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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 大기자의 창업이야기] 수익률·권리금 뻥튀기… '자영업 약탈자' 경계령

입력 2019-03-27 07:00
신문게재 2019-03-27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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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
최근 한 언론사는 ‘자영업 약탈자’란 제목의 연재물을 통해 사기성이 농후한 일부 창업컨설팅 업체의 실상을 고발해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는 창업컨설팅 업체 직원들이 점포 양도자와 양수자의 틈바구니에서 높은 수수료를 챙기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소개했다. 이들은 양도자를 대상으로 수차례에 걸쳐 권리금을 후려치는 작업을 한다. 양수자에게는 권리금을 부풀려 그 일부를 수수료로 챙기는 요술을 부린다. 이들이 ‘봉’으로 지목하는 최고의 공략 대상은 ‘초보창업자’이다. 초보자는 장사 경험이 전혀 없어 적은 돈을 들여, 많은 돈을 벌려는 ‘대박환상’에 사로잡히게 마련이다.

이들 창업컨설팅 업체의 비리는 초보창업자들을 울리는데 그치지 않는다. 프랜차이즈 사업모델의 뿌리를 흔들기도 한다. 그 대표적 사례가 커피점 프랜차이즈 C사다. 이 회사가 2008년 설립 이후 4년 남짓 되는 기간에 1000호점을 돌파하게 된 데는 가맹점 모집 영업을 주된 사업으로 하는 ‘사이비 창업컨설팅 업체’들의 맹활약 덕분이었다. 높은 수수료에 현혹된 창업컨설턴트들은 신규 건물이 올라가는 곳을 찾아다니며 건물주들을 설득하는데 열을 올렸다.

“건물 1층에 카페가 들어오면 은행 점포를 임대주는 것보다 훨씬 낫다. 유동인구가 늘어나 건물가치가 뛰어오른다”는 논리였다. 솔깃한 건물주들은 자신의 건물 1층에 가맹점을 내고 자녀들을 설득해 가맹점주 명함을 안겨주었다. 10년전 건물주 사이에 이 브랜드 카페를 유치하려는 바람이 분 데는 창업컨설팅 업체에 소속된 오더맨(가맹본부 요청으로 가맹점 모집 영업을 전담하는 사람)들의 활약이 절대적이었다.

이 브랜드의 성공신화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가맹본사 오너경영자의 무리한 사업다각화와 경영실책이 겹치고 건물주를 부모로 둔 가맹점주들의 이탈이 이어지면서 사상누각의 신화는 서둘러 막을 내렸다.

자영업 약탈자들을 원천 봉쇄하려면 사기행위의 자양분을 제거하는 게 급선무이다. 그 첫 번째 자양분은 불투명하게 거래되는 권리금이며 두 번째는 초보창업자의 안이한 인식이다.

첫번째 해법은 권리금이 투명하게 기재되는 계약서를 필수적인 점포양수도 거래 요건으로 법규에 명시하는 방안이다. 두번째는 창업자 개인의 노력이다. 권리금 장난이나 매출·순익 뻥튀기는 웬만한 장사경험이 있는 사람에게는 금방 들통날 저급한 사기행위에 불과하다. 창업하기 전, 1년 정도 시간을 두고 점포에 취업해 경험을 쌓거나 장사 경험이 많은 전문가 도움을 받아 창업과정을 진행한다면 약탈자들의 봉이 되는 불행을 사전에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강창동 유통전문 대기자·경제학 박사 cdkang198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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