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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분할매각으로 가닥… 어깨 무거워지는 이광구

당국-우리은행, 국내외 투자자 물색중
교보생명 등 "경영권 없으면 관심 없어"

입력 2015-05-13 17:49

정부가 우리은행을 분할매각 방식으로 민영화하기로 가닥을 잡는 모양새다. 이에 기업가치를 올려야 하는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짊어진 짐이 더욱 무거워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기업가치를 끌어올려도 민영화 성패 여부는 예단할 수는 없다고 분석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우리은행 민영화를 위해 보유지분을 통매각이 아닌 분할매각으로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우리은행
우리은행 본사

통매각이 4번 연속 실패함에 따라 지분을 쪼개서 매각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우리은행 지분은 48.06%다.

경영권 부재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과점주주들이 주주협의회를 구성해 사외이사 과반수 추천권 등 실질적 지배권을 행사하는 방안을 생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은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잠재적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의견을 타진 중이며 이미 참여의사를 밝힌 기업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도 과점주주가 될 수 있는 투자자들을 물색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14일 기업설명회(IR)와 오는 16일 영국 런던 투자설명회에서 해외투자자들의 입찰 참여 의사를 확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소유를 4%로 제한하는 금산분리법에도 문제가 없기에 투자 가능 기업이 많아져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짊어진 짐은 더욱 무거워졌다. 하루 빨리 우리은행의 기업가치를 제고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은행의 주가는 4차례에 걸친 민영화 실패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정부가 지난 2007년 6월 우리은행 지분의 5%를 블록세일 방식으로 매각할 당시 주가는 2만2750원이었다. 지난 1월 28일 최저가인 8710원을 기록한 후 다시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2007년에 비해서는 절반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13일 현재 1만1050원).

이에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수익 확보라는 분석이다. 이를 위해 이광구 행장은 복합점포, 핀테크 등 새로운 수입원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 우리은행이 삼성증권과 함께 복합금융센터를 개점하고 키움투자자산운용과 자산운용 관련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있다. 또 은행권 최초로 온라인 전용 방카슈랑스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0507(우리은행, 키움투자자산운용과 전략적 업무제휴 체결)사진
7일 서울 우리은행 본점에서 이광구(오른쪽) 우리은행장이 윤수영(왼쪽) 키움투자자산운용 사장과 전략적 업무제휴를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그러나 복합점포 등은 이제서야 판을 벌리고 있는 상황인 만큼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물론 매각방식이 결정되고 기업가치가 오르더라도 민영화 성공 여부는 여전히 의문이다. 분할매각을 하면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단순 투자로 접근해야 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우리은행을 원하던 기업들은 점차 지분인수를 포기하고 있다.

우리은행 경영권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교보생명 관계자는 “우리은행 측에서 이에 대한 어떤 말도 듣지 못했다”며 “경영권이 없다면 굳이 우리은행 지분을 살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민영화 관련 한 담당자는 “공적자금위원회가 모여서 (분할매각) 결정을 했다는 얘기도 없고 아직 확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분할매각 성패 여부를 거론하거나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유승열 기자 ysy@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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