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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일로…‘금배추’ 이어 ‘금돼지’ 될까

유통·식품업계 "비축분 충분...단기 수급에는 문제 없어"
확산시 수급 차질 따른 원자재·소비자가격 등 인상 예상

입력 2022-09-29 16:00
신문게재 2022-09-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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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삼겹살. (사진=연합)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3년 만에 수도권에서 발생하면서 식품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돼지 흑사병’으로 불리는 ASF가 확산되면 업계의 돼지고기 수급이 차질을 빚거나 관련 식품 소비가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김장철을 앞두고 ‘금배추’ 논란에 이어 ‘금돼지’ 대란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ASF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전날 경기 파주와 김포, 평택 돼지농장에서 3년 만에 ASF가 각각 발생했다고 밝혔다. ASF는 치료제, 백신이 없으며 급성 감염 시 치사율이 100%에 이르는 가축 전염병이다.

김포 하성면 양돈농가는 3000여 마리를, 파주 문산읍의 양돈농가 700여 마리, 평택 안중읍 양돈농가는 3400여 마리를 사육 중이다. 방역당국은 이들 농가에 대해 농장 출입 통제 등 긴급 방역 조치와 함께 사육 중인 돼지 전량을 살처분 할 예정이다.

아울러 방역당국은 이날 오전 4시부터 내달 1일 오전 4시까지 48시간 동안 경기도(강원 철원 포함), 인천, 충북, 충남, 대전, 세종의 돼지농장·도축장·사료공장 등 축산 관계 시설 종사자와 차량에 대해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발령했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ASF 확산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ASF가 농가에 퍼질 경우 돼지고기 가격이 급상승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19년 ASF가 양돈 농가에 번지면서 같은해 9월 삼겹살 소매가격은 kg당 2만560원으로 전월 대비 8.7% 상승해 ‘금겹살’로 불린 바 있다.

추석 이후 삼겹살 소매가는 상승세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의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전국 평균 삼겹살 100g 가격은 2797원으로 추석기간인 지난 8일 (2621원)보다 6.7% 올랐다.

다만 중수본은 “올해 6월 기준 국내 돼지 사육 마릿수는 1117만 마리로, 이번 발생농장에서 사육되고 있는 돼지 3000여 마리는 전체 사육 마릿수의 0.03% 수준으로 장·단기 국내 돼지고기 공급에 영향은 없을 것”으로 관측했다.

28일 기준 돼지고기 도매가는 1kg당 6425원으로 전월 대비 (7546원)보다 14.8% 하락했다. 도매가 하락폭을 소비자가 체감하는 데에는 1~2주의 시간이 필요한 만큼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세에 접어든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일단 업계는 경기 지역 외로 확산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추이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또한 파주와 김포, 평택 등 일부 지역에서만 ASF가 발생한 만큼 당장 가격 변동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계는 대부분 비축물량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큰 수급불안이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통상 대형마트는 1∼2주 정도의 재고 물량이 있고, 식품업계 역시 매년 가축 질병을 고려한 비축분이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장기화될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ASF는 감염력과 치사율이 모두 높아 국내에서 발병할 때마다 양돈 농가에 막심한 손해를 끼쳐왔다. 살처분 등으로 사육 규모가 감소하면 공급량이 준 만큼 소비자가격이 오름세를 보여왔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수급 불안정이나 가격 인상을 이야기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다만 최악의 경우 전국으로 확산하면 살처분 이외의 방법이 없어 공급이 어려워지면 가격인상은 불가피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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