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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윤 대통령-한동훈 대표 관계, 상생일까 폭망일까

입력 2024-07-25 13:20
신문게재 2024-07-26 19면

배종찬(사진)
배종찬<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국민의힘 전당 대회 결과 한동훈 대표 지도부가 출범하게 되었다. 한 대표는 무려 62.8%의 득표율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대세론은 깨지지 않았다. 국민의힘 당원들과 지지층들의 선택은 ‘한동훈’이라기보다 ‘변화’로 볼 수 있다.

 

후보자 등록하자마자 채상병특검법을 제 3자 특검 추천으로 국민의힘에서 법안 발의를 하자고 주장한 한동훈 대표는 배신자 프레임에 내몰렸고 이어서 지난 1월 총선 당시 한 대표에게 보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사과’ 문자 논란이 후보자 토론회와 합동 연설회를 도배했다. 당원들의 투표가 시작되기 일주일 전부터는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이 공개한 한동훈 대표가 법무부 장관이던 시절의 ‘여론조성팀’ 논란이 전대를 뒤덮었다.

 

마지막까지 내부 총질이 되는 논란은 끊이질 않았다. 이번에는 나경원 후보가 20대 국회에서 패스트트랙 국회법 위반으로 기소를 당한 관계자들에 대해 한 법무부 장관에게 ‘공소권 취소’ 요청을 한 것에 대해 ‘개인 민원’을 한 것이라고 한 후보가 답변하면서 논란에 정점을 찍었다. 심지어 원희룡 후보는 지난 총선 과정에서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던 한동훈 대표가 가족·인척과 사적으로 공천을 논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어떤 공격도 판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무엇보다 당원들과 지지층들은 ‘변화’를 절실하게 원했기 때문이다.

한동훈 대표의 향후 최대 과제는 ‘윤석열 대통령과 관계’다.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지난 16~18일 실시한 조사(전국1000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1.7%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국정 수행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물어보았다.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29%, 부정 평가는 60%로 나타났다. 29% 긍정 평가라면 레임덕을 간신히 피한 수준이다. 신임 당 대표는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변화시켜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안고 있다. 채상병특검법 정국이 꽉 막혀 있고 김건희 여사 수사 관련 논란이 일단락되지 않은 정국을 돌파할 수 있는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차별화가 필요하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 위기 국면에서 전당 대회가 시작되었고 그 와중에 실시된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긍정 지지율은 29%로 전당 대회 직전보다 큰 폭으로 반등했다. 이른바 전당 대회 컨벤션 효과(Convention Effect: 전당 대회나 선거 같은 정치적 이벤트를 통해 정치인 또는 정당의 지지율이 올라가는 현상)로 볼 수 있고 한동훈 대표가 견인한 효과로 보아도 무방하다. 즉 한동훈 대표가 경쟁력을 발휘하고 지지층을 결집할 때 윤 대통령에 대한 평가 또한 긍정적으로 동반 상승 효과를 누린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후 발의 요구 국회 국민 청원이 140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야권의 국정 견제 시도는 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한동훈 대표가 최우선적으로 가야할 길은 ‘윤석열 대통령 국정 평가 상승’이다. 전당 대회 기간 동안 불거졌던 윤한 갈등 의심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한 대표가 끌어낼 수 있는 성과는 국정 평가의 개선이다.

한 대표가 정치적 경험이 많지 않고 윤석열 대통령과 총선 과정에서 불편한 관계가 되었다는 진단까지 나왔지만 국민의힘 당원들과 지지층들이 압도적인 지지를 보낸 이유는 이재명의 민주당에게 승리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이번 전당 대회에서 한동훈 후보에게 압도적인 표를 몰아준 배경은 2026년 지방 선거와 그 다음해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에서 이기고 싶은 절박한 심정의 발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고차원 방정식 같은 전제 조건이 있다. 한동훈 대표가 추구하는 ‘변화’가 윤 대통령과 충돌이 아니라 상생이어야 한다. ‘변화’가 없으면 ‘폭망’이다.

배종찬<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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