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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잔소리로만 듣는 아이, 지적 대신 부탁하세요

[맘 with 베이비] 우리 아이와 공감 대화하는 법
"육아(育兒)는 육아(育我)... 아이와 공감대화가 첫걸음"

입력 2021-12-21 07:00
신문게재 2021-12-21 13면

김혜경프로필
김혜경 펀펀힐링센터 대표

 

아이를 키우다 보면 속을 끓일 때가 많다. 아이가 크면서 거짓말을 하거나 나쁜 감정으로 얘기하고 행동할 때 더욱 그렇다. 부모들은 이럴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막막하다.


김혜경 펀펀힐링센터 대표는 이럴 때 부모와 아이 간의 ‘공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이의 감정을 존중하면서 부모 스스로도 자신의 감정을 잘 컨트롤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17일 일산 킨텍스 ‘미베 베이비엑스포 & 유아교육 박람회’에서 열린 ‘K 클래스’에서 ‘감정 코칭, 우리아이 공감대화법’이라는 주제로 가진 특별 강연에서 이렇게 밝혔다.



김 대표는 “흔히 우리는 긍정적 감정만 좋은 감정이라고 생각하지만 감정은 좋은 감정, 나쁜 감정이 없다”고 말했다. 모든 감정은 옳고 소중한 것이며, 단지 긍정적 감정, 부정적 감정이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감정은 신호등”이라고 표현했다. 빨간 신호등은 그저 멈추라는 신호일 뿐, 모든 신호가 좋고 나쁨이 없듯이 감정 역시 좋고 나쁨이 없다는 얘기다.

김 대표는 또 “감정은 손님처럼 불쑥, 그것도 하루에도 열두 번씩 더 찾아온다”며 “한 가지 감정을 오래 붙잡고 있으면 그때부터 감정의 주인이 아니라 감정의 노예가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아이가 어려서부터 긍정과 부정의 감정을 적절히 잘 표현하도록 돕고, 감정을 잘 다루도록 돕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부모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감정을 다루는 유형으로 크게 4가지를 언급했다. 감정억압형, 감정축소전환형, 방임형, 감정코칭형이 그것이다. 각 유형별 특징을 잘 살펴보고, 아이들 감정을 살피기 전에 부모의 감정을 먼저 들여다보고 인식하고, 자신의 감정을 잘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부모가 먼저 자신의 감정을 살피고, 자신의 감정이 힘들어졌을 때 자신의 언어로 감정을 건강하게 표출하는 방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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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흔히 엄마들이 끊임없이 잔소리를 하는데, 그것이 아이들에겐 비난으로 들린다고 말한다. 엄마에게 대들지 못하는 아이들이 유치원이나 학교로 가서 자기보다 약한 아이들에게 감정을 푼다는 것이다. 가정폭력의 피해자가 학교 폭력의 가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런 고리를 끊으려면, 내가 먼저 1도만 살짝 틀어 내가 먼저 변하는 용기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비난 대신 요청(부탁)을 하라고 권한다. 게으름뱅이, 욕심꾸러기 같은 평가하는 단어들은 아이들 방어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차분하고 진솔하게 자신의 감정을 아이에게 얘기하고, 아이의 상황을 조금만 인정해 주면 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우리 아이의 감정은 받아들이되, 내 감정도 숨기지 말고 힘들다면 힘들다고 얘기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김 대표는 우리 마음 뿐 아니라 신체를 잘 돌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 자신도 7년 전에 유방암을 앓았다고 했다. 돌아보니 자신도 감정을 많이 억압하고 살았고, 그 스트레스가 암으로 찾아왔다고 말했다. 당시엔 많이 억울하고 힘들었지만, 글을 쓰면서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고 산책하고 주변도 돌아보고 자신을 더 사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참가자들에게 “우리는 관계의 포로인가, 프로인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관계를 무너뜨리는 4가지 스튜핏 대화법’이라며 비난, 방어, 경멸, 담쌓기를 언급했다. 그는 ‘관계의 프로’가 하는 공감대화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며 우리의 건강한 대화습관을 돌아볼 것을 권했다. 우리 아이가 나를 향해 던지는 비난이나 분노의 감정 너머에 있는 ‘욕구’를 바라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난이 아닌 부탁으로, 방어가 아닌 약간만 인정하는 모습으로, 경멸이 아닌 호감과 존중으로, 담쌓기가 아닌 자기 진정 후 대화하는 ‘그레잇 대화법’으로 관계의 프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육아(育兒)는 육아(育我)”라고 말했다. 아이를 기르는 일이 결국 나를 기르는 일이라는 것이다. 행복한 부모가 행복한 자녀를 만든다는 얘기다. 부모 스스로 자신의 자존감을 갖고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고 아껴야, 아이도 그렇게 성장한다는 것이다.

‘아이가 거짓말을 자꾸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으냐’는 현장 질문에 그는 “당장 화 내기 보다 나중에 차분하게 ‘그 때 왜 거짓말을 했니? 거짓말 했을 때 어떤 기분이 들었니?”하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비난 보다는 존중의 대화가 훨씬 효과적이라는 얘기다.

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ceo@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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