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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기 별세 소식에 이낙연 총리 ‘비통한 심정’

입력 2017-07-28 23:26

28일 이대목동병원에 마련된 1984년 LA올림픽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김원기(55) 씨의 빈소 모습. 고인은 27일 산행 중 심정지로 세상을 떠났다. 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한국 레슬링 전설’ 김원기(55)의 사망 소식에 비통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198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김원기가 27일 강원 원주시 치악산에 오른 뒤 하산하다 심정지로 눈을 감았다. 유족으로는 아내만 있고 자녀는 없다. 빈소는 이대목동병원이며 발인은 31일 오전 8시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같은 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이 총리는 “못난 저를 ‘형님’이라 부르며 따랐다”면서 비통한 심정을 드러냈다. 그는 “고인 김원기 씨가 현역 은퇴 후 불안정한 감독 생활을 했다. 그런 형편에서도 역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을 모아 체육 꿈나무들을 도왔다”며 “슬하에 자녀가 없어서였기도 하겠지만 레슬링이나 권투 유망주 몇 아이를 아들로 삼고 키웠다. 신앙심이 남다른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 총리는 “못난 저를 ‘형님’이라 부르며 따랐지만 저는 형님 자격이 없다”며 “아우가 보증을 잘못 선 탓에 가산을 탕진하고 생활고에 시달렸다는 것을 저는 몰랐다”고 말했다.

김원기는 한국 레슬링 전설이다. LA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2㎏ 이하 체급에 출전해 금메달을 따냈다. 당시 한국 대표 선수단의 대회 첫 금메달이자 대한민국 올림픽 역사상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양정모(64)에 이은 두 번째 금메달이었다. 올림픽이 끝난 후 김원기는 국민적인 영웅으로 떠오르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고인은 1986년 현역에서 은퇴한 후 영업사업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17년 동안 보험회사를 다니며 많은 고생을 했다. 말단 보험설계부터 총무과 대리·영업소장·본부 업무과장·교육담당 차장 등을 거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가까운 지인의 빚보증을 잘못 서면서 전 재산을 날리고 10억여 원의 빚더미에 올라 생활고를 겪었다.

고인은 지난 2014년 3월 방송된 SBS ‘좋은아침’에 출연해 안타까운 사연을 털어놨다.

당시 김원기는 “보험 회사에서 명예퇴직 후 실업자가 됐다“며 ”그 후 빚보증을 잘 못 서 마흔을 넘어 전 재산을 잃고 빈털터리가 됐다. 주유소 세차장 안 해 본 일이 없다. 돈 100만 원이 없어 친척집에 살았고 우울증까지 앓았다“고 고백했다.

고인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선의 삶을 살았다. 1989년 전남대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18년이 지난 2007년 다시 학교로 돌아와 4학기 만에 경희대에서 체육학 박사를 따냈다. 학구파 지도자로 이름을 날리며 많은 후배들의 귀감이 됐다. 현역 은퇴 후 전남 함평군 레슬링협회 회장을 맡아 후배 양성에 힘을 쏟았다. 최근에는 전국 교도소를 돌며 자신의 인생 역정을 소개하는 무료 강연을 하는 등 사회 활동에 전념했다.


김민준 기자 sports@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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