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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달래기 나선 일본은행, '엔캐리트레이드 청산' 우려 진정되나

입력 2024-08-08 12:47
신문게재 2024-08-09 8면

일본 엔화 가치 상승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와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은행이 시장친화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최근 글로벌 증시 불안의 계기가 된 ‘엔캐리트레이드’(저리로 엔화를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기법) 청산 우려가 진정될지 주목된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41.18원에 거래됐다. 전날 오후 3시30분 기준가(937.43원) 보다 3.75원 올랐다. 원·엔 환율은 지난 5일 장중 965.77원까지 오르면서 지난해 5월 22일(967.34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은행이 금리인상에 나서는 반면 미국은 조만간 금리인하가 예상되면서 양국 간 금리차가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엔화가치를 끌어올렸다. 엔화가 강세가 되면 엔화 자금을 빌린 투자자들은 기대했던 금리차 이득이 줄어들고, 갚아야 할 돈이 늘어나므로 캐리 트레이드를 청산하려는 유인이 커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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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7월 들어 엔화가 강세를 보인 배경에는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가 커졌고, 트럼프가 엔화 저평가를 거론하는 등 트럼프 트레이드 영향도 있었다”며 “여기에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린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캐리트레이드가 청산될 위험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엔캐리트레이드 청산이 글로벌 증시 불안의 한 요인으로 꼽힌 가운데,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 우치다 신이치 부총재는 전날 “금융 자본시장 불안정 상황에서 금리인상을 하지는 않겠다”며 시장 달래기에 나섰다. 일본은행 금리인상으로 엔화강세를 초래했고, 증시 낙폭도 커졌다는 일부 지적에 반응해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한 것이다. 앞서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달 금리인상을 결정한 금융정책결정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행 부총재 발언은 추가 금리인상에 신중하겠다는 것으로, 일단 발언 자체만 놓고 보면 시장 불안을 일부 진정시키는 효과는 있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만 박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행이 앞으로 금리인상을 계속 안 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므로, 미일 금리차로 확대된 엔캐리트레이드의 청산 자체는 앞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시장에서 보는 전 세계 엔캐리트레이드 규모는 적게는 500조원(BIS 통계 기준)에서 많게는 경 단위로 추정된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그동안 엔캐리트레이드 자금이 유입될 가장 좋은 투자처가 미국 주식, 그 중에서도 특히 기술주인 것으로 보인다”며 “엔캐리트레이드가 청산되는 과정에 있다면 이러한 미국 대형 기술주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고, 엔캐리트레이드 청산 과정에서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외환시장을 통해 간접적인 경로로 국내 주식시장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문정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이 금리를 올린 것이 엔화강세에 영향을 주었는데, 앞으로 추가 금리인상을 할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미국이 9월에 얼마나 금리를 내릴 것이냐가 관건이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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