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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그들이 읽으면 뜬다! 서점가 접수한 ‘BTS셀러’

[Book] '출판계 큰 손' 입증한 방탄소년단

입력 2020-07-14 17:00
신문게재 2020-07-1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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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 (사진제공=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월드스타 방탄소년단의 영향력이 서점가도 접수했다. 방탄소년단이 읽었다고 인증했거나 이들이 들고 다니는 모습이 포착된 책들은 어김없이 서점가의 베스트셀러로 안착했다.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가 팬들을 위해 직접 출간한 그림책 ‘그래픽 리릭스’는 시리즈 5권이 베스트셀러 10위권에 진입하며 ‘방탄소년단 파워’를 입증했다.  


교보문고가 발표한 6월 마지막주 온·오프라인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의 노래 가사를 그래픽 이미지로 풀어내 30일 출간한 ‘그래픽 리릭스’ 시리즈 5권 모두가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5권 가운데 ‘버터플라이’(Butterfly)가 2위, ‘어 서플리멘트리 스토리: 유 네버 워크 얼론’(A Supplementary Story: You Never Walk Alone)과 ‘세이브 미’(Save ME)는 각각 5·6위에 올랐다.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 ‘런’(RUN)은 9·10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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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리릭스 시리즈 (사진제공=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작가는 모두 다르지만 하나의 주제를 다룬 시리즈의 책 5권이 일제히 베스트셀러 10위권에 오른 것은 출판계에서도 이례적인 ‘사건’으로 꼽힌다. 방탄소년단의 견고한 팬덤 아미(ARMY)들이 출판계에서도 ‘큰손’ 파워를 발휘한 것으로 풀이된다.  

 

‘함께라면 웃을 수 있다’를 주제로 한 ‘그래픽 리릭스’ 시리즈는 방탄소년단의 이름을 세상에 알린 앨범 ‘화양연화’ 시리즈를 재해석한 콘텐츠다. 빅히트는 ‘화양연화’ 시리즈를 뮤직비디오와 소설 ‘화양연화 더노트1’(花樣年華 THE NOTES 1), 웹툰 ‘화양연화 Pt.0 세이브 미(SAVE ME)’ 등으로 선보이며 플랫폼의 다양화를 추구해왔다.

빅히트는 “다양한 음악 IP(Intellectual Property) 확장 프로젝트들을 통해 일상 속에서 음악을 다채롭게 즐길 수 있도록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해 나갈 것”이라며 향후 방탄소년단의 음악으로 새로운 플랫폼을 활용한 콘텐츠를 선보이겠다는 포부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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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의 앨범 모티브로 알려진 ‘융의 영혼의 지도’ (사진제공=문예출판사)

비단 ‘그래픽 리릭스’ 뿐 아니다. 그간 ‘책 읽는 아이돌’로 조명된 방탄소년단은 출판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4월과 올해 2월 발매된 앨범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MAP OF THE SOUL : PERSONA)는 머레이 스타인(Murray Stein)의 ‘융의 영혼의 지도’를 모티프로 내세웠다. 

 

머레이 스타인이 집필한 이 책은 분석심리학의 기초를 세운 스위스 정신과 의사 칼 구스타프 융(Carl Gustav Jung)의 이론을 해석하는 일종의 개론서다. 


2016년 발매된 정규 2집 ‘윙즈’(WINGS) 타이틀곡 ‘피 땀 눈물’은 1919년 독일의 대문호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가 집필한 소설 ‘데미안’에서 영감을 얻은 곡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고 TV 프로그램을 통해 회자되면서 출간 100년이 넘은 ‘데미안’의 순위가 역주행하는 기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RM이 소장하고 있던 소설 ‘데미안’은 유니세프 경매에서 686만 7000원에 낙찰됐다.

SNS에는 방탄소년단이 언급하거나 읽은 책들의 리스트를 올리는 ‘방탄책방’ 계정까지 생겼다. 현재까지 이 계정에 리스트업된 책들은 총 192권이다. 멤버별로는 RM이 총 113권으로 가장 많다. 분야도 다양하다. 

 

‘이상소설전집’이나 백석 시인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 ‘수리부엉이는 황혼에 날아오르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마이클 셀던의 ‘정의란 무엇인가’ 등을 두루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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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이 읽은 김수현 작가의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는 일본에서도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사진제공=마음의 숲)

맏형 진은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나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제이홉은 ‘법륜스님의 행복’이나 나태주 시인의 ‘꽃을 보듯 너를 본다’를, 지민은 남희성 작가의 소설 ‘달빛 조각사’ 등을 읽었다. 

 

정국이 읽은 김수현 작가의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는 일본에서도 베스트셀러로 오르면서 화제를 모았다. 

 

이에 힘입어 김수현 작가의 신작 에세이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가 한국 출판물 사상 최고가인 2000만 엔(2억 2000여만원) 이상의 선인세로 수출이 확정돼 다시금 ‘방탄소년단 파워’를 실감하게 했다. 


방탄소년단 파워는 절판된 책도 살려낸다. 2009년 출간됐던 ‘새로운 나를 여는 열쇠’는 절판된 책이지만 슈가가 들고 다니는 모습이 포착돼 출판사에 재고 문의가 쏟아지면서 재판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해외 유명 문학계 인사나 저자들도 방탄소년단 파워를 실감하기는 마찬가지다.

2018년 발매된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의 모티프가 된 책 ‘닥터 도티의 삶을 바꾸는 마술가게’(INTO THE MAGIC SHOP)가 주목받으면서 저작인 제임스 도티 스탠퍼드대 교수는 자신의 SNS에 “내 책에서 영감을 얻어 줘서 고맙다(thank you for using my book as inspiration)”고 직접 감사의사를 밝혔다. 

 

소설 ‘연금술사’의 작가 파울로 코엘료는 아미들 사이에서 유명한 방탄소년단의 팬이다. 그는 자신의 SNS에 종종 방탄소년단을 언급해 화제를 모았다. ‘연금술사’는 슈가가 좋아하는 책으로 팬들 사이에서 잘 알려져 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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