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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1세대 이커머스 ‘11번가’의 미래는...매각작업 지지부진속, 수익성 개선 박차

입력 2024-02-05 06:00
신문게재 2024-02-04 2면

안정은 11번가 사장
안정은 11번가 사장이 지난달 11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열린 ‘2024 1st 타운홀미팅’에서 경경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11번가)

 

재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1세대 이커머스 ‘11번가’의 미래에 대해 관련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11번가는 인수 여부와 관련없이 앞서 수립한 장기 전략을 실행하겠다는 계획이다.



11번가는 옥션, G마켓, 인터파크 등과 함께 1세대 이커머스를 대표해왔으나 현재는 홀로 남아 고군분투하고 있다. 옥션과 G마켓은 신세계그룹 품에 안겼고 인터파크는 싱가포르 기반 전자상거래 업체 큐텐에 인수됐다.

현재 11번가는 대주주인 SK스퀘어가 재무적 투자자(FI)가 보유한 지분을 다시 사들이는 ‘콜옵션’을 포기하면서 FI 주도로 매각이 진행되고 있다. 11번가의 FI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은 매각 주관사로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삼정 KPMG를 선정했다. 매각 희망액은 5000억~6000억원대로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11번가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업체는 미국 아마존, 중국 알리바바, 큐텐 등이다.

하지만 2020년부터 11번가와 협업해온 아마존은 11번가 인수와 관련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12일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가 기자간담회서 “11번가 인수에 대해서 어떠한 고려도 하지 않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그나마 큐텐의 인수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실제로 큐텐은 지난해 말 11번가 경영권 인수 협상에 나섰지만, 매각측인 SK스퀘어에 투자금 조달로 발생하는 채무의 지급 보증을 요구하며 협상이 무산됐다. 당시 큐텐은 11번가 기업가치를 1조원 수준으로 평가했는데, FI의 매각희망가가 낮아지면서 다시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큐텐이 바로 인수협상에 나설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뚜렷한 경쟁자가 없는 상황에서 큐텐 입장에서는 인수가를 낮추기 위해 최대한 시간을 끌 것이라는 게 M&A업계의 분석이다. 따라서 관련업계에서는 11번가 매각 작업이 의외로 길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매각작업이 지지부진하고 대내외적인 불확실성 속에서도 11번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립한 ‘성장 전략’을 계속해서 실행해 옮긴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안정은 11번가 사장은 올해를 오픈마켓(OM) 사업의 흑자 전환 원년으로 만들고 내년 리테일 사업을 포함한 전사 영업이익 창출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와 관련, 11번가는 수익성 강화를 위해 판매자 성장·가격·트래픽·배송·인공지능(AI) 등 신규 ‘싱글스레드’ 조직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선보인 버티컬 서비스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명품 전문관 ‘우아럭스’의 지난해 11월부터 올 1월까지 최근 3개월 거래액은 론칭 첫 3개월(지난해 3~5월) 대비 55%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명품 카테고리 전체 거래액도 109%가 뛰었다. 최근에는 유명 맛집 간편식을 한데 모은 ‘간편밥상’ 전문관을 올해 첫 버티컬 서비스로 선보였다. 11번가는 버티컬 서비스 운영을 확대하는 등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을 통해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는 한편 경쟁력을 키워간다는 방침이다.

또 지난해 선보인 오리지널 픽, 9900원 샵과 같은 가성비 높은 고품질 상품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익일 배송 서비스 ‘슈팅배송’도 확대한다.

11번가 관계자는 “회사를 둘러싼 주변 환경과 관계없이 현 이커머스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전략”이라며 “더 경쟁력 있는 11번가를 만들어가기 위한 직매입 사업 확대와 신규 버티컬 서비스들의 성공과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민서 기자 msjan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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