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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호 칼럼] 공사비·분양가 급등의 시대, 지켜봐야할 포인트

입력 2024-06-03 07:05
신문게재 2024-06-0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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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호(필명 부토피아, ‘2838 세대, 지금 집 사도 될까요’ 공동저자)

공사비와 분양가가 급등하기 시작한지도 꽤 시간이 흘렀다. 그러나 오름세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시공 능력 상위 건설사들의 매출원가율이 90%를 돌파했다는 기사도 나온다. 기타비용 및 세금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영업이익을 내기가 어렵다는 것 을 의미한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핵심지 재건축 시공사 선정 입찰 과정에서도 유찰이 계속된다. 높은 공사비를 통한 확실한 이익이 보장되어야 수주에 나서기 때문에, 향후 분양가는 추가로 상승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 최근 아파트 매매가가 전고점에 가까워진 지역들이 많아지면서, 높아지는 분양가가 집값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는 주장도 늘고 있다.

그러나 분양가 상승에 의한 주변 집값 상승의 논리는, 강력한 상승장일 경우에 국한되는 것이다. 분양가가 너무 높아지면 주변 기축으로 눈을 돌리게 되고, 주변 기축이 오르면 다시 상대적으로 싸게 느껴지는 분양권으로 매수세가 옮겨가서 프리미엄이 더 올라가게 된다. 계속해서 매수세가 이어져야 나타날 수 있는 순환 현상인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가격 측면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고, 수요 측면은 고려하지 않는 주장이다.

과거에 공사비와 분양가 상승에서 수요가 따라가지 못해 무너지는 경우들이 있었다. 대표적인 고급 주거지인 성수 트리마제는, 과거 시행자인 지역주택조합과 시공사인 두산건설과의 공사비 증액 분쟁 중에 조합이 상환하지 못하는 PF를 두산건설이 대위변제하며 사업권을 가져간 곳이다.

현재 평내 진주아파트도 시공사와의 분쟁 속에 전체 부지 통경매 가능성도 거론된다. 경공매 투자도 병행하는 필자는, 이미 수많은 사업장들이 무너지며 공매로 넘겨져 매각되는 과정을 보고 있다. 공사비가 너무 오르고 분양가가 너무 오르면 매수세가 사라져 미분양이 발생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사업 자체가 망가질 수 있다. 무조건적 상승 주장은 곤란하다.

이와 같이 공사비와 분양가가 급등한다고 무조건 주변 가격이 전부 오르는 것이 아니다. 무너지는 곳들이 발생한다. 급등한 가격을 수요자가 감당할 수 있어야 가격 상승이 유지되는 것이고, 올라가는 가격을 끝없이 받아줄 수 없음은 당연하다. 일부 현장에서 갈등이 잘 봉합되기도 했으나, 여전히 문제가 있는 현장들이 많아 분위기가 다시 악화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그렇기에, 수요가 그 가격을 받아들이는지 반드시 다방면으로 살펴보자. 시공사의 공사비 증액에 조합과 협의가 잘 되는지,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은 잘 되는지, 고분양가에도 청약경쟁률이 높은지, 여러 사업장들의 경쟁률 변화는 어떠한지, 미분양이 발생하지 않는지 등을 보아야 한다. 추세를 확실하게 확인하고 투자하는 것이 내 자산을 지키는데 유리할 것이다.

 

이철호(필명 부토피아, ‘2838 세대, 지금 집 사도 될까요’ 공동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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