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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어머! 이건 봐야해… 배우들의 '리즈' 시절 담긴 '모리스' '아이리시맨'

[즐금]휴 그랜트의 젊은 시절 담긴 '모리스' ...'노팅 힐'로 대표되던 로맨틱한 진가 발휘한 초창기작으로 평가
넷플릭스 '아이리시 맨', 마틴 스콜세지와 알 파치노의 조우 '70대 드림팀' 모습 보여줘
세월은 흘러도 영화는 남는다는 진리 다시금 되새겨

입력 2019-11-22 07:00   수정 2019-11-22 10:35
신문게재 2019-11-22 14면

영화 모리스
영국을 대표하는 미남 배우인 휴 그랜트는 데뷔 초 ‘모리스’를 통해 전세계 영화인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사진제공=알토미디어)

 

#1. “이 배우의 리즈시절은 봐도 봐도 질리지가 않는다” “영국 남자 중 이런 외모는 0.2%라고 봐야함” “ 스토리도 배우도 명불허전”. 

 

영화 ‘모리스’에 대한 흥미로운 댓글들이다. 제작된 지 32년 만에야 국내 개봉한 이 영화는 영국을 대표하는 휴 그랜트의 20대를 담고 있다. 20세기 초 영국을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우아한 액센트와 부드러운 눈빛의 휴 그랜트가 내뱉는 대사 하나하나가 첫사랑의 떨림을 전한다. 

 

영원히 지키고 싶었던 첫사랑의 찬란함과 고통을 담은 이 영화는  제44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 공동남우주연상, 음악상으로 3관왕의 영예를 차지하며 평단과 관객의 찬사를 한 몸에 받은 작품이다.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은 2017년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제작, 각본, 각색을 맡아 세대를 아우르는 로맨스 거장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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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기찬 걸음걸이와 패기 넘치는 몸짓을 연기해야 했던 배우들. 30,40대 배우들의 모습이 컴퓨터 그래픽으로 완벽하게 보여진다. (사진제공=넷플릭스)

 

#2.할리우드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은 아예 70대 배우들의 젊은 시절을 화면으로 구현해 냈다. 

 

로버트 드 니로, 알 파치노, 조 페시 등 거장들의 재회로 제작단계부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아 온 넷플릭스 영화 ‘아이리시맨’은 20세기 미국 정치 이면에 존재했던 여러 사건들을 평범한 가장 프랭크의 시선으로 따라간다. 

 

거대한 권력을 누리다 갑자기 사라진 거물 지미 호파 역은 알 파치노가,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범죄 조직의 두목 러셀 버팔리노 역은 조 페시 그리고 이 둘과 모종의 관계를 맺고 있던 ‘아이리시맨’ 프랭크 시런 역은 로버트 드 니로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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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모리스’(사진제공=알토미디어)
영화는 미국 역사상 가장 유명한 미제 사건 중 하나인 ‘지미 호파 실종사건’의 배후에 프랭크 시런이 있었다는 논픽션 소설 ‘아이 허드 유 페인트 하우시스(’I Heard You Paint Houses)를 기초로 만들어졌다.

  

 

◇ 배우·감독이 먼저 반한 소설, 영화로 날다 

 

‘모리스’의 원작을 쓴 E.M. 포스터는 ‘인도로 가는 길’을 통해 2005년 TIME 선정 ‘100대 현대 영문 소설’에 작품이 선정되기도 한 영국의 대문호다. 

 

버지니아 울프, T.S. 엘리엇 등과 함께 거론되는 그는 자신의 케임브리지 재학 시절과 실제 연인이었던 남학생과의 이야기를 ‘모리스’에 담아 시대를 앞선 파격 연애담을 완성했다. 


‘모리스’ 집필 후 “내가 죽거나 영국이 죽기 전에는 출간할 수 없다”라는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진다.

 

1914년에 완성된 ‘모리스’는 그의 뜻에 따라 집필한지 반세기를 훌쩍 넘은 1971년 공개됐고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이 1987년에 스크린으로 완성했다. 국내에서는 ‘아가씨’를 통해 세계적인 거장으로 부상한 박찬욱 감독이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에서 ‘영화를 만들 때 자양이 됐던 원천’으로 ‘모리스’를 꼽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수입사인 알토 미디어의 강우선 대표는 “국내에 정식 개봉하지 못하고 부가 서비스로만 시작하게 된 영화라 극장에서 개봉하고픈 마음이 컸다”면서 “시간을 뛰어넘어 사랑이라는 공감을 선사하는 작품으로 접근했다. 특히 휴 그랜트의 리즈 시절을 통해 세월이 흘러도 영화는 그 시대에 영원히 남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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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이리시맨' (사진제공=넷플릭스)

 

영화 ‘아이리시맨’의 원작인 찰스 브랜튼의 ‘아이 허드 유 페인트 하우시스’의 ‘페인트’는 살인청부업자를 가리킨다. 원작과 영화는 어두운 세계에 속한 한 남자의 시선을 따라 마피아의 내부 사정과 미국 사회의 깊숙한 병폐를 꼬집는다.

 

실존인물 프랭크 시런 이야기에 매료된 로버트 드 니로는 절친이자 감독인 마틴 스코세이지에게 책을 보냈고 감독은 첫장을 넘기기도 전에 이미 설득당했다고 한다. ‘비열한 거리’, ‘택시 드라이버’ 등을 함께 했으나 1995년 ‘카지노’ 이후 조우할 기회를 여러 번 놓친 두 사람은 이 영화를 위해 다시 한번 의기투합했다. 

 

아이리시맨
조 페시는 사실상 은퇴했지만 마틴 스콜세지의 러브콜을 받고 ‘아이리시맨’을 위해 연기에 복귀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또 다른 주인공 지미 호파 캐스팅은 감독이 직접 총대를 맸다. 이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 인물 지미 호파는 1940~1950년대 미국에서 막강한 권력을 누렸던 국제 트럭 운전자 조합 ‘팀스터스’의 수장이었던 인물이다.  

 

모두가 알 파치노를 생각했지만 감히(?) 시나리오를 보내지 못하고 있자 감독이 직접 연락해 바로 확답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알 파치노는 마틴 스코세이지와 처음 일하게 된 데 대해 무척 흥분했고 제작진 역시 “평생 한번 있을까 말까 한 예술가들의 조우”라며 영화화에 착수했다.

 


◇리즈는 갱신이 아닌 현재 진행 중

 

모리스
‘모리스’에서의 환상호흡으로 제44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공동으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휴 그랜트와 제임스 윌비. (사진제공=알토미디어)

 

스타를 넘어 배우로 불리는 이들의 존재감은 작품으로 다시금 회자된다. ‘모리스’ 홍보사 라임의 강진권 이사는 “메인 포스터 이미지를 휴 그랜트로 선정한 이유는 유명세도 있지만 주인공인 모리스가 바라보는 시선에 맞춘 것도 있다”면서 “너무도 유명한 ‘노팅 힐’의 휴 그랜트 이전에 그가 퀴어 영화를 촬영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도 많지 않았지만 숨겨진 걸작이자 우리가 알지 못했던 그의 진가를 보여주는 영화로 마케팅 포지셔닝을 잡았다”고 말했다.

극 중 휴 그랜트는 “말 안 해도 알 거야” “그럼 같이 갈까” 등의 대사를 우아하고도 지적인 액센트로 소화한다. 작품 속 연인 모리스(제임스 윌비)가 누워있는 침대로 달려드는 그의 발랄한 모습은 그간 차분한 영국 신사 이미지를 반전시키며 리즈 시절에 걸맞은 풋풋하고도 순수한 매력을 발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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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이리시맨' (사진제공=넷플릭스)

‘아이리시맨’은 ‘70대 거장들의 아우라’로 정의된다. 

 

마틴 스코세이지(77)가 연출하고 로버트 드니로(76), 알 파치노(79), 조 페시(76)가 보여주는 존재감은 눈부신 기술력이 한몫 거들어 더욱 놀랍다. 

 

배우들은 30대 초반의 혈기왕성함부터 80대 초로의 모습까지 연기해야 했다. 대배우들이 수많은 전선과 점으로 이뤄진 헬멧을 쓰고 모션 캡처 촬영를 했을 거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그들이 보여줄 절제된 감정연기에 덧입힐 디에이징 기술을 직접 개발해 접목시켰다. 각 나이대가 보여줄 몸짓과 행동은 물리치료사의 도움을 받아 교정을 받아 배우들이 직접 구현했다. 

 

세월의 흐름 속에서 존경과 배신, 환호와 후회를 넘나드는 배우들의 열연은 그들이 ‘시네마’를 만났을 때 어떤 시너지를 내는지를 눈으로 확인시킨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이런 영화들의 개봉이야 말로 배우들의 리즈 시절을 아는 관객들에게는 반가움을, 모르는 관객들에게는 기술력의 발전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라면서 “단순히 분장이나 기술로 상쇄되지 않는 배우의 아우라를 충분히 느낄 수 있고 과거 출연작을 다시금 찾아보는 계기가 될 것 ”이라고 밝혔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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