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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총사' 사극인 듯 사극 아닌 사극 같은 너, 낯설다!

입력 2014-08-18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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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조선시대가 배경인 사극이지만 그 속엔 현대 사회 문제를 녹인 소재, 중국 느와르에서 따온 기법, 21세기와 다르지 않은 단어 사용 등 다양한 도전이 살아 숨 쉬고 있었다. 퓨전이란 단어의 뜻이 고스란히 녹아내린 케이블채널 tvN 새 일요드라마 '삼총사'는 분명 기존 사극과 색달랐다. 그러나 과유불급이란 말이 있지 않던가. 오히려 보는 이에게 이물감을 전해 아쉬움을 낳았다.

17일 오후 방송된 '삼총사' 첫 회에서는 박달향(정용화 분)과 소현세자(이진욱 분)의 삼총사가 처음 만나는 과정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박달향은 무과 시험에 도전하기 위해 한양으로 나섰다. 그러던 중 자신과 함께 방을 쓰던 이가 총명하단 이유로 피습을 당하자 진상 규명에 나섰고 소현세자 무리를 만나 순조롭게 사건을 해결했다.

이후 박달향은 소현세자와 마주한 자리에서 자신이 윤서(서현진 분)라는 소녀와 혼인을 위해 무과에 응시했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그러나 윤서는 이미 세자빈인 상황. 소현세자는 아내의 과거 남자인 박달향의 얘기에 소스라치게 놀랐지만 "세자빈과 연서는 역모죄다. 당장 잊으라"며 위로주를 사는 '쿨'한 면모를 보였다. 사회 정의를 실현한 후 한 여자를 두고 오간 두 남자의 교감은 앞으로 '삼총사'의 극 전개가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증을 자극했다.

이처럼 '삼총사' 첫회에서는 극 전개가 등장인물간의 관계 설명을 중심으로 천천히 이뤄졌다. 그럼에도 곳곳에 묻어난 연출 기법 만큼은 굉장히 새로워 보는 이의 눈을 홀렸다. 흡사 중국 느와르 영화에서 따온 듯한 흑백-RGB 컬러-컬러를 오간 화면 기법, 독특한 내레이션, 구어체를 접목한 대사 등 기존 사극에서 볼 수 없는 연출이 난무했고 소재 자체도 현실을 반영한 것들이라 기묘한 느낌을 자아냈다.

성우의 딱딱한 내레이션으로 시작한 '삼총사'는 박달향의 여정을 그래픽으로 처리하며 반전의 묘미를 줬고, 흑백과 RGB 컬러, 컬러 화면을 오가는 독특한 비주얼로 액션신을 처리해 박진감을 더했다.

또한 첫사랑을 추억하는 박달향과 그 첫사랑을 취한 소현세자 간의 묘한 줄다리기를 연출하며 기존 사극에서 볼 수 없는 '쫄깃'한 신경전을 보여줬다. 여기에 방값으로 흥정하거나 바가지를 씌우는 장면을 더해 지금의 세태를 반영한 듯 현대극에 가까운 느낌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너무나도 많은 시도는 오히려 독이었을까. '삼총사'에 덧입힌 여러 장치는 보는 이가 기를 소진할 정도였다. 낯설다는 느낌을 받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첫 술에 배부르랴'는 속담처럼 다양한 기법을 한 번에 아우르려고 한 건 제작진의 욕심에 지나지 않았다.

여기에 타이틀롤을 맡은 정용화의 불안정한 연기도 시청자의 몰입도를 깨는 요인이었다. 다양한 각도에서 현대물과 사극의 접목이 시도됐지만 영글지 않은 그의 대사톤과 표정 연기, 감정신은 고전물에 적합하지 않은 듯한 인상을 풍겼다. 사극과 현대물의 퓨전이라는 고도의 계산 아래 연기한 것 치고도 부족한 수치였다. 또한 양동근 이진욱 등 연기력이 입증된 배우들과 어꺠를 겨루니 그 허한 맛은 더욱 도드라졌다.

이제 막 첫 발을 내디딘 '삼총사'는 트렌드에 앞선 과도한 시도와 출연진 연출력 등의 부조화로 남은 행보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1년간 일요일 안방극장을 책임지겠노라며 모두에게 내세운 화끈한 공약이 과한 시도에 흐뜨러지지 않고 지켜질 수 있을지 앞으로가 주목된다.(더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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