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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통도 병이다’ … 만성편두통 환자 37%, 치료에 3년 소요

24.2% 증상 심해 3개월내 작장·학교 결석 … 약물치료 환자 26.6% 불만족

입력 2016-01-19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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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건 대한두통학회 회장(을지대 노원을지병원 신경과 교수)이 19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만성두통 환자의 삶의질 관련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국내 만성두통 환자의 36.6%가 병원을 찾기까지 3년 이상이 소요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 환자의 상당수가 치료를 위해 진통제를 복용했지만 만족도는 턱없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두통학회는 ‘제1회 두통의 날(1월 23일)’ 캠페인의 일환으로 19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전국 14개 병원 신경과를 내원한 만성두통 환자 351명의 삶의 질을 설문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두통은 전세계 인구의 90% 이상이 한 번씩 겪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할 때가 많다. 하지만 치료를 미루면 발생빈도가 잦거나 통증이 심해져 업무나 학업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


만성두통 환자의 83.3%가 최근 한달간 두통 없이 머리가 맑았던 기간이 2주 미만에 그쳤으며, 37.8%는 하루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날이 없었다고 답변했다. 

 

두통 경험 후 3개월 이내에 내원한 환자는 23.2%에 불과했으며, 19.2%는 1년이 지난 뒤에나 치료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치료에 3년 이상이 걸린 사람도 36.6%에 달해 두통 환자 상당수가 치료를 미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4.2%는 최근 3개월내 심한 두통으로 직장이나 학교에 결석했으며, 47%는 출석은 했지만 업무 및 학업 효율이 현저하게 떨어졌다고 답변했다. 

 

주민경 대한두통학회 부회장(한림대 성심병원 신경과 교수)는 “한국사회에서는 만성두통을 환자와 주변인 모두 일시적이거나 대수롭지 않은 증상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만성두통은 업무와 학업에 중대한 지장을 주고 삶의 질을 떨어뜨려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결과 만성두통 환자의 상당수가 치료법으로 진통제를 복용했지만 만족도는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자의 78.1%가 1년 이내에 진통제를 복용했으며, 이 중 63.8%는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약을 구입해 복용했다. 하지만 진통제 복용에 대한 만족도의 경우 25.2%만 매우 만족하거나 만족했으며 47.8%는 보통, 26.6%는 불만 또는 매우 불만족이라고 답변했다.

 

전세계 여성의 66%와 남성의 57%가 1년에 한 번 이상 두통을 경험한다. 원인을 알 수 없는 편두통·긴장성두통을 일차성두통, 뇌질환·감기·약물·알코올 등 원인이 드러나는 두통을 이차성두통이라고 한다.  

 

이 중 가장 많은 환자가 호소하는 질환이 편두통과 긴장성두통이다.

긴장형두통은 단단한 밴드가 머리를 둘러싸고 조이는 듯한 느낌이 나는 것으로 한쪽 부위에 국한돼 나타나기도 한다. 늦은 오후나 저녁에 잘 생기고 재발률이 높다. 스트레스, 과로, 피로 등이 원인이 될 수 있고 같은 자세로 오래 앉거나 서 있을 때 발생하기도 한다.

 

편두통은 이름 탓에 한쪽 머리가 아픈 증상으로 아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보통 10대부터 발생하고 머리가 쿵쿵 울리면서 아프고 속이 메스꺼워지는 위장 증상을 동반한다. 발작성으로 재발하고 증상이 거의 없이 지내는 경우도 있다. 편두통이 한 달에 세네 번 이상 나타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길 땐 지속적인 치료 및 관리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 결과 편두통 환자는 2007년 42만6000여명에서 2014년 51만여명으로 19% 이상 증가했다. 여성층과 중년층에서 높은 발병률을 보인다. 2014년 기준 편두통 환자의 71%가 여성이었으며 이 중 60%가 30~59세 중년층이었다.

 

만성 편두통 치료에는 베타차단제, 항우울제, 항간질약, 칼슘통로차단제,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 보톡스치료 등이 사용된다. 베타차단제는 일관되게 편두통 예방효과를 나타내는 약물로 천식, 심부전, 말초혈관질환, 우울증 등이 없는 환자에게 1차 선택약물로 사용된다.

 

약물은 의사의 정확한 처방을 맞아 적정량만 복용하는 게 중요하다. 학회 조사결과 만성 편두통 환자의 73% 이상이 두통치료제를 과다복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통치료제 중 트립탄제 등 급성기 약물을 남용할 경우 편두통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김병건 대한두통학회 회장(을지대 노원을지병원 신경과 교수)은 “만성두통은 진통제 복용만으로 치료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진통제를 남용하면 오히려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며 “두통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전문의와 상담해 원인을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정환 기자 superstar@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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