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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없는 영화제 증명? 부산국제영화제 5개월 앞두고 '날벼락'

허문영 BIFF집행위원장 돌연 사의 표명

입력 2023-05-14 16:45

허문영
허문영 부산국제영화제(BIFF) 집행위원장이 최근 사의를 표명했다.(사진제공=BIFF)


‘전주(JIFF)에 이어 부산(BIFF)까지?’

허문영 부산국제영화제(BIFF) 집행위원장이 돌연 사의를 표명하면서 영화제의 ‘투톱운영’에 대한 뒷말이 무성하다. 개막을 5개월여 앞둔 영화제 개최에 빨간불이 켜진것. 12일 BIFF 측에 따르면 허 집행위원장은 전날 ‘이달 말까지만 근무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앞서 BIFF측이 임시총회를 열고 조종국 운영위원장을 위촉한 뒤 이틀만에 나온 일이라 영화계 전반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그동안 BIFF는 이사장 아래 집행위원장이 영화제 기획과 행정 업무를 총괄해왔지만 이제는 집행위원장·운영위원장이 나서 ‘공동 운영’ 체제가 된 것이다.

당시 영화제측은 “조 운영위원장은 법인 운영 및 일반 사무, 행정, 예산을 총괄하며 조직 운영에 내실을 기하는데 힘을 쏟을 것”이라면서 “허문영 집행위원장은 초청작 선정과 영화제 행사 기획을 총괄해 한국과 아시아의 유망한 감독과 작품을 발굴해 내고 전 세계 영화의 큰 흐름을 조망하는 데 집중하게됐다”고 핑크빛 미래를 전망했다.

하지만 이번 허 집행위원장 결정은 항의의 뜻을 담아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2021년 3월 BIFF 집행위원장으로 임명돼 약 2년여 간 BIFF를 이끌어왔다. 코로나19로 영화산업이 도미노급으로 무너지고 있던 상황에서 영화제의 성공적인 운영과 업계 발전을 위해 애써왔다. 영화평론가 출신인 그는 월간중앙 기자 및 씨네21 편집장, BIFF 프로그래머를 거쳤으며 지난해에는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국제비평가주간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했다.

BIFF의 이런 행보는 최근 폐막한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공동집행위원장으로 임명된 정준호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자연스럽게 오버랩된다. 전주국제영화제 측은 지난해 12월 민성욱 부집행위원장과 함께 배우 정준호를 공동 집행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임명 직후 일부 영화인 출신 이사들이 항의의 뜻으로 사표를 던지고 독립영화제와 결이 다른 상업영화 배우를 얼굴로 영입한것에 대한 불만을 토해냈다. 하지만 JIFF의 경우 영화 매진율과 좌석 점유율, 해외 게스트들의 증가로 뚜렷한 겅과를 낸 것으로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시작전 잡음은 무성했지만 공동집행위원장 모두가 자리를 지켜 이뤄낸 성과였다.

허 집행위원장이 사의는 영화제 내부는 물론 영화계 전체가 크게 동요되는 모양새다. 영화제측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시기에 집행위원장의 공석이 발생했고 다음 주 개막(16∼27일)하는 칸영화제를 비롯해 국제 네트위크에도 구멍이 생기게 됐다. 최근 몇 개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등 급변하는 환경으로 영화제 무용론이 대두하는 상황에서 긴 침체가 우려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0월 4일부터 10월 13일 열흘간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개최된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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