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불황에 고유가까지’…석화업계, 1분기도 한숨 푹푹

입력 2024-04-23 06:49
신문게재 2024-04-24 5면

ncc
LG화학 여수 NCC(나프타분해설비) 공장(사진제공=LG화학)

 

끝 모를 불황에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산 공급 과잉에 따른 수요 침체 등으로 업황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1분기 실적에도 먹구름이 낄 전망이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의 1분기 실적 전망치(컨센서스)는 매출 12조1352억원, 영업이익 1635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약 16%, 79% 감소한 수치다. 특히 석유화학 부문의 경우 700~800억원가량의 영업손실을 내며 전 분기에 이어 적자를 지속할 전망이다.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은 지난해 1440억원의 적자를 낸 바 있다.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중국의 공세로 인해 생존의 기로에 놓여 있다. 특히 업계는 중국발 공급 과잉이 심화되고 있는 범용 화학제품 분야에서는 더 이상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보고 구조조정과 인건비 감축, 매각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러한 위기의식을 보여주듯 LG화학은 최근 성과급 제도까지 손봤다. 작년까지는 사업 부문별로 일정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했지만, 앞으로는 적자를 낸 사업본부는 성과급을 아예 받지 못하게 됐다.

LG화학과 함께 NCC(나프타분해시설) 운영 업체로 꼽히는 롯데케미칼도 울산 페트(PET) 공장의 가동률 하락에 따라 인력 재배치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업황 약세의 여파로 해당 공장 가동률은 2022년 말 기준 92.4%에서 작년 말 69.7%까지 하락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1분기도 적자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키움증권은 이 회사의 1분기 영업손실이 166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중심의 사업 구조를 가진 탓에 2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3332억원에 달했다.

한화솔루션 역시 1분기 적자가 유력하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한화솔루션의 1분기 매출 예상치는 2조7740억원, 영업손실은 1093억원이다. 1년 전과 비교해 매출은 10% 줄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하는 셈이다. 한화솔루션의 영업손실은 케미칼 부문의 부진과 함께 태양광 사업의 수익성 악화에서 비롯될 것으로 추정된다.

업황 혹한기 속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금호석유화학 또한 올 1분기, 전년 동기(1302억원)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한 66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중국기업과 합작해 2009년부터 운영해 왔던 스티렌부타디엔(SB) 라텍스 사업 지분 50%를 최근 전량 매각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의 환경 규제 강화와 추가 투자 비용을 감안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석유화학 시황이 올해 1분기를 바닥으로 하반기 소폭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최근 중동지역의 불안 고조로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석화업체의 원가 부담과 수익성 악화는 당분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석화업체들은 원유에서 뽑아낸 기초 원료인 나프타를 기반으로 에틸렌 등의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는데, 유가가 상승하면 나프타 가격도 오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나프타 가격은 최근 두달 사이에 10% 가까이 상승했다.

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