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B사이드]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서로의 꿈 응원하며 ‘공길전’으로 의기투합?! 홍경수·김준영 “죽을 때까지 배우”

창작뮤지컬 맏형 '사비타', 남경읍·남경주 형제와 최정원이 초연 이후 에 엄기준, 오만석, 박건형, 김무열, 송창의, 신성록, 김소향, 안재모, 전병욱, 박유덕 등 신인등용문
홍경수·안덕용·이영호, 김준영·조병준·윤담·최민우, 김민영·김은비·김가빈 캐스팅
‘공길전’으로 의기투합, 서로의 꿈 응원하는 홍경수와 김준영 "죽을 때까지 배우이고 싶어"

입력 2018-09-01 18:00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홍경수 김준영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동현 역의 김준영(왼쪽)과 동욱 홍경수(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공연 중에 지인들과 눈을 마주치면 그게 제일 당황하게 되는 것 같아요. 자꾸 흐트러지고 지인분들도 불편해 하시고….”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예술극장 나무와 돌, 이하 사비타)에서 맏형 정동욱과 7년만에 집으로 돌아온 막냇동생 동현으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 홍경수와 김준영은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Untitled-20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동욱 역의 홍경수(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저희 장모님이 자주 오세요. 제 공연 보는 걸 워낙 좋아하시는데 대극장이야 어디 계신지 안보이니 상관없었는데 소극장은 눈이 자꾸 마주쳐서 초반엔 좀 힘들었어요.”  

 

홍경수의 말에 김준영이 “그래서 관객석을 안보려고 노력한다”고 말을 보태자 홍경수는 “누구 하나에 시선을 꽂지 말고 넓게 보는 게 요령이야. 나중엔 그런 게 더 재밌을 때가 올거야”라고 조언한다.

‘사비타’는 1995년 남경읍·남경주 형제와 최정원을 시작으로 오만석, 신성록, 엄기준, 박건형, 김무열, 송창의, 안재모, 박유덕 등이 거쳐 간 한국 창작뮤지컬의 맏형이다. 

 

한국 창작뮤지컬 1세대인 故최창권 작곡가의 아들이자 ‘세월이 가면’ ‘사랑은 유리 같은 것’ 등의 최귀섭 작곡가가 넘버를 꾸린 작품으로 시즌 7은 지난 7월 7일 개막했다.

조실부모하고 동생들을 부모처럼 돌본 맏형 정동욱(홍경수·안덕용·이영호, 관람배우·가나다 순)과 가출했다 7년만에 돌아온 9살 차 막냇동생 정동현(김준영·윤담·조병준·최민우) 그리고 두 형제 사이에 뛰어든 서투른 이벤트 회사 직원 유미리(김민영·김가빈·김은비)가 엮어 가는 가족 뮤지컬이다. 

 

“부모님이 서울 오실 때마다 보셨는데 너무 좋아하세요. 학교에서 공연할 때 많이 보셨는데도 선배님들이랑 하니까 또 다른가 봐요.”


◇주거니 받거니 홍경수와 김준영이 진짜 형제처럼 털어놓는 세 동욱과 네 동현, 세 미리

뮤지컬배우 김준영6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동현 역의 김준영(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세 형들이 어머니처럼 따뜻한 동욱이에요. 그 중 (홍)경수 형님은 중간 중간 위트가 넘치고 에너지가 남달라요. 한 인물인데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시죠.”

김준영의 말에 “지킬앤하이드야?”라고 개구지게 반문하는 홍경수에 김준영은 “다양한 모습을 볼 때마다 다채롭다”고 신기해했다. 

 

“(이)영호 형님은 감수성이 있어요. 여린 동욱이라서 동현이가 좀 더 나빠 보이죠. 원래 감수성이 풍부하셔서 조심스러워요.”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시즌 7 출연진(위)과 공연장면(사진제공=문화아이콘)

이영호 동욱에 대한 김준영의 말에 홍경수는 “무슨 일에 데미지를 굉장히 크게 받는 동욱”이라고 말을 보탠다. 


“사랑 노래를 시작하면 다 영호 형을 쳐다봐요. 우나 안우나…그런 감수성이 캐릭터에 잘 묻어나죠. (안)덕용이 형은 강약이 있으신데 중간점도 확실하게 있어요. 중간점을 잘 잡아주셔서 안정적이고 편해요.”

이렇게 말하는 김준영의 동현에 대해 “무뚝뚝한 경상도 동현이”라고 표현한 홍경수는 윤담·조병준·최민우에 대해 “군인스타일, 예능형, 아이돌 같은 동현”이라고 정리했다. 

 

“(최)민우는 한시도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 동현이에요. 형(동욱이) 보다 잔소리가 많아요. 특히 미리들한테 잔소리가 많아서 오디오를 풍성하게 채우는 예능형 동현이죠. (윤)담이는 운동을 많이 했을 것 같은 동현이에요. 정말 원양어선을 탔을 것 같은, 저희들끼리는 ‘군인담’이라고 부르죠. (조)병준이는 아이돌 준비를 했던 전력이 동현이에 많이 묻어나요. 여자 옷이 가장 잘 어울리는 동현이죠.”

홍경수의 말에 김준영이 “자기 옷 마냥 핏이 딱”이라고 거들자 “조안무도 했다. 그러다 보니 동선과 안무를 능청스럽게 잘 한다”는 홍경수의 부연이 돌아온다.

 

“(김)민영 미리는 시즌 6부터 했던 친구라 여유가 있어요. (애드리브, 즉흥 연기 등) 뭘 던져도 잘 받아주고 그 친구도 뭘 잘 던져요. 순간순간 잘 맞는 친구죠.”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홍경수 김준영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동욱 역의 홍경수(왼쪽)과 동현 김준영(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민영 미리에 대해 설명하는 홍경수에 김준영은 “세 미리들은 이미지도, 매력도, 연기도 너무 다르다”며 “민영인 그냥 미리 그 자체”라고 덧붙였다. 

 

“그래서 민영인 걱정 없이 믿고 가는 미리죠. 제가 잘 안풀리는 날도 충분히 받아줄 것 같은 미리예요. (김)은비는 정말 성실하고 실수가 없어서 믿을 수 있는 미리죠. 은비가 첫 공연 때 너무 긴장해서 꽃다발을 안가져왔다는 걸 다들 못믿을 정도로 안정적인 친구예요.”  

 

Untitled-27

김준영의 설명에 이어 홍경수는 “(김)가빈이는 극 중 미리 뿐 아니라 현실의 미리 같은 친구”라며 “나이도 극 중 미리와 같은 스물다섯”이라고 전했다.


“현실의 미리라 정말 걱정이 많았어요. 연습하면서 실수도 많고 해서 다들 걱정했는데 막상 무대에 올라가니 달라지더라고요. 정말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워서 주머니에 넣어 다니고 싶은 미리죠.” 



◇계속 무대에 서고 싶은 홍경수, 당장의 강약조절이 숙제 김준영

 

“작품을 한참 바쁘게 하다가 거의 1년을 쉬었어요. 쉬고 싶어서 쉰 게 아니라 이래저래 뮤지컬쪽 사정이 안좋아지면서 페이 문제로 마음고생을 많이 했어요. 그 스트레스로 구안와사(안면마비)까지 와서 얼굴이 돌아갈 정도였죠.”

한동안 무대에서 홍경수를 볼 수 없었던 이유는 불안정한 뮤지컬 시장의 현실과 맞닿아 있었다. 상습적인 임금체불, 급상승 중인 제작비, 예정됐던 공연 중단, 매니지먼트 시스템의 본격화와 스타 캐스팅 심화로 점점 줄어만 가는 오디션 기회 등은 그 시장에 몸담고 있는 모든 이들의 고난이자 현실이다.

 

“겨우 겨우 치료를 마치고 작품에 합류했는데 취소됐어요. 너무 힘들었어요. 그런 중에 ‘삼총사’를 다시 하게 됐고 ‘사비타’에도 합류했죠. ‘삼총사’ 지방공연까지를 돌고 ‘사비타’를 공연하면서 (김)다현이랑 함께 한 ‘이육사’ 연습과 공연을 하기도 했어요. 갑자기 바빠졌죠. 이렇게 계속 되면 좋겠는데….”  
 

뮤지컬배우 홍경수4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동욱 홍경수(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말을 잇지 못한 홍경수는 “안면마비는 이제 완치된 거냐”는 질문에 “아직 조금 남아 있는 것 같은데 그런 게(안면마비) 이제는 안오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계속 무대에 서고 싶지만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기회가 많지 않아요. 전 뛰고 싶은데 현실이 그러질 못해 안타까워요.” 

 

이는 이제 막 뮤지컬에 데뷔한 김준영도 피해갈 수 없는 고민이자 숙제다. 스물아홉 늦깎이 신인 뮤지컬 배우에게 아주 작은 배역이라도 기꺼이 자리를 내어주는 모험을 감수할 공연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Untitled-16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동현 역의 김준영(왼쪽)과 동욱 홍경수(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지금 당장은 어떻게 하면 힘을 뺄까가 고민이에요. ‘사비타’가 6개월 장기공연이지만 4명이 번갈아 하다 보니 중간 중간 많이 비어요. 일주일에 공연 한번 하고 그러니까요. 매번 긴장하게 되고 첫공연을 하는 기분이에요. 경수 선배랑도 서로 만나기 힘든 형제여서 너무 반가워요.”

지금 당장 강약조절이 숙제라는 김준영은 “피아노 연습도 더 열심히 해야한다”며 “다른 작품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고 말을 보탰다.

“현재 주어진 공연을 열심히 하면서 어떻게 하면 발전하고 다른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을까를 고민 중이에요. 어떻게 하면 꾸준히 발전하면서 매력적인 배우가 될 수 있을지가 제일 큰 고민이죠.”   



◇‘공길전’으로 의기투합? “죽을 때까지 배우이고 싶어요” 

 

뮤지컬배우 홍경수5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동욱 역의 홍경수(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제가 이순재 선생님을 너무 좋아하고 존경해요. 늘 무대에 계시잖아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항상 무대 위에 존재하는, 죽을 때까지 그런 배우이고 싶어요.”

홍경수의 꿈 얘기에 김준영 역시 “특출나진 않더라도 부족함이 없는 배우이고 싶다”며 “다 잘한다기 보다 노래도, 연기도 괜찮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동의를 표했다.  

 

“처음이다 보니 하고 싶은 작품은 너무 많아요. 형님이 하셨던 ‘삼총사’ 뿐 아니라 ‘지킬앤하이드’ ‘레미제라블’ ‘맨오브라만차’ 등 아주 작은 역으로라도 해보고 싶은 작품은 너무 많죠. 그 중 가장 도전하고 싶은 건 형님이 하셨던 ‘공길전’의 장생이에요.”  

김준영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동현 역의 김준영(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다양한 작품의 오디션에 지원하기도 했다는 김준영은 ‘공길전’(2007)의 장생을 언급했다. ‘공길전’은 이준기를 일약 스타덤에 올린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 원작 연극인 ‘이’(爾)의 뮤지컬 버전이다.  


동아연극상 작품상, 연극협회 선정 베스트5 작품상, 희곡상, 평론가협회선정 베스트3 작품상, 서울공연예술제 희곡상 등을 수상한 김태웅 원작의 연극 ‘이’를 바탕으로 서울예술단이 2007년 무대에 올렸다. 이 작품에서 홍경수는 공길 역의 김재범과 호흡을 맞췄다.

“저 역시 다시 돌아온다면 해보고 싶은 작품이자 캐릭터가 ‘공길전’의 장생”이라는 말에 김준영은 “형님(홍경수)의 전철을 밟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형님의 전철을 밟다가 다시 동욱으로 돌아오고 싶어요. 한 20년? 아니다 동욱이가 마흔이니까 10년이면 할 수 있겠네요. 제가 아직도 어린 줄 알아요.”

이어 “10년 동안 열심히 발전하겠다”는 김준영의 꿈 얘기에 홍경수는 “그럼 좋지”라며 “사랑해”라는 말로 응원을 보낸다.

“(사랑해 라는) 형님 말에 울 뻔 했어요. 저는 경수 선배님이랑 연기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거든요. 경수 선배가 그래도 제 이름은 기억해주실테니 더 그래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장소제공=타셴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