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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조까지 커진 몸집’…HMM 민영화, 물 건너가나

입력 2024-08-21 06:02
신문게재 2024-08-21 1면

HMM의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호. (사진제공=HMM)
HMM의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호. (사진제공=HMM)

 

국내 최대 해운사 HMM 민영화가 난관에 빠졌다. 호실적으로 인한 기업 가치 상승과 채권단 지분 확대로 매각 가격이 치솟은 데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의 임기 만료까지 겹치면서 민영화 일정의 표류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중 민영화 추진이 사실상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2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HMM의 몸집과 채권단 비중이 급격하게 커졌다.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현재 보유한 HMM 주식 수는 4억5889만주(지분율 61.25%)로, 지난해 7월 말 3억9879만156주(38.9%)에 비해 22.17%포인트(p) 증가했다. 오는 10월과 내년 4월 예정된 주식 추가 전환 시 채권단의 지분율은 71.7%까지 늘어난다. 주가를 단순 반영한 HMM의 몸집은 약 12조원 안팎이다. 지난해 우선협상대상자였던 하림이 제시한 6조원의 두 배를 넘나든다.

역설적이지만 HMM의 호실적도 민영화에는 부담이다. HMM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6444억원·전년 동기 대비 302%)과 매출 (2조6634억원·25%), 당기순이익 (6608억원·111%) 모두 증가했다. 홍해 사태로 인한 운임 상승과 수익성 위주의 영업 강화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강석훈 산은 회장의 임기 만료도 민영화 변수로 꼽힌다. 2022년 6월 취임한 강 회장은 내년 6월 임기를 종료한다. 내년 4월로 예정된 영구채 전환 이후 매각 작업에 돌입한다고 해도 임기 내 마무리가 쉽지 않은 것이다. 강 회장은 지난 6월 기자회견에서 “당장은 매각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HMM의 몸값이 떨어져야 민영화가 수월할 텐데, 현재 호실적과 업황 등을 고려하면 주가 하락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우려했고, 증권사 연구원은 “영구채 전환을 모두 감안해도 HMM이 글로벌 컨테이너 선사에 비해 저평가돼 있어 단기적으로 실적 상향 및 주가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정은지 기자 blu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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