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2금융권 PF리스크 심상찮다" 한은의 경고

입력 2024-03-14 15:50
신문게재 2024-03-15 1면

수도권 아파트 회복, 2금융 PF 리스크 완화 효과 제한적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그동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늘려온 2금융권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잠재리스크를 경계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해 금융시장에 신용위험 확산이 전이되는 것을 차단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한은은 14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부동산 경기 부진에 따른 금융부문의 잠재리스크를 이 같이 우려했다.

한은에 따르면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비은행권이 90조1000억 원(이하 지난해 3분기 기준), 은행권이 44조2000억 원으로, 비은행권 잔액이 2배에 달한다. 연체율(은행 및 비은행권)은 지난 2020년말 0.55%에서 지난해 3분기말 2.42%로 4.4배 가량 상승했다. 은행권 연체율은 기간 중 0.29%에서 0%로 줄어든 반면, 비은행권 중심으로 연체율이 빠르게 올랐다.

비은행 금융기관이 그동안 PF 대출을 대폭 늘려온 만큼, 관련 대출 부실화와 충당금 적립 확대로 수익성 악화와 유동성 저하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상형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비은행 금융기관은 그동안 자본비율 확충을 통해 전반적인 건전성은 어느 정도 갖춰져 있지만, 부동산 PF 익스포져가 큰 일부 금융기관들은 연체율이 빠르게 오르는 상황”이라며 “최근의 여건을 보면 연체율이 단기간에 꺾일 것이라고 생각하긴 이르다고 보고 있고, 일부 비은행금융기관의 건전성 상황과 여러 리스크 요인들에 대해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전국의 주택 거래량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감소세이며 주택매매가격은 지난해 12월 이후 하락세로 전환했고, 경제주체들의 주택가격 상승 기대도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높은 수준의 아파트 매도물량 등이 향후 주택가격의 하방압력으로 작용하겠으나, 신생아 특례대출, 신규주택 공급물량 감소 등의 상방요인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부동산 경기 부진은 부동산 PF 대출과 이에 기반한 유동화증권의 부실화를 통해 관련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과 유동성을 저하시키는데, 특히 비은행 금융기관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 상승 등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설업과 부동산업 기업에 대한 대출 연체율도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상승하고 있어 관련 잠재 리스크에 대한 면밀한 점검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가계자산이 부동산에 집중돼 있고 고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부동산시장의 부진은 가계의 채무상환부담 증대로 이어질 소지도 있다.

한은은 가계의 자금조달이 주로 부동산 담보를 통해 이뤄지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주택가격 하락은 상환능력이 충분하지 않은 주담대 차주 등을 중심으로 신용위험을 확대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22년 하반기 이후 가계대출 연체율이 취약차주와 비은행 금융기관 차주를 중심으로 계속 상승하고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관련 리스크를 지속적으로 점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상형 부총재보는 “일부 건설사 리스크 등 부동산 PF에 대해 계속 경계심을 갖고 지켜봐야 하는 요인이지만 시스템리스크를 유발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면서도 “앞으로 신용리스크가 어떻게 발전할지는 정책당국이 어떤 대응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상황으로 부동산 PF는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비은행권은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하고 대응능력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런 것들이 선제적으로 갖춰지면 신용위험 확산이 금융시장에 전이되는 것을 제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