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급전 창구 몰리는 서민들···카드론 잔액 역대 최고

입력 2024-07-22 14:28
신문게재 2024-07-23 1면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저축은행이 대출 문턱을 높이자 중·저신용자들이 ‘서민의 급전창구’로 불리는 카드론에 몰리고 있다. 올 들어 카드론 잔액이 매달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하는 가운데 카드사들의 건전성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6월 카드론 잔액은 40조6059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다였던 5월(40조5186억원)보다도 1000억원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작년 6월(37조6171억원)과 비교해도 3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장기카드대출’을 뜻하는 카드론은 일반적인 신용대출과는 달리 은행 방문이나 담보 및 보증, 서류 제출 등 복잡한 절차 없이도 카드사에서 무담보 대출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최근 중·저신용자 대출을 취급하는 저축은행업계가 연체율 증가로 대출 장벽을 높이면서 풍선효과로 카드론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낮은 가맹점 수수료로 인해 수익성 부진을 겪고 있는 카드사들도 본업이 아닌 카드론과 같은 대출 상품으로 수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14~15%에 이르는 고금리에도 채무상환 능력이 약한 취약차주가 카드론에 몰리고 있어 카드사들의 건전성에 부정적 여파가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8개 전업카드사의 신용카드 연체 총액은 2조313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2년 1분기(1조2568억원)과 비교할 때 2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연체액이 대규모의 신용불량자를 낳았던 2003년 ‘카드 대란’ 사태와 맞먹는 수준까지 높아지자 전문가들도 카드사의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한국신용카드학회장)는 “카드대란은 카드사들이 처음 부딪힌 유동성 위기였던 만큼, 그 이후 위험 관리에 대한 역량이 늘어나 대란이 되풀이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지금이 카드대란 못지않게 심각한 상황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동안 카드론 잔액이 40조원을 넘긴 사례가 거의 없었던 데다,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있어 취약차주들의 연체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서 교수는 “카드론을 높은 금리로 운영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향후에도 계속되면 연체가 심화되고 결국 카드사들의 재정 건전성도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카드사들은 조달비용 절감과 함께 신사업 발굴, 사업 다각화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