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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자동차산업 전망 흐린데 노조만 쾌청할 수 있나

입력 2018-11-21 15:27
신문게재 2018-11-22 23면

내년 자동차산업 전망은 잔뜩 흐림이다. 21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19년 산업전망 세미나에서도 애널리스트들은 부진세를 전망했다. 주력 제조업인 자동차산업의 위상이 이전 같지 않다는 말이 실감난다. 실제로 수출에서 자동차 비중이 14%에서 7%대로 떨어지고 있다. 자동차산업의 직접 고용만 2.3%나 줄었다. 생산, 내수, 수출의 트리플 부진에 허덕이는데 ‘독야청청’처럼 여겨지는 곳이 있다면 바로 노조다. 자동차산업 위기를 말하는 이날도 현대차 노조와 한국지엠 노조는 민주노총 총파업에 참여했다.

노사 대립은 국내 자동차 업계의 위기 요인의 하나로 손꼽힐 정도다. 3분기 현대·기아자동차의 영업이익은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청와대 인식은 좀 다른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은 엊그제 국무회의에서 자동차 생산이 다시 늘었다며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는 말을 썼다. 좋은 의미지만, 8월에서 10월의 생산 증가는 긴 추석 연휴와 파업의 기저효과가 작용한 결과다. 올해 자동차 생산대수는 400만대 아래로 예상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아무래도 ‘실적 회복’은 무리가 있다. 이런 낙관적인 보고보다 자동차 업계가 정부에 보내는 금융 지원 등 SOS에 귀 기울이는 게 낫다.

그리고 이 순간에도 광주형 일자리 철회를 외치는 현실을 주의 깊게 들여다봐야 한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내년 한국 자동차산업의 부진을 내다본다. 통계에 잘 안 잡히는 2차, 3차 협력사들은 물론 중견기업인 1차 협력사들이 덩달아 위기다. 완성차와 부품 협력사의 가치 사슬이 위태롭다. 업계에서 근로유연성 확대, 노사관계 선진화를 정부에 건의하는 실정이다. 산업생태계 붕괴와 고용 감소를 강 건너 불 보듯 하는 경직성은 누그러뜨려야 한다.

노동계도 이제부터 군살 빼기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현대차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는 18%에 달한다. 현대차의 올 3분기 영업이익률이 1.2%, 기아차는 0.8%로 극히 저조하다. 자동차 부품업계 영업이익률은 반 토막이 난 상태다. 최대 난제인 고비용 저효율 구조에서 벗어나지 않고는 경쟁력 저하를 막을 수 없다. 내년에는 금리 인상 등 매크로 요인과 통상환경 악화까지 겹쳐 있다. 노동자들의 협력은 자동차산업 위기 극복의 필수 덕목이다. 자동차 생산량 400만대를 회복하는 조건 중에 협력적 노사관계 구축이 있다. 실적 회복이라는 ‘반가운 소식’은 완성차 업체의 당면 현안들이 풀린 다음에나 듣게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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