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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예능프로그램 키워드는 자연스러움"

입력 2015-01-04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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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예능계 키워드는 자연스러움."

'패밀리가 떴다' '1박2일' '무한도전' 등으로 대변됐던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지난 수년간 강세를 보였다면, 을미년 새해에는 자연스러움을 강조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방송가의 주류를 형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 스타 위주의 프로그램에서 PD 위주의 프로그램으로 예능계가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따른다.  

이같은 현상은 이미 지난해를 휩쓴 '삼둥이' 열풍과 금요일 밤 파란을 일으킨 tvN '삼시세끼' 돌풍으로 시작됐는데, 이것이 새해 들어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미 tvN은 순간시청률 10%를 넘어서는 등 큰 인기를 얻은 '삼시세끼'의 번외편인 '삼시세끼-어촌편'을 세팅하고 오는 16일 밤 9시45분에 첫방송한다.

배우 차승원, 유해진, 장근석이 출연하는 '삼시세끼-어촌편'은 전라남도 신안군 흑산면 만재도로 무대를 옮겨 어촌에서 나는 재료로 삼시세끼를 해결하기 위해 분투하는 세 남자의 모습을 조명한다. 

'삼시세끼' 역시 야외 버라이어티라는 점에서 '1박2일' 등 기존 프로그램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그러나 기존 야외 버라이어티가 연출자와 스태프가 무대를 세팅하고 출연자들은 큰 틀의 구성 대본 아래 잠시도 쉬지 않고 춤이나 개인기, 게임, 수다 등을 펼쳤다면, '삼시세끼'는 제작진의 세팅을 최소화하고 대신 관찰에 무게 중심을 옮겨갔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SBS 예능국 남승용 부국장은 "기존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은 소위 예능감각이 있는, 방송을 잘하는 출연자를 섭외하는 것이 관건이었다면 앞으로는 방송을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출연자의 있는 그대로의 매력을 한껏 끌어내는 프로그램이 대세를 이룰 전망"이라고 밝혔다.

남 부국장은 "한마디로 리얼리티의 시대가 가고 자연스러움의 시대가 온 것"이라며 "기존의 리얼리티 프로그램도 최대한 리얼함을 강조하는 것이긴 하지만 뭔가를 끊임없이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면 자연스러움을 강조한 프로그램에서는 그러한 것조차 필요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즉 유재석이나 강호동, 이승기, 이효리 등 기존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이들은 한마디로 '예능감'이 있어 카메라 앞에서 무엇을 보여줘야할지를 알았다면, '삼시세끼'의 이서진과 옥택연의 경우는 '예능감'이 없는데도 자신들이 가진 있는 그대로의 매력을 선보이며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이서진과 옥택연은 재미를 위해 뭔가를 보여주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프로그램에는 '대사'가 흐르지 않는 조용한 순간이 많았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 때리는' 순간도 많았다. 그런데 바로 그런 모습에 시청자는 호응했다.  

남 부국장은 "한마디로 자연스러움은 리얼리티를 뛰어넘는 매력이 됐다"고 말했다.


배우 송일국과 그의 세살짜리 세 쌍둥이 아들 대한, 민국, 만세가 보여준 매력 역시 자연스러움이었다. '삼둥이 달력'이 10억 원어치 팔려나가는 등 지난해 최고 인기를 끈 대한, 민국, 만세 삼둥이는 예능과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고 말주변도 별로 없는 자신들의 아버지 송일국도 함께 스타덤에 올렸다.  

이들이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보여준 모습은 설정이라는 것이 도저히 불가능한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최고 MC 유재석의 유일한 경쟁자로 '삼둥이'가 거론됐을 정도로 막강 파워를 과시한 삼둥이를 카메라에 담는 과정에서 '슈퍼맨이 돌아왔다' 제작진이 한 것은 '그냥 놔두는 것'이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강봉규 PD는 "제작진은 촬영에서 어떤 걸 할지 미리 아빠들과 구상한 다음 공간만 마련한다"며 "출연자와 제작진의 거리를 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연출의 제1원칙은 그냥 놔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강 PD는 "아이들이 주인공이다 보니 촬영 때 예측 못 한 일들이 많이 벌어진다"면서 "당황할 때도 적지 않지만 아이들이 그럴 때 보여주는 천진난만함, 예상치 못한 반응, 그것이 우리 프로그램이 이렇게 사랑받는 힘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삼둥이보다 조금만 나이가 들어도 자연스러움의 맛은 그와 반비례해서 떨어지기 마련. '삼둥이' 열풍은 기저귀 차고 아무 때나 똥을 싸는 유아들의 자연스러운 모습과 그런 세 아들 때문에 쩔쩔매는 송일국의 '반전 매력'이 자연스러움의 끝을 보여주며 사랑받았다.

이러한 자연스러움이 부각되면서 스타 MC보다는 PD들의 아이디어와 연출력이 올해 예능 프로그램을 끌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KBS 예능국 관계자는 "'진짜 사나이' 류의 떼거리 예능이 의외의 성공을 거두면서 한두명의 스타 MC에 의존했던 예능계가 올해는 더욱 PD 중심으로 재편될 것 같다"고 말했다.

'무한도전' 김태호 PD, '삼시세끼' 나영석 PD를 필두로 다른 예능 PD들도 프로그램에서 더욱 존재감을 발휘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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