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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경단녀에서 ‘촬영 전문가’를 꿈꾸는 배움의 길로… "두려움을 이겨내고 도전해야"

['인생 2막' 100세 테크] 40대 후반 김정화·김은나씨 방송영상 전문가에 도전

입력 2016-07-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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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폴리텍대 아산캠퍼스 방송영상과 기능사과정 수강생인 김은나(왼쪽)·김정화씨가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양윤모 기자)

 

“모든 분이 열정의 힘으로 두려움을 이겨내고 인생을 위해 도전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5일 한국폴리텍대학교 아산캠퍼스 방송영상실습장에서 만난 김정화(47)씨는 카메라를 들고 누구보다 밝게 웃어 보였다.

정화씨는 이른바 ‘경단녀’라고 불리는 경력단절여성이다.

젊은 시절 출장요리·병원 요리사 경험을 가진 그는 결혼 후 육아를 이유로 한동안 일을 쉬었다. 그 후 경력을 살려 요리 사진을 촬영하는 블로그 활동 등을 해왔지만 늘 알 수 없는 아쉬움을 느꼈다.

“좋아하는 일을 조금 더 구체적·체계적으로 배워보고 싶더라고요. 근데 어디서 어떻게 배워야 할지 도통 감이 안 잡혔습니다.” 이렇게 고민하던 정화 씨에게 도움을 준 것은 가까운 지인이었다.

그는 정화 씨에게 ‘한국폴리텍대학 아산캠퍼스 방송영상과 과정’을 추천했다.

“처음에 듣자마자 ‘정말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라는 생각에 너무 기분이 좋았는데 얼마 안 가 ‘힘들어서 어려워서 포기하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감이 교차하더라고요. 하지만 가만히 있으면 아무 것도 될 수 없다는 생각이 저를 움직였습니다.”

‘하늘의 명을 알게 된다는 지천명(知天命·50세)을 앞둔 정화 씨는 새로운 것에 대한 낯선 두려움을 즐거움과 기대감으로 이겨냈다.

“포토샵, 일러스트, CAD 등 전문 프로그램 사용법을 배우면서 가끔은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사진과 영상을 직접 촬영하는 실습을 할 때면 하루하루가 너무 즐거웠습니다.”

지난 3개월간 영상·사진촬영 및 기법 그리고 편집과정 교육을 주 5일의 강행군으로 이겨낸 정화 씨는 이제 좋아하는 일을 통해 새로운 직업을 꿈꾸고 있다.

“이번 교육을 통해 음식과 관련된 일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촬영하는 직업을 갖고 싶다는 꿈이 생겼고, 더 나아가 미래를 스스로 설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습니다.”

또 다른 수강생 김은나(49) 씨 역시 제2의 인생을 준비하기 위해 이 과정에 참여했다.

“어느 날 남편이 신문을 보다가 저에게 이 과정을 권유하더라고요. 저 역시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부터 앞섰지만, 지금은 교육을 받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막상 교육을 시작하니 사진이나 영상 등 전혀 접해보지 않았던 부분이 많아 처음에는 당황도 많이 하고 힘들었다는 김은나 씨는 불과 3개월 만에 하루빨리 관련 분야에 취업하고 싶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교육과정은 힘들었지만, 집안일을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남편이나 옆에서 같이 교육하는 분들의 도움으로 잘 마칠 수 있던 것 같습니다. 또 관련 수업들을 통해 제2의 인생을 꿈꾸게 된 것도 좋지만, 함께 꿈을 꿀 수 있는 동료들을 만나 너무 행복하다”며 밝게 웃는 은나 씨는 지금 사진과 영상 관련 실습을 바탕으로 광고회사에 취직해서 열심히 일해보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각종 전문프로그램과 카메라 등을 다루는 것이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정화씨와 은나씨는 “교수님이 하나하나 맞춤형으로 교육을 해주셔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며 “이런 교육이 있다는 것을 오히려 젊은 친구들에게 나서서 알리고 싶을 정도”라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결혼·육아 등을 이유로 경제활동을 중단한 경력단절여성은 현재 195만 명에 이른다.

정화 씨는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경단녀들에게 “무언가를 얻고자 한다면 교육을 받든지 혹은 몸을 직접 부딪쳐 내 것으로 만드는 방법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것이 두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일단 어딘가에 발을 디디면 할 수 있다는 용기와 힘 그리고 자신감이 생긴다”는 것이 정화씨의 말이다.

그러면서 그는 “단순히 제2의 인생을 위해 교육을 받는다는 생각보다는 자기 삶의 자신감을 부여하기 위해서라도 꼭 포기하지 말고 도전하면 좋겠다”며 밝게 웃어 보였다.

김진호 기자 elm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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