 한국 이야기를 좋아하는 지금의 현상을 온전히 우리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우리 이야기에 대한 저작권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글로벌하게 잘 되는 콘텐츠가 성공하는 시장이 되기 위해선 웹툰을 분석하고 공부할 수 있는 커리큘럼까지 한국이 글로벌 표준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전세계의 창작자들, 콘텐츠 관련자들이 한국으로 배우러 오게 해야 한다. 옛날 할리우드 영화를 좋아하는 한국의 젊은 창작자들이 그곳으로 가 배우고 돌아온 것처럼”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한 교수는 “전세계가 한국 문화에 빠져 들게 만드는 과정을 일차적으로 동남아시아 사람들이 한국에 와서 배우고 그들의 전통이야기, 문화가 세계로 가는 경로를 한국이 열어주는 것, 그것이 지금 한류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그것이 김구 선생님이 말씀하신 문화 강대국으로 가는 길이죠. 한국의 IP 만드는 능력과 DNA가 전세계 인류 문화를 풍요롭게 하는 것, 어느 나라 문화든 전 인류의 상상력을 확장시키고 문화를 풍요롭게 하는 걸 한국이 촉발시키는 것, 그것이 진정한 문화강국이죠.”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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