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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대식 먹방 그만!… '소식좌' 열풍에 소용량 제품 봇물

[트렌드] 올해도 '소용량'… 유통업계, 크기·용량 줄인 '소식좌' 식품 대세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소식좌’용 신제품 인기↑...1인 가구 적합·‘헬시 플레저’ 영향

입력 2023-02-08 07:00
신문게재 2023-02-08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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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소식좌(남보다 적게 먹는 사람)’ 열풍이 올해도 지속되고 있다. 특히 개개인의 가치관을 중요시 여기는 MZ세대들 사이에서 이전보다 다양해진 식습관이 인기를 끌고 있다.


2일 신한카드가 소셜 데이터 언급량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월 대비 9월의 ‘먹방’ 언급량은 34% 감소했고, ‘소식좌’ 언급량은 4766% 증가했다. 이처럼 소식 트렌드가 급부상하는 데는 건강을 중시하는 ‘헬시 플레저’ 트렌드가 이유로 꼽힌다. 건강을 담보로 한 과식 먹방에서 오는 ‘길티플레저(죄책감을 느끼면서도 즐거움을 얻는 행동)’에 피로감이 쌓인 현대인들이 정반대의 가치를 좇는 것이다.



실제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인의 식습관 및 대식vs소식’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중 53.1%가 ‘단순히 많이 먹기만 하는 대식 먹방 콘텐츠에 피로감을 느낀다’는 데 동의했다.

먹방에 대한 피로감뿐만 아니라 최근 치솟는 물가도 소용량 소비를 부추기고 있다. 싼 맛에 대량으로 구매했다가 날짜가 지나 버리는 것보다 필요한 만큼 조금씩 사는 것이 더 알뜰한 소비라는 학습효과 때문이다.

홈플러스에서는 지난달 ‘작은 용기 즉석밥’ ‘작은 컵라면’ 등 제품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40% 늘었다. 같은 기간 샌드위치, 초밥, 샐러드 등을 판매하는 델리 코너 소용량 매출은 53%, 장보기 품목인 축산·수산류 제품군의 소포장 매출은 각각 14배, 17배씩 늘었다.

여기에 환경오염에 대한 인식이 점차 높아지면서 음식 낭비를 줄이려는 노력도 ‘소식좌’ 열풍에 한 몫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_미니 본 버터 감자 장조림
미니 본 버터 감자 장조림. (사진=본그룹)

 

이에 유통·식품업계에서 이미 출시한 한 끼용 용량 제품들이 새롭게 주목받는 것은 물론, 트렌드에 맞춰 출시한 신메뉴들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본그룹 계열 순수본이 운영하는 본죽 공식몰 ‘본몰’은 건강한 한 끼 식사를 원하는 소비자들 사이 ‘소용량 제품의 성지’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특히 식사용 파우치죽 제품과 한 번의 식사에 맞춰 나온 소용량의 △오징어초무침 △촉촉 진미채볶음 △미니 장조림 등이 베스트 제품으로 꼽힌다. 그 중 ‘미니 장조림’은 ‘본죽 쇠고기 장조림’을 1인가구 한 끼 용량에 맞춘 70g으로 출시됐다.

이에 순수본은 소식좌 및 1인가구에 적합한 ‘미니’ 라인업으로 △미니 장조림 △미니 버터 감자 장조림 △미니 버터 쇠고기 장조림 등 한끼 용량의 반찬 구성을 계속해서 확대하고 있다.

 

GS25 쁘띠컵밥 콘치즈닭갈비, 참치김치 상품 이미지
GS25 쁘띠컵밥 콘치즈닭갈비, 참치김치 상품. (사진=GS리테일)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는 지난해 11월 소식좌 트렌드에 착안해 ‘치즈불고기컵밥’, ‘치킨마요컵밥’의 쁘띠컵밥 2종을 출시했다. 쁘띠컵밥은 기존 도시락 메뉴 대비 중량을 절반 수준으로 낮춘 제품이다. 1개 도시락을 두세 끼로 나눠 먹는 소식좌 특성을 반영해 비교적 보관이 용이한 컵밥 용기를 별도로 개발해 일반 도시락 용기 대신 적용했다.

해당 제품들은 출시 후 한달 만에 3만 개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는 등 인기를 끌자, GS25는 최근 ‘콘치즈닭갈비 쁘띠컵밥’과 ‘참치김치 쁘띠컵밥’ 2종을 추가로 신규 출시하고 소식좌용 먹거리를 4종으로 확대했다.

도시락 프랜차이즈 한솥은 지난해 12월부터 소비자가 스스로 밥 양을 적게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주문 시 ‘밥 변경 단계’에서 ‘밥 양 적게’를 선택하면 기본 밥 양인 230g보다 80g 적은 150g의 밥을 제공한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을 판매하는 ‘가성비 도시락’을 주력으로 하던 브랜드조차 최근 소용량 상품을 찾는 소비자 니즈를 제품에 반영한 것이다.

 

CU 소주병에 담긴 1인용 와인반병
편의점 CU가 지난해 1인 가구를 겨냥해 출시한 소용량 와인 ‘와인 반병 까쇼’. (사진=CU)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맥주와 와인 등 주류 제품도 용량 줄이기에 나섰다. 하이트진로음료는 지난해 10월 무알코올 맥주맛 음료 ‘하이트제로 0.00’의 소용량 버전인 240㎖ 캔 제품을 출시했다.

또 CU, 이마트24 등 편의점에선 홈술족들을 겨냥해 용량을 줄인 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CU가 지난해 10월 출시한 ‘와인 반병’은 소주 한 병 분량인 365㎖ 용량으로 합리적인 가격 등이 특징이다. 풍부한 과일 맛에 김치볶음밥과 떡볶이·김치찌개 등 분식과 즐기기 제격인 와인이다. 이 밖에 세븐일레븐은 ‘옐로우테일 미니’를, 이마트24는 ‘G7’의 소요량 와인으로 1인 가구 또는 주량이 약하지만 술을 즐기는 애주가들을 지갑을 열고 있다.

디저트 품목에서도 작은 크기가 주목받고 있다.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시즌 한정 제품으로 출시한 ‘빵빵덕 미니 케이크’는 출시 3주 만에 판매량 1만 5000개를 돌파했다. 지름 14㎝ 정도의 작은 크기와 1만원이 채 되지 않는 저렴한 가격이 특징이다. 최근 귀여운 디자인으로 1020 세대뿐 아니라 키덜트족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는 오리 캐릭터 빵빵덕과 협업해 출시했다.

마켓컬리도 미니 사이즈로 선보인 ‘라보카 레드벨벳 케이크’ 역시 지름 11.5㎝ 크기로, “너무 크면 먹다가 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미니 사이즈라 다 먹을 수 있어서 좋다”는 등의 작은 크기라서 만족한다는 내용의 상품 후기가 이어지고 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건강과 환경을 생각하는 가치소비가 ‘소식좌’ 열풍을 지속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자들이 과도한 먹방에 대해 피로를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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