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현 삼성전자 신임 DS부문장.(사진=삼성전자) |
21일 업계에 따르면 경 사장은 최근 DX부문장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을 만나 퇴임의 뜻을 전한 뒤 스스로 자리에서 내려왔다. 메모리 업황이 본격적으로 반등하는 시점에 삼성의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경 사장이 세대교체의 마중물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 2017년에도 권오현 DS부문장이 후배들을 위해 자진 사퇴를 한 사례가 있다”면서 “경 사장도 이같은 필요성을 느끼고 스스로 물러났을 것”이라고 봤다. 경 사장이 신임 DS부문장인 전 부회장이 맡았던 미래사업기획단장으로 임명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수장 교체를 통해 삼성전자는 HBM 부문을 대대적으로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전 부회장은 업계에서 D램 전문가로 통한다. HBM이 D램을 적층해 만드는 메모리인 만큼 전 부회장의 경험이 HBM 강화에 가속도를 붙일 수 있는 적임자란 시각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메모리 시장 1위 자리를 유지 중이지만 HBM에서 만큼은 SK하이닉스에 밀렸다. 실제로 SK하이닉스의 HBM3E 8단이 최근 엔비디아 퀄 테스트를 통과한 반면, 삼성전자는 공급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전 부회장은 LG반도체 D램 개발팀 출신으로 2000년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긴 뒤 2009년 D램 개발실장, 2014년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을 맡았다. 메모리사업부장 시절에는 20nm(나노미터, 10억분의1m) 이하 미세 공정 개발을 주도한 바 있다. 2017년에는 삼성SDI로 자리를 옮겨 5년간 대표이사직을 맡아오다 지난해 말 인사를 통해 미래사업기획단장으로 임명됐다.
삼성전자는 “전영현 부회장은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와 배터리 사업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성장시킨 주역”이라며 “그간 축적된 풍부한 경영노하우를 바탕으로 반도체 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전 부회장 체제가 일시적일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 사장의 갑작스런 용퇴로 경영을 후방 지원하던 전 부회장을 앉힐 수 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경 사장의 다음 타자로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을 신임 DS부문장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삼성전자의 주요 먹거리 사업이기 때문에 최 사장을 DS부문장으로 당장 부를 수 없는 것이다.
최 사장은 메모리 연구개발에만 20년 넘게 종사한 전문가로 하이닉스반도체(現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을 거쳐 삼성전자에 영입된 인재다. 삼성전자에서는 설계팀장, 개발팀장 등을 역임했으며 20나노(2z) D램 개발의 주역으로 꼽힌다.
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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