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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 김병준, 한국당 ‘지휘봉’ 잡았지만 추진력은 의문

"초반부터 인적쇄신 안하면 혁신 성공 힘들어"

입력 2018-07-19 15:46
신문게재 2018-07-20 2면

목타는 김병준 혁신비대위원장<YONHAP NO-2892>
지방선거 참패와 계파 갈등으로 초토화된 자유한국당의 ‘구원투수’로 김병준 혁신 비상대책위원장이 나섰지만 추진력에 대한 의문이 벌써부터 당내에서 나온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18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 중 물을 마시는 모습. (연합)

 

지방선거 참패와 계파 갈등으로 초토화된 자유한국당의 ‘구원투수’로 김병준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등판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한국당을 과거와 같이 강력한 보수당으로 되돌려 놓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의 리더십과 추진력에 대한 의문이 벌써부터 당안팎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18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과거지향적인 인적청산은 반대한다”고 밝혔다. 민감한 인적쇄신을 뒤로 미뤄 친박(親 박근혜)과 비박을 모두 아우르겠다는 얘기다.

단기적 효과는 있었다. 당초 관리형이나 전권형 비대위 혹은 조기 전당대회 등 여러 의견이 난무했던 당내가 비대위에 힘을 실어주자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일부 초선 의원들은 19일 모임에서 비대위에 힘을 실어주자고 뜻을 모으면서 당협위원장직 인선을 비대위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반면 인적쇄신 없이 비대위가 성공할 수 있겠냐는 비판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혁신을 하려면 명확한 기준을 정해 추진해야 한다”며 “정치 경험적으로 볼 때 초반부터 어떤 대상을 정리하겠다며 칼을 들고 호령하지 않으면 혁신이 성공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대신 당의 이념과 가치 재정립을 우선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새로운 가치에 대해 “국가가 시민사회와 시장에 지나치게 개입하지 않고 공동체들이 자율적으로 국가를 만들고 경쟁력과 혁신을 만드는 자율의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자율’이라는 일반론만 내놓은 탓에 구체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노무현 정신’이나 ‘진영논리 탈피’ 등을 언급함으로써 정통 보수에 기반한 의원들과 종종 부딪힐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김 위원장이 교수 출신이다 보니 이상만 가진 채 현실정치는 헤쳐 나가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품는 사람들이 많다”며 “장황한 이상론으로는 당 장악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현실정치에 접목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금은 김병준 비대위가 아직 구성도 되지 않은 만큼 당내에서는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하지만 비대위가 출범도 하기 전에 골프접대 의혹이 불거져나오고, 당을 확실히 장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비대위는 험로를 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당 관계자는 “김병준호가 당의 체제정비를 위한 쇄신안을 강력히 추진한다면 박수를 보낼 테지만 그렇지 못하고 지지부진하면 당 내 의원들의 불만이 분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uknow@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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